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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림, “나만의 리틀 포레스트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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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재중
댓글 0건 조회 1,550회 작성일 24-12-13 20:10

본문

“우리 민박집 이름은 “리틀 포 레스트”로 할거야.” / “그게 무슨 뜻인데?”

“’little forest’. 작은 숲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little for rest’. 휴식을 위한 작은 공간이라는 의미기도 해.”

- 본문 中


“리틀 포레스트”라고 하면, 아마 대부분은 몇 년 전 김태리 배우 주연으로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한 한국 영화를 많이들 떠올릴 거 같다. 개인적으로 리틀 포레스트 같은 분위기를 너무나도 좋아하는지라, 해당 영화를 보고 나서는 넷플릭스에서 일본 원작까지 찾아서 전부 섭렵하고야 말았다. 한국 버전은 좀 더 정겨운 느낌을 잘 살렸다면, 일본 원작은 그보다 좀 더 낭만적인 느낌에 치중했다는 감상을 받았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과 사람의 삶이 어떻게 연결되는 지를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 일본 원작에서도 주인공 이치코가 도시에서의 생활에 지쳐 길을 해매다가 자기의 고향인 작은 마을에 돌아오는 점. 그리고 한국 원작에서도 송혜원 (김태리 분) 이 거듭된 임용고시 낙방과 아르바이트 진상 손님 등 도심 생활에 지쳐서 자기가 자랐던 시골 마을로 돌아오는 것 등은 비슷했지만 말이다.


이 책의 제목 또한 해당 영화 (사실 더 따지고 들어가면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였다고 한다.) 를 모티프로 지은 듯하다. 물론 위에 인용구에도 언급되지만 이중적인 의미다. 책에서 작가는 작가 부부가 도심 생활을 벗어나 언젠가 리틀 포레스트 라는 이름의 민박집을 운영하고 싶다는 소망에 대한 예행 연습으로 도심 변두리의 작은 텃밭을 하나 계약하여 텃밭을 가꾸는 연습을 하는 과정을 담담한 수필로 풀어냈다. 도심에서는 돈을 버는 일에 집중하고 그것만 생각했다면, 텃밭을 꾸미는 시간만큼은 돈을 쓰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한다. 자급자족. 텃밭을 가꾸고 나서 채소를 사는데 들이는 돈이 많이 줄었다고 하면서 말이다.


“올해 결과물 수확에 실패해도 우리 인생은 어떤 피해도 받지 않는다. 책임질 것도 없다. 

“실패했다!” 그리 말하고 넘기면 될 뿐인 일이다. 그러니 편안한 마음으로,

농사만큼은 특히나 더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가꿔보고 싶다.” 

– 본문 中


우리는 외줄타기의 연속에서 살고 있다. 까딱 잘못하면 줄에서 떨어지는, 다시 올라오는 게 불가능하진 않으나 떨어지는 과정이 아프고, 운이 없으면 크게 다쳐서 다시 올라오지 못하는, 그런 외줄타기 말이다. 고등학생들은 성적과 대학 진학 걱정을, 대학원생들은 논문을 쓰고 졸업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교수님들은 대학원생들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발로 뛰면서 연구비 걱정을 (이거 말고도 더 많겠지만), 직장인들은 야근과 상사 눈치에 힘겨워하기 일쑤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는 존재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실수가 용납되는 분위기의 무언가는 우리 사회에 그리 많이 없는 것 같다. 특히 모두가 바쁘고, 그래서 여유라곤 더 없어져버린 현대 사회에서의 우리는 더 그런 것 같다. 작가도 그래서, 텃밭을 가꾸는 일에서 큰 위안을 얻었을 듯 하다. 실패해도 귀찮아지는 것 말고는 전혀 피해가 없는, 그래서 더 마음 편하게 임할 수 있고 단순하면서 흙내음을 맡을 수 있는 일이니까. 


그런 상황 속에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책 속의 작가처럼, 어딘가에는 텃밭을 만들어 두자고 말이다. 그 텃밭이란 잘 해낼 필요 없고, 그냥 해보자, 실패해도 괜찮아. 라고 말할 수 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세상에서 받은 상처를 잠시 어딘가에 봉인해두고 조금이라도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면 다 괜찮다. 건강한 곳이라면, 달리 말하면 너무 침전되어 있게 되는 있는 곳만 아니라면. 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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