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쇼팬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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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쇼팬하우어
-강용수 지음-
'삶은 고통이다.' 라는 등의 명언을 남긴 철학자 쇼팬하우어. 최근 들어 유독 한국에서 쇼팬하우어의 인기가 날로 늘고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와 같은 관련 서적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19세기 청년들을 매료시켰던 쇼팬하우어의 철학이 현재의 한국에 다시 유행한 이유는 사회 전반에 다시금 물든 불안 때문이지 않을까. 세계는 갈수록 풍요로워지며 평화로워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는 달리 근 2~3년간 역병, 극단주의의 테러, 경제 위기, 전쟁으로 세계정세는 특히 불안했다. 더욱이 한국은 취업시장 불안정, 빨라지는 은퇴, 부동산 폭락/폭등이 주된 이슈로 자리 잡아 20~40 대의 불안이 만연한 사회가 형성되었고 이에 염세적이고 비관적인 쇼팬하우어가 주목받은 것 같다. 쇼팬하우어 베스트셀러 등장에 어두운 사회적 이면이 느껴진다.
염세와 비관의 만연은 노력해서 불행을 극복하지 못하는 인생, 정의란 존재하지 않는 사회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포기와 체념에 유혹당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철학자 니체는 쇼팬하우어를 비판하며 삶의 의미를 불어넣어 인생을 긍정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법을 제시하였다. 사회에 따끔한 쓴소리를 하는 것도 좋지만 니체와 마찬가지로 불안이 만연한 현대사회에도 누군가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여 위로해 줄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쇼팬하우어의 염세적 철학이 담긴 책을 읽었지만 나의 인생에 활력이 되고 긍정할 수 있는 메시지를 발굴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현재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미래가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생각으로 급히 쫓아가는 반면에 현재는 거들떠보지도 즐기지도 않고 지나쳐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현재만이 진실하고 현실적이고 확실한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간혹 과거의 미련과 미래의 불확실성에 고통스러워하며 현재의 나를 간과한다. 오늘은 단 한 번뿐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현재를 긍정의 의미로 채울 필요가 있다. 공허로 채워진 밭에는 잡초가 만연하지만 열심히 꽃을 심은 밭에는 잡초가 덜 자라듯, 우리는 현재를 공허로 비워두지 말고 끊임없이 무엇인가로 채워나가 보자. 일이나 자기 계발만 열심히 하라는 뜻이 아니다. 잠시 산책을 나가든, 맛있는 밥을 먹든, 사랑하는 사람과 전화를 하든 우리의 현재에 공허가 찾아들지 못하게 해보자.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1분 1초가 부족하며 계속해서 흐르는 일련의 시간들이 소중하고 값진 순간의 연속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인간은 상상력이 있어서 비겁해지는 거래, 그러니까 상상하지 말아봐 용감해질 수 있어.' 영화 올드보이의 명대사처럼 우리의 뛰어나지만 비겁한 미래에 대한 상상력은 잠시 제쳐주고 용감한 현재에 집중해보자.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한 현대의 우리에겐 필요하다.
인생은 고통과 권태를 왔다 갔다 하는 시계추
“인간의 행복을 가로막는 두 가지 적수가 고통과 무료함인데, 우리의 인생이란 이 두 가지 사이를 오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외적으로는 궁핍과 결핍이 고통을 낳는 반면 안전과 과잉은 무료함을 낳는다. "
삶은 진자처럼 고통과 무료함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데, 사실 이 두 가지가 삶의 궁극적인 요소라고 주장한다. 우리에게 결핍은 고통이고 과잉은 무료함이기에, 인생은 끝없이 시소처럼 오르락 내리락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때문에 나는 돈많은 백수가 행복할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보통 '고통' 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권태' 의 위치의 사람들을 동경하지만 우리는 고통의 반대편엔 행복이 아닌 권태가 있고 그 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로 행복임을 상기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열쇠는 바로 '감사'이며 행복한 현재를 살아가는 유일한 지혜일 것이다. 감사하게도, 감사하는 데엔 비용이 없다. 다만, 감사는 타인과 비교하며 얻는 것이 아닌 본인만의 만족에서 기인해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사하기 위해서 나를 온전히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고독은 나의 진정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친구이기에, 하루 딱 1분만 멈추고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나와 사색하는 1분에서 나의 주위를 이루는 모든 것에 온전히 감사할 줄 알고 내 생각보다 난 축복 받은 인간임을 깨닫는다. 이렇게 느끼는 찰나의 행복은 현재를 살아가는데 큰 원동력이 된다.
이 독후감을 쓰고 쇼팬하우어의 철학을 받아들이며, 그는 자살을 부추기는 염세주의자로 폄하될 인물이 아니라 누구보다 치열하게 삶을 사랑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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