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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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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찬미
댓글 0건 조회 2,004회 작성일 24-07-1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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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을 읽고

- 월급사실주의 2024 -

- 남궁인, 손원평, 이정연, 임현석, 정아은, 천현우, 최유안, 한은형 저자 -




이 책은 동시대 한국 사회에서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 발품을 팔아 사실적으로 쓴다는 규칙을 공유하며 결성된 ‘월급 사실주의’ 동인의 단편소설이다. 월급 사실주의란 우리 시대의 노동 현장을 담은 소설이 더 많이 발표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한국 소설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한다. 비정규직 근무, 자영업 운영,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노동, 가사, 구직, 학습 등 여러 이 시대의 노동들을 주제로 삼았고, 수십 년 전이나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최근 5년 이내의 현재 시간대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다루었다.



나는 열심히 살고 있었다. 친구들도 모두 열심히 살고 있었다. 부지런히 뉴스를 진행하고 방송을 맡고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고 지인들을 챙겼다. 부지런히 헤어를 고정하고 메이크업을 받고 잠들기 전 내일 의상을 고민하고 인스타를 업데이트했다. 영원한 건 없어도 열심히 할 수 있는 건 있었다. 어떤 미래가 있을지 몰라도 지금 주어진 일은 내가 하고 싶던 것이었다. 꿈을 이룬 사람은 불평해서는 안 되었다.

- 남궁인, 「오늘도 활기찬 아침입니다」 -

아나운서의 꿈을 꿨던 지민은 지방 방송국에 공채로 입사했지만, 프리랜서로 계약되어 일한다. 아침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매일 새벽에 일어나지만, 직장에서 버는 월급보다 행사를 통해 얻는 부수입이 더 높은 삶을 살고 있다. TV 속에서 볼 때는 화려한 직업이지만, 실상은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았고, 젊은 후배 아나운서들에게 일거리를 점차 빼앗기고,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퇴근 후에도 SNS에서 자신을 PR해야 하는 고단한 일상을 살아간다. 원하던 꿈을 달성했지만, 그 꿈 안에서도 돈 때문에 버둥거리며 사는 아나운서의 숨겨진 면모를 볼 수 있다. 



조리실 앞에 음식 카트 넉 대가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설희는 빈 카트를 내려다보며 앞날을 그렸다. 발음하기 어려운 테트로도톡신의 위험이 있는 곳에서 일하느니 화를 뿜어내는 사람을 상대하는 게 안전할지 모르지. 위험은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설희는 복어 독으로 사망에 이른 사고들을 곱씹으며 더 이상 직장에서 사람들에게 휘둘려 누명을 쓰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다 잠깐 자신을 구석으로 몬 사람들에게 테트로도톡신을 먹인다면 어떨까 하는 공상에 빠졌다.

- 이정연, 「등대」 -

전 직장에서 억울하게 해고된 설희는 무난한 식당 정직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복어 전문 식당에 수습 직원으로 들어가게 된다. 홀과 주방을 오가며 수습 기간을 지내면서 설희는 복어의 독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배운다. 정직원 전환을 앞두고 서빙을 직접 시작한 날, 복어 전문 식당의 룸들이 불법적인 거래를 하기 위한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전 직장에서 억울하게 누명을 써 퇴사한 경험이 있던 설희는 이 직장에서도 억울하게 범죄에 연루된다면 직원들이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다 경찰이 신고를 받아 출동하게 되고, 이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설희는 룸에서 복어 독을 얻을 방법을 빠르게 살핀다. 월급 때문에 범죄에 연루되지만, 월급 신세에서 보호받을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궁지에 몰렸을 때 최후의 수단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 책은 1950~1960년대 영국의 싱크대 사실주의를 의식하여 만들어졌다. 한국 사회의 먹고사는 문제, 당대 현장, 사실적으로 쓰기 등 확실한 규칙 속에서 쓰인 소설들이라 우리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사실적으로 반영을 잘한 것 같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현재 한국 사회가 이랬었고, 모두가 살기 위해 자신의 꿈을 이루든 못 이루든 돈 문제 때문에 항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평범한 직장 생활로는 서울의 아파트를 못 산다고 하는 요즘 시대에서 로또나 주식 없이 현재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판타지 없이 사람들이 겪고 있는 현재 상황들을 잘 반영하여 쉽게 읽히고, 현실적으로 공감이 간다. 또한, 소설 하나하나가 짧고 결말이 없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현대 사회의 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에 일부로 결말을 적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힘듦을 해결하는 과정이 아니라 지금의 힘든 상황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결말이 없고 위기와 절정에서 이야기를 끝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동시대 주변 사람들의 사실적인 밥벌이 현장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여러 생각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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