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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계획에 녹아있는 부동산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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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동욱
댓글 0건 조회 1,857회 작성일 24-07-1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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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비주택 투자 수업"을 읽고

- 서경파파 지음 -

 

 처음 상경했을 때를 회상한다. 창원 촌놈인 나에게 불이 꺼지지 않는 서울은 신비로움 그 자체였고, 고층 건물이 주는 웅장함에 압도된 적도 많았다. 매일 밤마다 서울의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분명 같은 서울인데 왜 어떤 지역은 고층 건물이 즐비하고 어떤 지역은 저층 주거지로 가득하지?” 이런 단순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책들을 뒤졌고, 부동산이란 영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때부터 부동산과 도시 계획 자체가 나에게 학문적으로 흥미로운 주제가 되었고, 부동산에 녹아 있는 여러 정책의 공공성과 사회 복지 개념에 대해서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다시 내가 가졌던 질문을 돌아가 답을 하자면, 특정 지역은 고층 건물이 즐비하고 특정 지역은 그렇지 않는 이유는 바로 땅의 용도 때문이다. 네이버 부동산을 켜고 ‘지적편집도’ 를 클릭하면, 각 영역들이 빨간색, 보라색, 녹색, 노란색으로 구분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빨간색 땅은 상업지역, 보라색 땅은 준공업 지역, 노란색 땅은 전용주거지역 등 땅의 용도가 세밀하게 구분되어 있고, 각각의 땅마다 용적률이 정해져 있다. 우리가 TFT 를 만들 때, field-effect-mobility 와 on-current 가 높으면 우수한 성능을 가진 TFT라 명명하는 것처럼, 용적률이 높을수록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좋은 땅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도시계획 상 이러한 땅의 용도는 이미 정해져 있고, 그렇기에 특정 지역에는 고층 건물이 즐비하고 특정 지역은 저층 주거지가 즐비한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상가재건축과 관련된 자세한 투자 방법을 서술하기보단, 책 안에 녹아져 있는 여러 정책의 공공성과 사회 복지 개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네이버 기사를 읽다 보면,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기사를 종종 볼 수 있다. 기사의 골자는 아파트 소유주들과 서울시의 갈등이다. 아파트 소유주들은 고층의 펜스형 아파트를 원하고, 서울시는 한강으로 가는 공공보행 통로와 일정 비율의 임대 주택 확보를 원한다. 그렇기에 정비계획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반려처분이 되는 것이다.


 토지는 사유재산 이기에 아파트 소유주들이 고층의 펜스형 아파트를 원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됐냐고 할 수 있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을 가졌었다) 하지만, 토지는 기본적으로 사유재산이기 이전에 (국토) 공공재의 개념이고, 무엇보다 한강 조망권은 서울 시민 전체의 것이기에 특정 단지 주민이 이를 독점할 수 없다. 그렇기에 서울시는 한강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건축학적 설계와 한강으로 가는 공공보행 통로 확보를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정치성향을 떠나 도시계획에서 여야 모두 의견이 일치된 정책적 방향이고, 서울 시장이 바뀐다고 해도 이 기조는 유지될 것이다. 


 서울을 가면, 5년 전에 비해 천지개벽한 지역들이 종종 보인다. 퇴폐 상권이었던 청량리, 수제화 공장 지대였던 성수동. 5년 전만해도 입지가 좋지 않다며 주민들이 저평가 했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고층 건물이 즐비한 지역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5년 후엔 비슷한 변화를 보일 곳들 또한 정해져 있고, 사람들은 거기를 미리 샀어야 했다며 후회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책 안에 담긴 투자 방법을 익히는 것도 좋지만, 그곳에 녹아 있는 도시계획의 공공성과 사회복지 개념을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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