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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SF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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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종수
댓글 0건 조회 1,986회 작성일 24-07-1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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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SF 게임

김초엽 저


게임이라는 매체가 던지는 철학적인 질문들과 이에 대해 사유하는 내용이다. 성경에서 인간이 창조될 적에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을 본 따 인간의 모습이 빚어졌듯이, 인간이 창조해낸 피조물들 역시 어딘가 인간의 모습을 닮아 있고, 창조주의 의도와 철학이 녹아들기 마련이다. 설사 그것들이 무생물을 넘어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무형의 상태라도 말이다.

 작가는 굉장한 게임 애호가이다. 다양한 게임을 자유롭게 하고 싶어서 빨리 성인이 되어 독립하고 싶다고 말할 수준으로 게임에 빠져있지만,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현실 속 삶과의 균형을 헤칠 정도로 중독되어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저 한 분야에 오랫동안 몸을 담았을 때 인생의 진리에 통달하게 되는 선인들처럼 게임의 형식을 빌려 세상과 우리 삶을 고찰하는 내용들을 재치있게 풀어내었다.

 게임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이야기 조각들을 마주하고, 때로는 그 조각들을 엮어 하나의 서사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그저 지나가는 사건과 정보를 흘려보내며 살아간다. 스쳐지나가는 사건들에 굳이 자신을 개입시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업무의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에게는 한정된 시간과 정제된 계획 하에서 움직이는 것이 하고자 하는 일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최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습관이 이미 몸에 벤 사람들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규칙이 없고, 즉흥적이고, 예측이 어려운 사람들은 외적으로 자유롭고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무의식적으로 성공에서 멀어지는 행동들임을 직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심 부러워하기도 한다. 물론 이는 경우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맥락에서 게임이라는 매체는 ‘세계를 경험하는 것’과 가장 유사한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매력이 있다. 플레이어는 게임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해도 그 삶(세계)을 살아볼 수 있고, 일단 경험한 이후에 그 경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심지어는 과거의 시간대로 돌아가 다시 체험해볼 수도 있기에 우리 모두 게임에서만큼은 자유로워질 수 있고, 현실에서 억눌린 답답함을 쉽게 해소할 수 있다.

 특히, ‘허구와 진실’의 경계가 모호해질 때, 허구가 진실만큼이나 깊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허구 속에서 위로를 찾고, 때로는 허구 속에서 진실을 발견하기도 한다. 게임이라는 매체는 이러한 경험을 극대화시켜, 우리가 막상 실제 현실에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전달한다. “어차피 이 모든 것은 다 거짓말이야” 라고 말하면서도, 그 거짓말 속에서 잠시나마 행복을 찾는 모순적인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게임 속에서 우리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순간들 역시 삶의 아이러니를 반영한다. 우리는 인생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하고, 그 선택들이 미래를 바꿀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때로는 모든 것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게임에서 이미 정해진 결말에 다다를 때 실망을 느끼는 것처럼, 인생에서도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수긍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들을 하며, 나는 한 가지 위안을 얻는다. 허구 속에서라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현실에서도, 허구에서도, 우리는 그 순간의 행복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왜냐하면 허구 속의 행복이 짧고 허망할지라도, 그 순간만큼은 진실된 감정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게임이라는 매체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우리의 삶과 세계를 탐구하고 성찰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보다 진지하게 하게 되었다. 우리는 게임 속에서 수많은 선택을 하며, 그 선택들이 결국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른 채 나아간다. 이는 마치 우리의 삶과도 같을 것이다.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여러 선택의 갈림길에 들어서고 우리가 택한 길이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모른 채 살아간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있기에 인생 역시 때로는 한 편의 게임을 대할 때처럼 괴롭기보다는 즐기면서 밝게 살아가는 것도 좋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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