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For what?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이호석
댓글 0건 조회 1,921회 작성일 24-08-15 17:57

본문

 

For What?

-최승복의 「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탄생」을 읽고-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의문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졸업한 지 수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마음속에 침전되어 의문이 아닌 답답함으로 번져가고 있음을 느낀다.

어렸을 때부터 핸드폰이나 에어컨과 같은 전기제품들을 보며 전자기기의 원리에 대해 궁금증을 품었었다. 본격적으로 ‘과학’이라는 과목을 공부하기 시작하는 중학교를 입학하면서, ‘드디어 내가, 적어도 우리 집에 있는 기기들이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알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설레어, 과학자가 되겠다는 막연한 꿈을 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정작 학교에서는 원자나 분자, 화학식과 같은 근본적인(fundamental) 내용들만 다루었고, 십년이 지난 오늘에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과학은 똑같다. 기술 변화가 더욱더 가속화되고 있는 오늘에도 학교가 가르치는 내용은 똑같고, 사회와의 괴리감이라는 웅덩이를 전혀 메우지 못하고 있다.

 

종이책은 독단적이고 일방적이다. 종이책은 사람들에게 책의 논리 전개 순서에 따라 학습하도록 요청한다. 사람들은 종이책들을 잘 정리하여 지식과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전달하며, 나아가 지식생산의 재료로 활용하기 위해 도서관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도서관은 객관적인 관점과 표준적인 구조에 따라 정렬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 학습자는 반드시 도서관 구성원리를 따라 자신의 검색과 학습을 조직해야만 한다.

하지만 오늘같은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정보 세계에서는 도서관의 구조나 운영원리를 굳이 알 필요가 없다. 자신이 관심을 가진 내용을 검색창에 입력하거나, 자신이 찾고 싶은 주제의 핵심 주제어를 검색하도록 명령만 하면 된다. 검색엔진은 검색자, 사용자, 즉 학습자의 관점에 맞춰 지식과 정보를 찾고 보여준다. 학습자가 찾고 싶은 주제,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입체적인 지식정보 세계를 만들어 학습자의 눈앞에 펼쳐준다.

 

For what?

그동안의 교육방식은 종이책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우리는 모두 ‘순서에 맞게, 차근차근, 기초부터 시작해서 심화와 응용으로’와 같은 방식으로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학생들은 정해진 순서에 따라, 규정된 속도로, 그리고 표준적인 방식을 따라 공부하도록 지도받아 왔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방식에 대한 고집을 놔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근대산업사회 패러다임에서는 데이터(data)는 많고, 정보(information)는 상대적으로 적고, 지식(knowledge)은 더 적고, 지혜(wisdom)는 희소하다는 식으로 개념화하여 지식 피라미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현대 사회에는 지식과 정보는 거의 무한하다. 데이터도, 정보도, 지식도, 지혜도.

이제는 사람들이 디지털 네트워크상에 올려놓은 지식과 기술, 지혜도 무한히 많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들을 엮어낼 수 있는 능력, 즉 실천 역량, 실천적 힘이다. 아무리 재료가 많은들 본인이 욕구를 가지고 무엇인가를 하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다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따라서 지식과 정보가 무한한 오늘,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욕망과 실천 역량이다.

주변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인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망과 열정을 통해 실천을 조직해 나가는 역량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우리나라 학교의 교육 제도, 뿐만 아니라 이미 사회에 나와 있는 우리 모두 지식을 담기 위한 그릇보다도 욕망으로 가득한 항아리가 되기 위한 고민을 하길 바란다.

 

 


P.S. 본인이 책을 읽거나 도서관에 가는 것을 비판하는 멍청이는 아니다.

뜻을 전달하기 위해 글만 그리 썼음을 이해해주시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