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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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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동욱
댓글 0건 조회 1,944회 작성일 24-06-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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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 셀레스트 헤들리의 말센스를 읽고 -



 난 내 이야기를 잘 못 하는 사람이다. 1대 1 상황에 있어서도 그렇게 주도적으로 말을 이끌어 나가는 편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모인 상황에서는 조용히 있는 편이다. 왜 그러냐고 묻는다면 가장 큰 이유는 상대방의 반응이 두려워서랄까. 사람이 무섭다는건 아니지만 내가 예상한 반응이 아니면 좀 위축되는 면이 있어서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한 것이,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었다. 상대방이 말을 하면 관심을 갖고, 잘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주면 내가 주도적으로 대화하지 않아도 대화가 진행이 되니까. 실제로 이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서, 모든 대화를 잘 할 수 있게 되어 ‘잘 들어주는 내 자신’에게 어느 정도 자부심이 생겼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대화 실력이 늘었다는 말은 아니고. 여전히 말솜씨가 없는 것에 대한 열등감이 있고, 여러 사람이 모여 대화할 때 대화의 주도권이 나에게 없는 순간에는 의기소침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에게 참으로 고마운 존재다. ‘잘 듣는 사람’의 가치를 책 한 권을 통해서 증명받은 기분이랄까, 책에 쓰인 말 마디 한 마디가 내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기분이었다. 난 언제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가 있고, 아직까지도 내가 조금은 특별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산다. 하지만, 어떤 집단에서든, 어떤 행사에서든 나는 튀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내 머릿속의 생상과 현실이 부딪히면서 늘 스트레스를 받으며 산다. 그런데 첫 챕터가 대뜸 나에게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를 참아내라'고 하니까.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나를 얼마나 안심하게 만드는지. 이 책은 1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각 챕터마다 중심이 되는 말솜씨를 표현하는 문장들 하나씩 있고 16개의 말솜씨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주옥같은 챕터들이 많지만, 이중에서 나에게 가장 큰 감명을 준 챕터를 고르자면 다음과 같다.


[말센스 1: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를 삼아낸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참 소름돋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이 챕터는 대화에서 모든 사람이 다 주인공이 되려면 말이 부딪히기 마련이고, 누군가는 말을 받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화의 초점을 나에게 돌리는 행위는 결국 상대에게 해가 된다는 말은 이 챕터를 촉약하는 문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과적으로 스스로 의식하고 있던 '듣는 사람'의 중요성을 챕터 내내 인정받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상대방이 실연당해서 나에게 위로를 요청했을 때, 내 실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상대방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지금 실연을 당한 사람은 내가 아닌 상대방이고, 사건의 주인공도 내가 아닌 상대방이니까. 즉, 앞서 예를 든 실연 상황에서는 그냥 단순히 지지의 말을 듣는 것이 더 위로가 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것들은 지금껏 내가 대화를 하면서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들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이를 의식하려 노력 중이다. 언젠가는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말센스 3: 질문을 통해 관심과 사랑을 표현한다.]

 결국 대화는 주고받는 것이고, 상대방이 말하는 것만 잘 듣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나는 상대방에게 내 이야기를 잘 못하는 것도 약점이지만, 동시에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그렇게 잘 이끌어내는 능숙한 인터뷰어도 아니다. 아버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듣는 말이,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라는 말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상대방에게 관심이 없다. 그 사람이 나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이상은.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런 태도를 가지고는 사회에서 생존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종종 오더라. 물론 모든 사람에게 다 해줄 필요는 없겠지만 상대방이 나에게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이 챕터는 읽는 내내 상대방에게 '진지한 질문'을 하라고 나에게 강조하고 있다. 


 앞서 내가 대화에 소극적인 이유가 상대방의 반응 때문에라는 말을 했었다, 책은 '모든 침묵이 나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끝낼 때까지 강조한다. 대화와 대화 사이의 침묵이든, 질문에 대한 대답 전에 생기는 일시적인 침묵이든, 모든 침묵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말라는 거다. 이 책에서 인용된 말을 하나 소개하며 글을 줄이고자 한다.


“나는 말하는 것이 침묵하는 것보다 좋다는 확신이 들 때만 말한다”
마르쿠스 포르키우스 카토(B.C. 95 ~ B.C.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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