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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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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영근
댓글 0건 조회 2,538회 작성일 24-02-1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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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 애니메이션을 보니, 어린 시절에는 그저 화려하고 재미있는 그림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 이전에 느끼지 못한 새로운 것들로 보이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여전히 재미와 모험의 연속으로 보일 때도 있고, 우정, 사랑, 가족의 중요성과 같은 보편적인 가치를 전달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날도 있고, 자아 발견의 여정에 용기를 복돋아 주는 응원을 받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다. 하지만 보편적이나 다양한 감정의 순간들을 통해,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서 우리 각자의 삶과 깊은 연결고리를 맺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애니메이션은 더 이상 오락을 목적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로 치부되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그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 어제와 다른 지금을 걸어가고 있는 나에게 위로를 건내줄 수 있는 하나의 장르로 확장되어가는 듯해 보인다.

 

 

친근한 캐릭터를 빌려 어린이들에게는 순수한 즐거움과 모험 그리고 꿈을 꿀 수 있게 함을 비롯해, 어제와 다른 지금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쉽게 접하고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교훈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이미 겪었거나 현재 직면하고 있는 삶의 과제에 대해 한 번 더 감정을 되돌아볼 수 있는 다층적인 의미를 담아 어른으로서의 깊은 사색을 할 수 있는 경험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애니메이션은 우리 각자의 삶에 깊숙이 녹아있던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표현시키는 힘을 가진 장르였던 것이다. 거기에 더해 어제와는 다른 상황의 내가, 섬세하게 표현된 복잡한 인간의 감정과 삶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하는 이야기를 통해, 그 속에 담긴 깊은 의미와 가치를 재발견하는 경험을 속에서 예상치 못한 위안과 치유를 받는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SOUL"은 목적 지향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사 어른들에게 일상의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공감과 사색을 자아내는 이야기였다. 피아니스트가 되고자 하는 꿈을 추구하는 주인공 조와 삶의 목적을 찾아야만 지구에 태어날 수 있는 영혼 22호의 여정을 통해, 우리에게 자신의 꿈과 열정을 추구하는 것만이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전달함과 함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의 가치를 알려준다. 영화 개봉 당시, 여자친구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SOUL"을 보고 난 후 평범한 순간들 속의 감정의 소중함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느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며, 이 작품이 다양한 관객에게 어떻게 울림을 주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겉으로는 나도 그들처럼 성공과 성취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며,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작은 순간들 속에서 의미와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고 느낀 것처럼 대화를 나누었지만, 사실은 인생의 목적을 가지고 꿈을 이루는 데 집중을 하고 있던 나에게는 그 공감이 다소 어렵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내가 그리던 어른의 삶과 꿈꾸던 나의 지금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사회생활로부터 받은 괴리감 속에서, 다시 본 “SOUL”은 목표라는 한 지점은 인생을 완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순간들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평범함이 모여 되는 것임을 나에게 속삭인다.

 

 

태어날 때부터 사람은 각기 다른 빛을 내는 보석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생 도중 마주한 모진 일들로 하여금 수많은 상처를 입으면서 그 빛을 잃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이 속한 환경에 적응하기 바쁘고, 아름다운 빛을 내던 보석의 가치를 잊은 내가 아닌 돌멩이가 되어버린다. 영혼 22가 위인들을 통해 봐온 인간으로 되기 위한 마지막 조건을 찾는 것이 너무나 어려웠기에 그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의 빛을 숨긴 것처럼, 목적 지향적이던 나 역시 영혼 22와 같이 사회의 통념인 성공을 이루기 위한 한 지점의 목표라는 삶의 기준에 얽매이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으로서의 삶이 좋은 것은 삶에 대한 목적이 아니라며 애써 자신의 속마음을 외면하고 숨기면서 자신을 추락시키는 영혼 22에게 조는 바람에 휫날려 떨어진 풀잎을 쥐어주며 ‘너는 준비가 됐어’라며 다시금 영혼 22는 빛을 발하게 된다. 그렇게 영혼 22는 가려 두었던 나의 가치를 깨닫고, 목적에 얽매인 태도를 내려놓음으로써 세상 밖으로 한걸음 내딛게 된다. 그리고 “SOUL”은 삶이란 목표가 있기에 노력을 하는 것이고 노력을 통해 결과를 이뤄내는 것만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나는 지나치게 목적에 얽매인 태도를 내려놓음으로써 벗어남으로써,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아닌 어제와는 다르게 시작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는 미래의 성취를 위한 큰 그림에만 집중하고 맞춰왔지만, 이제는 그 사이에서 놓쳐버린 일상의 작은 행복에도 주의를 기울이고자 한다. 어쩌면 누군가 보기에는 진정한 성장을 위한 당연한 길이고, 삶의 균형을 맞춰가기 위한 단순하고도 뻔한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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