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이 궁극의 정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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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함이 궁극의 정교함이다 ”
- 박소연 著,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를 읽고 -
“단순함이 궁극의 정교함이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얼마 전, 저널에 투고할 논문을 완성했다. Version의 숫자가 얼마까지 갔는지, 스스로 수없이 고치고 또 고쳤다. 최종본을 완성하고 다시 ver.1 이라 적힌 파일을 열어 비교해 보니, 그 차이는 누가 봐도 한눈에 보였다.
단순해지고, 명확해졌다.
처음 쓰는 논문이다 보니, 누구보다 정교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었다. 같은 분야의 연구 논문을 100편이 넘게 찾아보며,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표현하는 방식을 하나하나 담아두고, 다시 그들을 저울질하며 고르고 고른 내용과 표현을 정리했다. 그렇게 모은 나만의 백서(白書) 갖고, 이제 나의 글을 ‘끼워 맞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완성된 첫 번째 전문은, 그때 당시에는 가장 일반적이면서 정석적인 글이었지만 지금 보면 각기 다른 그림의 퍼즐들에서 모양만 맞춰 끼운, 결과적으로 아무 그림도 완성하지 못한 이상한 퍼즐이 되어 있었다. 어딘가 복잡하기만 하고 그 복잡함이 가져오는 수고스러운 만큼 얻을 만한 내용이 없었다. 내가 정말 해야 할 말과 해야 할 것 같았던 말들의 간극은 꽤 컸다. 그 이후로 여러 번 내가 해야 할 말을 넣고 그 형태는 최대한 단순하게 고치다 보니, 결국 단순함이 줄 수 있는 명확함의 힘이 참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우리는 흔히 무언가 복잡하지만 그럴싸한 것들을 보고 정교하다는 칭송을 한다. 하지만 그 정교함을 들여다보기 전에 복잡함의 문턱에 가로막힌다면, 이는 그저 실패한 껍데기가 될 뿐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단순하게 만든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겉보기가 뛰어난 것을 1차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뭐 그 안이 어떻게 되어 있건, 일단 첫인상이 좋아야 그 안을 들여다볼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쓸데없는 복잡함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에서, 심사위원이 한 참가자의 요리를 심사하며 그 위에 무수히 올라간 꽃송이에 대해 ‘아무 맛도, 이유도 없이 그냥 무언가 하나 더 얻기 위해 얹은 그 꽃들은 전혀 쓸데없는 것이다’라는 평가를 했었다. 나는 이 장면이,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지켜온 모습과 앞으로 변해가야 할 모습을 동시에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리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최선을 다한다’는 신념의 표현으로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하나라도 더 꾸미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소모적인 겉치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만들기에도, 또 그렇게 만들어진 것을 알아주기에도 바쁜 사회가 아닌가. 내가 논문을 쓰며 느꼈듯이, 요즘 존경받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말하듯이 우리의 모든 구조를 – 그 어떠한 형태의 표현이건 – 단순하고 명확하게 보여주려 노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작가는, 우리가 대답해야 할 단 세 가지 질문을 알려준다.
목표,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가. 이를 가로막는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최적의 행동은 무엇인가.
이보다 직관적이고 완전한 프로세스는 없다. 가장 먼저 목표가 명확해야 하고, 그를 향한 문제를 명확히 알아야 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나는 그 사이사이에 진정 원했던 목표가 무엇인지를 흐린 채 엉뚱한 목표를 잡기도 했고, 이를 가로막는 진정한 문제를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알고도 모른 척했던 적도 있으며, 올바른 해결책을 찾지 못해 고전하기만 했던 적도 있다.
본질을 파악하여 정곡을 찌르다 – 일침견혈(一針見血)
그게 진짜 문제인 게 맞아요? 그래서 정확히 뭘 한다는 건가요?
그랬던 지난날의 나를 돌이켜 보며, 요즘은 연구를 포함해서 다양한 일을 하며 항상 나 스스로에게 그리고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수없이 되묻고자 하는 질문이다. 첫 번째 질문은 문제의 본질을 관통하고자 함이고, 두 번째 질문은 그 본질에 대해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함이다. 지나고 보면 가장 후회스러웠던 일은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엉뚱한 문제를 해결하려 허튼 힘을 썼을 때와 그 와중에도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놓칠 때였다. 이젠 이러한 후회는 그만두고, 단순함에 좀 더 집중할 생각이다. 그렇게 단순해진 만큼, 더 단단해지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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