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미키7 – 에드워드 애슈턴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김영준
댓글 0건 조회 1,775회 작성일 24-11-13 15:10

본문


미키7 – 에드워드 애슈턴


 

얼음으로 뒤덮인 행성 니플하임에서 개척민 소속의 소모 인력인 미키는 위험한 임무가 필요할 때마다 기꺼이 나서는 역할을 맡는다. 그가 죽음에 이르게 되면, 전임자의 기억을 갖고 복제된 미키가 다시 임무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일곱 번째 죽음이 닥친다.

 

  책을 읽으며 얼음 행성 니플하임에서 수차례 죽음을 겪고 다시 살아난 미키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얼어붙은 행성과 차가운 우주에서 위험에 맞서 싸우는 복제 인간 미키는 매일 비슷한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 보였다. 그는 죽음을 경험하고 복제된 새로운 자신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데, 이는 일이 힘들어도 다시 일터로 향해야 하는 우리와 비슷했다. 미키의 모습을 통해 나 자신 또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뎌진 감정과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미키7이 미키8을 만나는 장면은 특히나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나와 똑같은 존재가 나와 함께 존재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나는 미키처럼 또 다른 나와 공존할 수 있을까? 미키7과 미키8이 서로 살아남을 방안을 찾는 과정은, 어쩌면 우리 각자가 자신의 한계와 맞서며 삶을 타협해 가는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복제 인간이라는 설정이 단순한 SF적 장치에 그치지 않고, 복제 인간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소외감이 현실적으로 다가와 마치 한 사람의 고민처럼 느껴졌다.

 

가장 이상적인 원재료는 당연히 살아 있는 인간이다. 매니코바는 9개월 만에 골트로 가져온 재료를 다 써 버렸다. 그때까지 자신을 100명 정도 복제해 복제 시설을 두 개 더 지어 놓은 상태였다. 몇 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주민들은 사람들이 하나둘 없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시작했다.

 

  복제 인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작가는 ‘진정한 자아’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려는 듯하다. 삶의 의미와 방향을 잃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마치 기계 부품처럼 자신을 소모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추는 것 같다. 어쩌면 작가는 우리가 반복적인 삶 속에서 감정이 무뎌지고, 일종의 시스템의 일부로 살아가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회사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아직까지 아침 6시면 자동으로 눈이 떠지는 나 자신을 보며 ‘나는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었다. 복제 인간 미키가 기계처럼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에서 나와 비슷한 점을 느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비록 내가 복제 인간은 아니지만, 세상이 만들어 놓은 틀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도 복제된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니플하임이라는 얼어붙은 행성, 그곳에 존재하는 크리퍼들과 복제 인간의 고독한 생존 싸움은 인간 존재의 가치와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복제 인간 미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존엄성과 고유한 가치를 지닌 존재임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얻은 교훈은 단순한 공상과학의 스릴을 넘어 현대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기대되었다. 봉준호 감독이 이 소설에서 강조된 철학적 메시지를 어떻게 화면에 담아낼지,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의 복제와 자아에 대한 고찰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