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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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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원묵
댓글 0건 조회 1,923회 작성일 24-08-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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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금지

- 콜린 마샬의 '한국 요약 금지'를 읽고 - 


 이 책은 ‘한류’ 라는 단어도 없던 1990년대에 한식과 K-pop으로 한국을 처음 접하고, 한국인과 혼인하였으며 한국에 10년 동안 거주 중인 미국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의 글이다. 한국에 속해 있던 사람이 아닌, 이방인 시점에서 한국의 다양한 면모를 관찰하며 소감을 기록했다.

 여러 에피소드 및 가치가 나열되어 있는데, 그것들 속에서 관통되는 작가의 가치관은 ‘요약 금지’ 이며, 이것은 책 제목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 한국을 요약하고 싶지 않아요. 

한국을 판단하고 싶지 않아요.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모국은 흥미로울 수 없어요 그래서 모국을 외부에서 봐야 돼요. 

외부에서 보면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죠 "

- 콜린 마샬의 한 인터뷰 중에서 -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어떤 한 장면 만을 바라보기 보단, 최대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경험 및 생각을 소개한다. 전반적으로 책에서 느껴지는 논조는 ‘한국은 선진국’ 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한국 특유의 독창성과 접근법을 높이 평가하는데, 영화 감독 봉준호, 홍상수, 건축가 김수근,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예시로 든다.

 반면 한국의 공공기관에 인습처럼 남아 있는 ‘서구권 따라하기’, 또는 서구권을 정답처럼 여기고 지향하려는 성향 등을 얘기하면서, 작가 본인이 생각하기에 한국의 부정적인 측면도 제시한다. 

 이렇게 해당 책에는 다양한 34개의 에피소드에 걸쳐 많은 한국의 모습을 묘사되어 있으며, 이는 ‘한국 요약 금지’ 라는 책의 이름과 걸맞게 많은 내용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서 나를 포함한 한국 사람들은 이러한 콜린 마샬의 가치관과는 정반대의 삶을 사는 것 같다고 느꼈다.

우리를 소개할 때 흔히 BTS의 나라, 손흥민의 나라, 삼성의 나라 등으로 요약되는가 하면, 최근에는 MBTI 라는 성격 유형으로 개개인의 사람 성격을 16개의 유형으로 나눠버리기도 한다. 또한 유튜브, 커뮤니티 등에서 쓰이는 ‘3줄 요약’ 이라는 표현 역시 흔히 보인다. 아마 이러한 행태는 ‘높은 효율성’ 을 갖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21세기 한국의 대중문화에서는 많은 것들이 하룻밤 사이에 갑자기 유행한다(한국의 대중문화는 변덕스럽기로 또한 악명이 높다). 

- p.172 - 


 또한 한국 사회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게 만들었고 따라서 비교라는 것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유행에 따라가려 하고, 우월한 타인과 본인을 비교하며 자기 비하적 인식을 갖게 된다. 이는 소위 ‘평균 올려치기 현상’ 을 야기하기도 했다.

 나 역시 이러한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인간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볼 때, 속으로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 라는 식으로 단편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하곤 하였다. 그것이 높은 효율성을 갖기 때문이다. 또한 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면서, 타인에 비해 내가 부족한 점들에 대해서만 집중하여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왔다. 분명히 나만의 장점이 있을 테지만, 그것들은 외면해온 것이다. 결국 내 자신에 대해 단점으로만 점철된 요약본을 만들어 온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자신에 대해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때로는 과거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지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내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타인이 어떠한 사람인지, 섣불리 요약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 노력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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