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와 불안세대
페이지 정보

본문
SNS와 불안세대
- 조너선 하이트의 '불안세대' 를 읽고 -
2007 년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로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에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침투해 왔고, 이제는 현대인들의 삶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되었다. 그리고 이 스마트폰과 함께 세계의 미디어 시장을 잠식해버린 화제의 서비스가 있으니, 바로 SNS 이다. 사실 SNS 자체는 스마트폰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싸이월드' 부터, '페이스북', '트위터' 등 최근까지도 운영되고 있는 SNS 들은 2007 년 이전부터 서비스를 개시하였다. 하지만, SNS 가 본격적으로 현대 문화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게 된 것은 2007년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이후부터이다.
SNS 는 현대인들에게 지금까지 없었던 편리함과 즐거움을 제공해 주었다. 사람들은 SNS 를 통해 과거에서라면 몇달에 한번 연락을 주고받았을 주변 지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몇번의 터치를 통해 간단하게 알 수 있게 되었으며, TV 등의 매체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소위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유명인들이 올리는 수많은 게시물들을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이 올린 게시물에 달리는 댓글과 좋아요는 인생을 평가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척도가 되었고, SNS 가 가지는 이런 막대한 영향력은 현실의 생활 및 인간관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바야흐로, 가상 세계인 SNS 에서의 관계가 현실의 관계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SNS 가 등장한 이후로, 우리 사회는 무엇인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아마 다 그렇진 않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느끼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뭔가 사회가 점점 과거와는 다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을. 특히나, 어린 나이부터 스마트폰과 SNS 를 접한 젊은 세대에서 그런 경향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세계적인 사회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의 책 '불안세대'는, 2010 년대 들어서 혜성처럼 등장한 SNS 가 젊은이들, 특히 1996 년 이후 출생한 Z 세대 들에게 정확히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분석하고, 그에 따라 현대 사회에서 아이들이 부모들이 따라야 할 해결책을 제시한 책이다. 해당 책에 따르면 2010 년 ~ 2015 년 기점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SNS 가 본격적으로 미디어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한 시기)으로 해당 시기에 사춘기를 지낸 Z 세대 젊은이들의 불안 및 우울장애가 급증하였고, (특히 여학생들 사이에서) 그 경향성은 점점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이는 이미 성인이 된 후에 스마트폰과 SNS 를 접한 세대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경향성으로, SNS 가 그만큼 사춘기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모든 인종 및 모든 사회계층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며, 스마트폰과 SNS 를 제외하고는 해당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원인이 없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해당 책은, 지금까지 두루뭉술하게만 느꼈던 SNS 가 사회, 특히 젊은 층에 끼치는 영향을 데이터를 통해 명쾌하게 분석해 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2010년에 사춘기를 지냈던 세대를 기점으로 우울증 및 불안장애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 해주고 있으며, 아이들이 SNS 에 빠져들게 되어 일어난 '아동기 대재편' 현상이 놀이 기반 아동기에서 얻을 수 있는 사회성 증진 및 인지발달을 저해하고 있다는, 저자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16 세 미만의 스마트폰 및 소셜 미디어 사용 금지, 학교에서의 휴대폰 사용 금지, 그리고 아이들의 놀이 문화 강화 등 여러가지 해결책 또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한 해결책들이 유효할 지는 다시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물론, 나도 최근 SNS 가 젊은 세대에 가져온 우울증 및 불안장애와 같은 폐해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저자가 제시한 해결책은 현실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강하게 말하자면, 과거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의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탄압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셜 미디어는 이미 세계의 거대한 흐름이다. 현대 문화 전반에 너무나 깊이 뿌리내렸으며, 라디오, TV, 컴퓨터가 그러했듯이 이미 현대 문화를 구성하는 하나의 축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저자의 해결책은 TV 와 컴퓨터가 아이들에게 해로우니 16 살 전에 사용하는것을 금지하자고 하는 것과 별반 다를바가 없어 보인다(과거 TV와 컴퓨터, 엄밀히 말해서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런 주장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은 도태될 뿐이다. 현대 사회에서 SNS 라는 거대한 물결을 막으려고 시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미 자본의 논리에 따라 흐르는 SNS 라는 물결은 몇 사람들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해져 버렸다. 하지만, 그 물결에 휩쓸려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람들이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물결을 타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라고. 바꿀수 없다면, 적응해야 하는 법이다.
실제로 SNS 가 폐해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세계의 사람들에게 수많은 새로운 가능성들을 제공해 주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과거에는 재능을 갖고 있음에도 기회가 없어서 그저 그런 사람으로 남았을 자들에게 SNS 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주는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해주고 있다. 특히, 미디어 시장이 크게 활성화 되어 있지 않고 인프라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은 제 3세계 사람들에게 SNS 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남들과 비교하고 가상의 관계에 빠져들어서 그렇지, 실시간으로 주변 지인들의 소식을 알 수 있고, 과거에는 평생 만나보지 못했을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 될 수 있다.
이런 세계의 거대한 흐름에서 16 세 미만에 SNS 를 금지하는 건, 오히려 아이들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작정 금지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SNS 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른들에게도 스마트폰과 SNS 의 노예가 되지 않고(어렵긴 하겠지만) 스마트폰과 SNS 를 주도하여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특히나,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부터 SNS 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다면, 오히려 어른들보다 훨씬 생산적으로 SNS 를 활용할 수 있는 신세대를 양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현실과 가상을 확실히 구분하면서도 SNS 가 가져다주는, 그리고 SNS 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 지금 SNS 에 휩쓸려서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들에게 이 거대한 시대의 흐름을 유유히 항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해 줄 수 있으면, 사회는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세계를 강타한 SNS 의 물결은 이미 너무나 거세져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그것은 너무나 거칠어서 지금은 허우적대며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물결을 타며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