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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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 천국 -
(1988 作)
이탈리아에서 성공한 영화감독 ‘살바토레 “토토” 디 비타’는 한밤중 어머니로부터 알프레도의 사망 소식을 듣고, 한참 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의 고향과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늦은 새벽까지 잠을 못자고 한참동안 뒤척이는 그의 머릿속을 따라 영화는 그의 어린시절로 돌아간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토토는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토토가 거주하는 작은 마을 속 동네 사람들의 유일한 오락은 ‘시네마 천국‘이라는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였다. 토토 또한 영화에 빠져 있으며, 종종 어머니 몰래 영화를 보다 걸려 된통 혼날 위기에 처한다. 허나, 토토가 혼날 때마다 시네마 천국의 영사 기사로 일하는 ‘알프레도’가 기지를 발휘해 토토가 덜 혼나도록 구해주곤 했다. 이에 고마움을 느낀 천진난만한 토토는 그저 아저씨와 친해지고 싶어 알프레도가 일하는 장소에 자주 찾아갔고, 자신도 일을 배우고 싶다며 많이 조르기도 하였다. 하지만, 알프레도는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나 하는 직업이라며 토토를 멀리하려고 한다. 그러나 어느 날 영화관에 화재가 발생해 죽을 위기에 처한 알프레도를 토토가 구해주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알프레도가 시력을 잃게 되며 영사 기사 자리가 비게 되자, 토토의 재능과 진심을 알아본 알프레도는 본격적으로 그를 후임자로 정하며 인수인계하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특별한 우정을 쌓게 된다.
맹인이 된 알프레도를 도우며 영사 기사로서 능숙해져 가는 토토는 일에 무료함을 느낄 때쯤 동네로 전학 온 ‘엘레나’를 짝사랑하며 자신의 청소년기를 휘황찬란하게 보내게 된다. 결국 그의 끈질긴 구애 끝에 그녀와 잠시 사귀게 되지만 주변의 반대로 이내 헤어지게 되고, 이후 토토가 군입대까지 하며 그녀와의 연락은 완전히 끊기게 된다.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공허함과 슬픔에 빠진 토토는 더욱 자신의 꿈과 인생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인생은 너가 본 영화하곤 달라...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의 일을 사랑하렴. 너가 어렸을 때 영사실을 사랑했듯이.”
토토가 자신이 사랑하는 고향 마을과 시네마 천국에서 살아갈지, 아니면 엘레나처럼 더 큰 대도시로 떠날지 고민하던 그때, 알프레도는 인생에서 영화와 사랑만이 전부가 아니며 더 큰 세상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토토는 알프레도의 말을 듣고 로마로 떠나 영화감독으로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고향을 떠나는 기차를 타기 전 알프레도는 토토의 머리를 붙잡고 다시 한 번 말을 각인시킨다.
“돌아와선 안 돼. 싸그리 잊어버려야 해. 편지도 쓰지 마. 향수에 빠져선 안 돼. 만일 못 참고 돌아오면, 널 다신 만나지 않겠어. 알겠지?”
수십 년이 지나, 알프레도의 말에 따라 그는 이탈리아에서 인정받는 영화감독이 되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전화조차 받지 않으며 독하게 알프레도의 조언을 따른 그는, 시간이 지나 조금씩 고향을 그리워하게 된다. 때마침, 어머니로부터 알프레도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는 처음으로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고향으로 돌아온 살바토레는 알프레도의 장례를 치른 후, 동네를 천천히 돌아다니며 자신의 어린 시절과 사랑했던 시절을 떠올린다. 다만, 세월이 지나 돌아온 고향의 모습은 사뭇 바뀌어 있었다. 어렸을 적 자신을 ‘토토’라고 부르던 어른들이 이젠 ‘살바토레’라고 부르며 덕담을 나누어주었다. 허나 이를 금의환향이라고 해야할까. 어른들이 자신에게 존댓말을 하는 모습을 보고 살바토레는 어색함을 느낀다. 그리고 이 어색함은 자신의 첫 근무지였던 ‘시네마 천국’이 그의 눈앞에서 철거되는 모습을 보며 더욱 증폭된다.
살바토레는 다시 로마로 돌아가기 전, 알프레도의 부인으로부터 알프레도의 선물이라며 특별한 필름 릴을 받는다. 이 필름은 살바토레가 어릴 때부터 보았던 영화들에서 검열된 키스 장면들이 모아져 있었다. 이 장면들은 당시 검열 때문에 실제 상영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알프레도는 그 장면들을 잘라내 따로 모아두었었고, 어릴 적 토토는 그런 알프레도를 옆에서 지켜보곤 했었다. 살바토레는 이 영상을 보며, 알프레도가 그에게 준 영화에 대한 사랑과 인생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필름 속 장면들은 과거에 대한 향수와 함께, 살바토레의 인생에 대한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 보여줄 수 없었던, 그동안 숨겨두었던 필름들을 간직하고 있다가 토토에게 전달한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토토에게 진심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체적으로 평화롭고 따뜻한 분위기의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을 힐링시키며 수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이는 많은 영화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펜데믹 기간 때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영화’라는 개념 자체에는 어느 공간에 가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과 같은 영화를 보고 다른 것을 느끼는 ‘체험’의 과정. 집에서 영화를 볼 수도 있지만 ‘극장’만이 선사하는 체험은 사라질 수 없는 ‘영화’의 본령이라고. 그런 점에서 많은 영화 평론가들과 관계자들이 이 영화 속 세계를 더욱 그리워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동네 주민들이 영화를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게 가장 행복하다는 알프레도의 가치관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이 든다. 직접 영화관에서 근무하며 그런 영화의 힘을 몸으로 느낀 살바토레가 영화감독을 꿈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고 이를 위해 달려가는 청년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그리고 이는 ‘시네마 천국’이 지금까지 회자되며 진정으로 찬사를 받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 속 ‘토토’처럼, 유년시절을 줄곧 인천에서 보냈던 내가 더 나은 배움을 찾아 카이스트에 다니게 된 지도 어연 9년이 다 되어간다. 중간에 군복무를 하긴 했으나 이것 또한 어찌보면 배움의 한 과정이기도 하니 말이다. 지금까지 내 삶을 돌이켜봤을 때, 그동안 내가 수혜받은 배움의 질은 우수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나의 아웃풋은 아직 미비하다고 느낀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매일매일 모든 방면에서 내 부족함을 체감하고 있다. 내가 아예 재능이 없는 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단지 그 좌절감에 빠져 정체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뒤돌아보고 후회해봤자 뭐하나. 내가 내 스스로 가겠다고 걸어온 길인데, 돌아가봤자 달라질 것은 없다. 이를 깨닫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기차역에서 토토의 머리를 붙잡고 말한 알프레도의 대사는 나의 힘든 기억과 감정들을 두들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내 머리를 붙잡고 말을 하는 듯 너무 뼈저리게 다가왔다. 나중에 내 진로가 무엇이 되든, '살바토레'가 되어 돌아가고 싶지, 향수에 빠져 도피하듯 인천으로 돌아가지 않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뒤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달려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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