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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의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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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찬미
댓글 0건 조회 1,978회 작성일 24-06-10 10:18

본문

일상 속 버팀목

- 이기주의 「보편의 단어」를 읽고 -


 

우린 새로운 걸 손에 넣기 위해 몸과 마음을 힘껏 뻗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새로움에서 비롯된 설렘은 그야말로 섬광처럼 지나갑니다. 마음속에서 반짝 빛나다가 이내 사라지기 때문에 마음을 온전히 기댈 수도 없습니다. 우린 잘 알고 있습니다. 삶의 무게에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날, 휘청이는 마음을 든든히 지탱해주는 건 우리 곁에 있는 익숙한 것들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기댈 곳이 필요하다. 아무리 내면이 강인하고, 겉으로 강해 보이는 사람도 홀로 감당하기 힘든 고난을 겪으면, 친밀한 타인이나 익숙한 것에 마음을 기대게 된다. 겉으로는 화려한 것을 찾지만 막상 삶이 흔들리는 순간, 사람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안정감을 주는 곳,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 우리 곁에 있는 익숙하고 평범한 것들을 찾게 된다. 


이기주 작가는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당신을 지탱하는 단어들을 찾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길 바랍니다. 이 작업이 당신의 삶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내밀한 행복한 일상을 지켜내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보편의 단어>는 저번 달에 읽었던 <언어의 온도>의 작가인 이기주 작가의 2024년 신작이다. 이기주 작가의 글들은 우리가 아무생각 없이 쓰는 간단한 언어에 대한 깊은 고민을 만들어 준다. 이번 신작에서도 일상의 단어들이 어떻게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읽고 쓰고 말하고 떠올리는 보편의 단어를 찾아 삶을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불행의 반대는 행복이 아니라 일상에 가깝다.

- 일상, 불행의 반대 中

사람들에게 삶이 행복하냐고 물으면 불행하다고 답하는 사람이 더 많다. 욕망이 채워지지 않아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해서 등등 여러 이유로 불행감을 느낀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갑자기 불행은 평온하던 마음에 균열을 만들어 간다. 마음이 어그러지는 순간 매일 하던 운동을 거르거나, 인사에 건성으로 답하는 등 일상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된다. 홀로 불행 속에 던져진 것 같은 기분이 들거나 잡스러운 생각이 떠나지 않을수록 행복해지려 하기 보다는 균열을 메워 일상을 정돈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불행의 반대는 행복이 아닌 일상이라고 하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시각각 변하는 인간의 기분은 얇은 창호지와 비슷하다. 타인이 더러운 말과 행동으로 찌르면 힘없이 찢어지고 만다. 기분을 회복하려면 혼자만의 시간이나 나 아닌 다른 존재의 다정함을 접착제 삼아 마음에 고르게 펴 바른 다음, 시간이라는 바람 속에서 천천히 말려야 한다.

- 기분, 얇은 종이처럼 찢어지기 쉬운 것 中

기분이 부서지거나 조각나는 것은 한순간이다. 하지만 원래 상태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람의 기분을 창호지에 비유한 것이 인상적이다. 창호지는 잘 찢어지지만, 복원할 때 접착제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사람의 기분을 잘 표현한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얇은 종이를 다룰 때 찢어지지 않기 위해 조심히 다룬다. 종이를 조심히 다루는 것처럼 사람을 대할 때에도 조심스럽게 다룰 필요가 있다. 찢어지지 않고 상태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사소한 것이어도 묻어나오는 배려는 찢어짐을 방지할 뿐더러, 찢어졌을 때 접착제 역할을 해줄 것이다.


이기주 작가의 <보편의 단어>는 우리 일상에 깊이 뿌리내린 평범한 단어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작가는 익숙한 단어들이 우리의 일상을 떠받치는 중요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익숙함 속에서 위로와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게 하고, 익숙함 속에 깃든 안정을 느끼게 한다. <보편의 단어>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며, 마음 깊이 위로와 안정을 주는 선물과 같은 책이다. 이 책이 우리의 삶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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