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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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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규
댓글 0건 조회 1,728회 작성일 24-10-1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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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 요시노 겐자부로 -


재작년 가을 우연치 않게 외가 친척분들과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작은 할아버지가 사촌들과 나를 모으시고는 ‘너희는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결국 스스로 만족할 만한 답변을 찾지 못하였고,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합니다.’라는 막연한 이야기를 하며 대답을 얼버무렸다. 비록 스쳐 가는 짧은 질문이었지만 이때부터 내 마음속에는 ‘과연 나에게 인생이란 무엇이며, 내가 추구하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해당 작품의 모티브가 된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작은할아버지의 질문을 받았던 때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기에 해당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하루하루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향해 달려가다 보면, 당장 오늘, 내일의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지만, 그보다 중요한 내가 지금 어디를 향해,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는지는 쉽게 망각하게 된다. 그러한 나에게 이 책의 주인공인 ‘코페르’라는 별명을 가진 중학생 혼다 준이치의 삶의 성찰과 반성 그리고 그의 외삼촌이 해주는 조언은 내가 다시 한번 내 삶의 방향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만들어 주었다.

 

훌륭해 보이는 사람과 훌륭한 사람

그림이나 조각, 음악에서 받는 감동이라는 것도 자기가 체험했을 때 깨달을 수 있어. (중략) 인간이 만든 예술 작품도 이와 같은데 하물며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에 얼마나 큰 뜻이 담겨있는지는 네가 사람답게 살아 보고 그런 시간 속에서 가슴으로 느껴 보아야만 깨달을 수 있단다.

여행을 다니며 풍경 사진을 남기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는 것이 취미이기 때문에 종종 시간을 내어 사진전과 콘서트를 다녔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동일한 사진을 여러 명이 감상하더라도 각자가 인상 깊게 느꼈던 부분이 다르고, 동일한 노래를 듣더라도 각자 선호하는 부분이 다르다. 이는 취향의 차이로 볼 수도 있지만, 근원적으로는 개개인은 각자가 살아온 인생을 필터처럼 덧씌워 작품을 감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 역시 살아온 인생, 가지고 있는 생각, 현재의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에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각자 중점을 두는 곳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인생이 어떠한 방향을 가지고, 어떠한 의미를 가질 때 비로소 보람차다고 느끼는지는 그 삶을 살아온 자신이 제일 잘 알 수밖에 없다는 것을 코페르의 삼촌은 이야기한다. 이처럼 어떤 사진이나 음악에 대한 나의 감상은 오로지 나만이 알 수 있듯이, 인생의 의미 역시 다른 누군가가 알아내 줄 수 있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이 직접 몸 부딪혀 찾아내야 한다.

 

중요한 건 세상의 눈이 아니라 네 눈이야. 네 눈이 무엇에서 사람의 훌륭함을 찾고 있는지, 그것을 네 영혼이 알고 있어야 한단다. (중략)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그들은 남들 눈에 비치는 자기 모습에만 신경 쓰다가 결국 진짜 나는 누구인지 잊어버리고는 하지. 나는 네가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일상에서 우리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상호 교류를 하며, 터치 한 번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들 그리고 그들의 관점에서 가공된 정보들이 물밀듯이 쏟아진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휩쓸리기 쉽고, 이에 경각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자신은 잃어버린 채 그저 타인의 말을 되풀이하게 될 수 있다. 그렇기에 항상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되, 자신의 마음속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인간의 고뇌와 잘못의 위대함에 대하여

우리에게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어. 그래서 때로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해. 하지만 우리에게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어. 그래서 우리는 실수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거야.

어렸을 때 덤벙거리는 성격 탓에 종종 실수를 했었고, 커가면서 이러한 성격을 스스로가 인지하게 되어 이제는 어떠한 일을 할 때건 좀 더 세심하고 꼼꼼하게 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급하거나, 정신이 없는 날에는 어김없이 실수를 하는데, 그럴 때면 스스로가 ‘조금 더 주의했더라면 실수를 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에 매몰되어 긴 시간 동안 자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코페르의 삼촌이 이야기해 주듯, 사람은 실수하지만 이를 반복하지 않을 힘이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삶에서 하는 실수에 대해 충분히 후회하고 아파했다면 이에 좌절하기보다는 다시 일어나 같은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을 키우고자 한다.

 

책을 덮고 난 뒤 지금껏 살아온 삶에 비추어 다시 한번 질문과 책 제목을 되새겨 보았다. 지금의 나에게 인생이란 온 가족이 같이 모여 저녁을 먹고 공원을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 친구와 별것 아닌 주제로 밤새 이야기를 했던 순간, 여름이나 겨울이 되면 여행을 떠나 평소와는 다른 풍경에 놀라던 순간, 이렇게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순간들의 집합이고, 앞으로 이러한 순간들을 소중히 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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