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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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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동욱
댓글 0건 조회 2,001회 작성일 24-05-1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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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데이트를 하다가 우연히 서점에 들르게 되었다. 여러 책을 구경하다가 고전 코너로 들어서게 되었고, 그 중에서 여러 책들에 대해 여자친구와 의견을 나누었다. 그 중에서 우리 둘의 눈길을 동시에 끈 제목의 소설이 있었다. 바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였다. 소설을 읽어보니, 사실 제목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의미가 강했다. 일상 속에서 상대방에게 무엇인가를 좋아하는지 물어보는 것은 흔하다. 하지만,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진다. 가령 상대가 처음 만난 사람이라면 대화가 끊어지지 않게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고, 아주 친한 상대라면 상대방의 취향을 알게 해주는 연결고리가 된다. 하지만 상대가 내가 좋아하는 이성이라면, 암묵적인 데이트 신청이 된다.

 


“오늘 6시에 플레옐 홀에서 아주 좋은 연주회가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어제 일은 죄송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중에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말은 단순히 상대방 취향에 대한 궁금증을 넘어선 질문이다. 실제로 시몽과 폴은 브람스의 공연을 보러 가지만 사실 브람스의 음악이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그 공연을 같이 보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영화를 보러 가면 영화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소설을 다 읽고, 여자친구와 감상을 나누는 도중에 한 가지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나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여자친구와 첫번째 만남이 끝나가고 한번 더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던 찰나, 나 역시 “혹시 와인 좋아하세요?”라고 물었다. 정말로 와인이 좋아하는지 궁금하기 보다는 혹시 싫지 않으면, 한번 더 만나 와인을 마시자는 뜻이었다. 와인을 빌미 삼아 만남을 지속하려는 의도였던 것이다. 그녀 역시 좋다는 뜻을 내비쳤고, 추후엔 그런 핑계가 쌓여 더욱 깊은 관계가 되었다. 후에 알고 보니, 그녀는 술을 좋아하지도 잘 마시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녀 역시 한번 더 만남을 가질 의향이 있었기에 흔쾌히 좋다고 한 것이다.


  소설 속 시몽은 폴과의 데이트에 성공하지만, 말미에 폴은 예전 애인이었던 바람둥이 로제에게 돌아간다. 소설의 결말은 씁쓸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사랑의 한 형태인 것 같다. 순수하고 열정적인 시몽의 사랑을 버리고 볼품없지만 안정적인 사랑을 선택한 폴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런 사랑의 형태 또한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형태가 어찌됐든, 중요한 건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돌아보았을 때 후회하지 않을 만큼 그 관계에 진심이었다면 그걸로 된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매 순간을 진심으로 대하고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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