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기와주유소 씨름 기담 – 정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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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기와주유소 씨름 기담 – 정세랑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의 원작 소설을 쓴 정세랑 작가의 신작, 청기와주유소 씨름 기담은 동화와 소설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작품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바로 아이에게도 읽히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적절한 글과 그림의 조합이 작가의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특히 도깨비라는 한국의 대표 요괴가 등장하여 어린이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책이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뚱뚱한 아이를 보고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어른들의 시선을 이미 파악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초등학생입니다. 이 주인공은 부모 없이 할머니와 살면서 보호자가 꼭 부모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우리의 사회가 다양해지고, 다양한 가족 형태가 공존하는 시대에, 이런 메시지는 특히 의미가 깊습니다. 저 역시 아들과 대화를 나누며 학교에서도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조부모 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런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저 자신이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할머니로 충분했다’고 말하는 부분이 깊이 와닿았습니다.
주인공의 건장한 체구는 씨름을 시작하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비슷한 체구의 친구들과 함께하며 자신감을 얻게 되고, 운동선수로서 긍정적인 시선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씨름에 큰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이 주유소와 주유소 점장, 그리고 주인공의 관계가 소설의 중요한 연결고리입니다. 점장은 씨름을 좋아하여 주인공을 사랑하게 되지만, 사실은 주인공을 양자로 삼아 도깨비와의 씨름에서 이기게 하려는 속내를 가지고 있습니다. 점장의 집안은 고조할아버지 때부터 도깨비와 씨름에서 이겨 주유소 땅을 임대받았지만, 이후 패배하여 땅을 잃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다시 50년 째가 되는 해로, 점장은 주인공을 도깨비와의 씨름에 내보내 땅을 되찾으려 합니다. 대신 주인공에게는 골프 프로에 입문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한밤중에 도깨비와 씨름을?’
이야기가 단순한 씨름 경기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도깨비와 씨름을 해야 한다는 설정은 현실의 도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도깨비와의 씨름은 단순한 경기가 아니라, 주인공이 자신의 두려움과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작가가 말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제가 처한 연구 환경, 그리고 생활 등 복합적으로 비추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정세랑 작가는 짧은 호흡으로 어떻게 보면 우울하고 유치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담하고 건조하게, 그리고 짧지만 강렬하게 이끌어 나갑니다. 이 작품을 통해, 그리고 아내의 추천으로 정세랑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기 시작했는데, 다양한 글과 소재로 책 읽는 즐거움을 주는 작가임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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