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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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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종수
댓글 0건 조회 221회 작성일 26-08-18 00:00

본문

 

변화하는 세계질서

레이 달리오 지음

  

오디세이를 보면 ‘제우스의 법’ 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제우스의 법에 따라 오디세우스가 살았던 시대에는 낯선 이방인을 환대하는 전통이 지켜지고 있었는데, 그것을 통해 그 시절 사람들은 신중의 신이었던 제우스를 찬양함과 동시에 두려워하고, 인간의 모든 행위를 감시하고 있는 절대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오디세이 이야기를 자세히 보면 신도 항상 적극적으로 인간의 편을 들어주지는 않았고, 국가의 안녕도 보장해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신의 뜻에 복종하지 않거나 의심하고 운명을 거스르려는 인간들이 늘어났다. 사실 위의 관점으로 보면 오디세우스 역시 신에 저항하고 반항하는 인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영화 막바지에 페넬로페와 텔레마코스 모자간의 대화에서도 암시하듯이 오디세우스가 홀로 귀향하고 108인의 구혼자들을 몰살하여 마침내 제우스의 법을 깨뜨리는 그 시점을 기준으로 어느 한 시대의 문명이 종결되고 새로운 문명이 도래하여 세계 질서와 흐름이 큰 변화를 맞이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역사도 순환과 진화의 과정을 반복해왔으니 패턴을 미리 파악하여 변화하는 흐름을 예측하고 대처하자는 것이 이 책 저자의 주된 주장이다. 다만 역사상 거대한 불황과 호황 주기는 수 세대에 걸쳐 그 간격이 길기 때문에 한 개인이 파악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거시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는 정당성을 피력하고 있다.

 

요즘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전쟁이 세계의 안보와 평화를 지킨다는 명분보다는 사실 에너지, 체제, 화폐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자행되는 것이라면 내가 살아가는 무대인 21세기에는 3차 세계 대전으로 확대되어 발발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말하는 내부 질서 사이클로 진단을 해보자면 ‘평화와 번영의 시기’는 이미 지난 듯하고, ‘과다 부채 및 빈부격차 확대’ 그리고 ‘금융상황의 악화 및 갈등 심화’가 현재에 해당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비극적이지만, 이것 다음 마지막 사이클은 ‘전쟁 및 기존 질서의 파괴’로 끝난다. 이 질서 사이클은 사실 국가별로 차이가 있는데 국내 질서가 쇠퇴기에 접어들면 필연적으로 외부 경쟁국의 도전을 초래하게 된다. 극단적으로는 군사력을 동원한 무력 충돌이 있다.

 

이 시나리오는 역사적으로 이미 한번 증명된 적이 있다. 영국은 산업혁명과 해상력으로 세계 최대 식민 제국이 되어 무역 및 금융 중심지로 정점을 찍었지만,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하면서 부채가 증가해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며 달러에 패권이 넘어간 역사가 있다. 요즘은 어떠한가. 미국 경제 부채는 급증하고 있고, 경제적인 위험 신호나 정치적으로 내부 갈등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그래서 앞으로의 구체적인 해결책이나 명확한 대응법을 이 책에서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저 모든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응하고, 각자도생과 상호불신이 만연해진 차가운 현대사회에서 눈앞에 있는 당장의 만족을 추구하기보다 미래 후손들에게 지속 가능한 만족을 추구해야 한다는 등의 이상적이지만 솔루션이 다소 모호하다고 느껴 책을 다 읽었을 때는 아쉬움과 씁쓸한 감정만이 남았다. 

 

 

나를 막고 있는 어떤 거대한 흐름을 직면했을 때 개인으로서 느끼는 무기력함이 있다. 실망과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나로부터 원인을 찾다보면 스스로를 갉아먹을 때도 있다. 그러나, 그냥 단순하게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고 정답도 없는 문제가 실존한다는 사실을 겸허히 수용하는 것도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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