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자와 못 가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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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책의 제목인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는’ 누구를 뜻하는 것일까? 그걸 알기 위해서는 책의 내용을 들여다봐야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로 1929년 대공황 이후의 절망적인 시대적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작중 주인공인 해리 모건은 낚싯배 대여를 업으로 삼고 있는 인물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대여업을 통해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는 삶을 보낸다. 그러나 그 와중에 한 부자에게 몇 주간의 낚싯배 대여비를 사기당하고 낚시도구 마저 잃어버리는 불상사를 겪는다. 더 이상 돈을 벌 수단이 사라진 그는 애써 회피해왔던 술 밀수업과 쿠바 밀항에 발을 들여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불법에 발을 들인 대가로 그는 살인을 하게 되고, 쿠바에서의 밀항 도중 총을 맞아 팔을 잃게 되고, 밀수사실이 적발되어 배마저 압류당하게 된다. 밑바닥으로 추락한 그는 거액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압류당한 배를 훔쳐 쿠바 혁명조직의 밀항을 돕지만 그 과정에서 총격전을 벌인 끝에 삶을 마치게 된다.
이 책에는 해리 모건이라는 주인공 뿐만 아니라 여러 등장인물이 나타난다. 가정을 위해 정부 구호금을 받으며 성실히 일하지만 주인공의 밀항 작업을 돕다가 총에 맞아 사망한 앨버트, 매달 200달러를 받는 부유층이지만 하룻밤 도박으로 300달러를 잃곤 하며 정신적으로 불안한 헨리 카펜터가 대표적이다. 헤밍웨이는 해리 모건, 앨버트, 헨리 카펜터 등의 여러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철저하게 대비시킨다. 앨버트는 주당 겨우 7달러를 받으면서도 가정을 먹이고 살리지만, 헨리 카펜터는 하룻밤에 300달러를 잃는다. 해리와 앨버트는 생계를 위해 밀항 작업을 하는 도박수를 두다 목숨을 잃지만, 헨리는 쾌락을 위해 도박을 하다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결국 이러한 대비 속에서 책의 제목이 뜻하는 '가진 자' 와 '못 가진 자' 는 다소 명백해보인다. 작품의 시대상과 표현을 미루어 보았을 때, 해리와 앨버트는 명백히 '못 가진 자' 이고 헨리는 '가진 자' 이다. 하지만 나는 책을 읽으며 다르게 생각하였고, 그건 자본의 관점에서만 성립한다고 생각한다. 해리는 가난할지 언정 아내와 세 자녀가 있다.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하기에 고된 나날들을 보내지만, 힘든 업무 끝에는 돌아갈 집이 있고, 위로해주고 반겨줄 아내와 딸들이 있다. 반면 헨리는 금전적으로 아무 문제없지만 도박을 일삼으며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반겨줄 이도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역설적으로 해리는 '가진 자' 이고, 헨리가 '못 가진 자' 이다. 결국 ‘가진 자’ 와 ‘못 가진 자’ 의 구분은 절대적이지 않고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어떠한 부분에서 ‘가진 자’ 가 될 수도, ‘못 가진 자’ 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어느 것을 가졌는 지의 차이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든 간에 해리, 앨버트, 헨리와 마찬가지로 언젠가 인생의 마침표를 찍을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죽음 이후에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없다. 자본, 친구, 연인 그 무엇도 죽음 이후에 가져갈 수 없다. 단지 남는 것은 ‘가진 자’ (‘못 가진 자’) 로서의 내 삶의 과정에서 내가 행복했는가 이다. 소설에서 ‘가진 자’ 인 헨리는 행복했을까? 그렇다면 반대로‘못 가진 자’인 해리와 엘버트는 행복했을까? 이러한 질문들에는 쉽사리 답을 낼 수 없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책의 제목인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는’ 누구를 뜻하는 것일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해당 질문에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자본이 되었든, 가족이 되었든, 친구가 되었든 간에 답이 있는 질문이 아니다. 그 점을 명확히 해야할 것이다. 해당 질문의 답이 자본으로 정해진다면 행복하지 못하고 불행한 사람들이 세상에 넘쳐날 것이다. 물론 자본이 답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행복을 위해서 어떤 관점에서 ‘가진 자’ 가 되어야 할지는 각자에게 달렸다는 뜻이다. 나 또한 행복해지기 위해 나는 무엇을 가진 자가 되어야 할지 고민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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