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내리는 날 다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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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기르고 싶어.”
서울에 살고 있는, 이제는 아내가 된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금은 전문직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직은 같이 있어줄 수 없다 보니 혼자 살면서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서울에는 아무런 연고도 없다 보니 조금 외롭다는 생각이 든 것이 언젠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싶다는 소망에 불을 붙인 것 같았다.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동물에 딱히 거부감은 없지만 – 유투브에서 고양이 영상을 보며 랜선 집사를 자칭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좋아한다고 보는게 맞다 – 막상 우리가 직접 데려와서 키운다는 것은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무게감 때문에 조금 망설여졌던 것은 사실이다.
유부남 선배님들은 짐작하셨겠지만, 결국 모든 것은 와이프의 뜻대로 이루어져 2023년 12월에 태어난 아기 토이푸들 한 마리를 입양하게 되었다. 이름은 검은색 털로 뒤덮여 있다고 해서 까망이, 라고 지었다. 놀랐던 것은, 집에 데려온 첫날에 스스로 배변을 가리더라는 말을 듣고서였다. 푸들이 다른 견종에 비해 지능이 매우 높은 편이라나. 푸들 특유의 분리불안이 심한 성격은 와이프가 하루 종일 집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결. 지금은 와이프가 잘 훈련시켰는지 이조차도 어느 정도 극복한 것 같았다. 막상 데려오고 나니 망설였던 내 모습은 어디 가고 까망이와 놀면서 헤헤거리는 나를 보고 나는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더 동물을 좋아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만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가끔 아내에게 갔을 때 품에 안겨 있는 까망이가 없는 모습을 이제는 상상하기가 어려워졌을 정도로.
수의사라는 직업은 아마도 반려동물과 주인이 이별하는 모습을 가장 많이 지켜보는 직업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수의사로 지내면서 자신이 보았던 수많은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풀어내었다. 쥐약을 먹었다가 떠난 강아지 “작재 (작은 재롱꾼, 이라는 뜻이다)”의 이야기, 화가 일을 하던 주인이 갑자기 돌연사하여 헤어진 강아지 “꽃비”의 이야기 (다행히 지인이 입양해주었다고 한다), 혈관육종으로 인한 각종 합병증으로 결국 세상을 떠난 강아지 “똘똘이”의 이야기 등.
까망이와 지내게 된 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듯이, 아마 까망이는 미래의 우리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갈 때 즈음 강아지별로 떠날 준비를 하겠지. 그런 생각을 가끔 하곤 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도 그렇고, 한 생명을 떠나보낸 주인이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얼마 살지 못하는 다른 동물을 병원에서 데려다가 건강해지거나, 혹은 결국 떠날 때까지 돌봐주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어주는 끈이라는 성경 말씀. 그리고 한 생명에게 사랑을 주는 행위를 통해 그 사랑을 주는 주체 또한 성장한다는 것. 한 생명을 키우는 것은 많은 노력이 들지만 그 노력의 숭고함과 기쁨을 깨닫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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