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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깊이 생각하고 그것을 정연하게 써내도록 스스로를 강제하게 된다.
그렇게 적은 것을 다시 보고 고치는 것이 그 마지막이다.
이 순환이야말로 한 사회와 세상을 온전히 경험하는 방법이 아닐까”
사회에 대한 김영하 작가의 비평이 베어있는 책으로 다소 느껴져서 그런가, 책의 제목이 왜 ‘보다’ 일까에 대한 의문점을 품고 책을 읽어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위의 문장을 읽고 이 책의 표지에 ‘보다’라는 두 단어가 왜 판쇄됐는지를 납득할 수 있었다. 글을 쓰는 과정은 책을 읽는 과정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나의 사고 속을 파고들게 하여 심사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하다는 점에서 김영하 작가가 말하는 ‘보다’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내가 본 것을 쓰는 과정까지를 포함하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나의 지도 교수님이 매달 감상문을 쓰는 과정을 권장하는 이유가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단순히 눈을 통해 들어오는 것을 있는 그대로 스쳐 지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그것들에 대한 나만의 숙고를 글로 표현하는 과정과 나의 생각을 계속하여 담금질 하는 과정. 짧아 보이고 간단해 보이는 과정이지만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이 과정이야 말로 내가 보는 것을 온전히 경험하는 방법인 것이다.
2. “우리가 가장 연기하기 여려운 존재, 그것음 바로 우리 자신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러가지 모습으로 끝없이 변화하며,
그렇기 때문에 그게 무엇인지 영원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장면은 바로 우리 일상일 것이다.”
매달 작성되는 감상문을 읽을 때, 작성자가 누구인지 확인하지 않고 읽더라도 그 글을 누가 작성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상대방만의 색채가 묻어있는 목소리와 어투로 누군지 알아챌 수 있는 것처럼, 글을 읽어보면 문체라는 수단으로 표현되고 있는 그 사람의 사고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 사람의 글을 거슬러 올라가며 읽어보면 그의 변화하는 사고의 흐름 또한 따라가 엿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쓴 글들을 가끔 되돌아가 읽어보기만 하여도 그러하다. 하나의 자아가 형성된 후 우리의 삶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우리의 삶은 끝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시시가각 변화하고 있어서일까. 당장은 직선으로 걷고 있는 듯 보이지만 굽이져 있는 내 발자취로 새겨진 내 삶을 되돌아보면, 우리의 정체성은 이러한 변화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3. “가족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되 누구의 말이든 주의깊게 듣고 보편적인 윤리에 호소한다.
네가 딸이니까 이래야 한다.
당신이 엄마니까 이래야한다는 따위의 언어는 함부로 동원하지 않는다.
대신 모든 구성원에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것을 조심스럽게 요구한다.”
정보화 시대에 들어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체감되는 이유로 들수 있는 대표적인 예는 시시각각 새롭게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비되는 정보와 시각화 영상 콘텐츠를 들 수 있다. 이에 반해, 요즘 내가 새로운 시대의 세상이 격동한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는 가족의 범위의 축소와 그 안에서의 아버지로서 역할의 변화이다. 얼마 전 보낸 한가위를 보내며 어머니와 아버지 세대의 가족 모임을 떠올려 보면, 그때와 지금의 내가 겪고 있는 가족의 모임은 4촌을 넘어 북적하던 당시와의 규모와는 한층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가족 내에서의 각 위치에서의 역할 경계선이 우리의 세대에 희미해지고 있는 것을 넘어 서로의 입장에서 보다 이해하고 배려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그러하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인 것이 가족과 타인을 구분하는 기준마저 흐려지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의 일환 속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그 어느 시기보다 중요하다. 전통적인 역할에 기반한 가족 관계가 아닌 보편적이고 윤리와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관계의 형태, 특히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가족 구성원 모두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소통하는 조율자로서의 역할 수행이 요구되는 지금, 이 글을 스쳐지나지 아니하고 신중히 생각해 봐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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