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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p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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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준홍
댓글 0건 조회 2,595회 작성일 24-02-0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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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p War

 


"반도체 전쟁이 시작되었다. 국지전이라 아니라 세계대전이고,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전기 될 것이다." -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냉전시대가 있었다. 총과 칼로 하던 전쟁은 미사일이 주된 무기로 바뀌었고, 얼마나 정확하게 타격하는지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했다. 시간이 흘러 지금, 신냉전시대가 도래했다. 또 다시 미국이 중심이며 이번에 그 상대는 중국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무기의 종류가 달라졌다. 첨단기술, 그 중에서도 반도체가 무기이다. 'Chip War'는 반도체 역사서이다. 반도체로 냉전시대를 끝낸 미국이 어떻게 지금까지 초강대국의 위치에 있게 되었는지 쉬운 언어로 설명해준다. 동시에 우리에겐 물음을 던진다. 지금,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윌리엄 쇼클리, 고든 무어, 로버트 노이스, 앤드 그로브, 잭 킬비. 1950년대 반도체 산업이 시작되었고,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이다. 윌리엄 쇼클리는 트랜지스터 개념을 창안해 낸 인물로, 반도체로 스위치를 설계한 인물이다. 고든 무어는 페어차일드반도체와 인텔의 공동 창업자로 우리에겐 무어의 법칙으로 잘 알려져 있다. 로보트 노이스 역시 페어차일드와 인텔의 공동 창업자였으며, 앤드 그로브는 인텔의 대표이자 CEO로 인텔의 재부흥을 이끌었다. 잭 킬비는 집적회로를 발명한 인물로 노벨상까지 수상하였다. 이러한 우수한 인력들은 모두 미국에 있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미국의 반도체 산업은 앞서 나갔고, 당시 이를 쫓아가려던, 그저 베끼려던 소련의 노력은 결코 미국을 추월할 수 없었다. 우수한 인력과 기술적 리더십, 이것이 미국 반도체 산업의 성공 요인이었다.

 

   영원할 것 같던 미국의 반도체 산업은 일본에 의해 흔들렸다.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패전국이었던 일본을 지원해주었으니 이는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앞세운 일본은 높은 품질과 낮은 가격으로 D램 시장을 주도했고, 1980년대 중반, 반도체 생산량에서 미국을 앞지르며 세계에서 2번째로 강한 나라가 되었다. 미국의 인텔을 D램 산업에서 결국 일본에 백기를 들었고, 미국은 흔들렸다. 일본에 대한 결제가 필요했으며, D램이 아닌 새로운 시대가 오기를 고대하고 대비해야 했다. 일본에 대한 견제수단으로 한국을 택한 미국은 삼성을 거대한 반도체 기업으로 키워냈다. 소니를 제외한 일본의 반도체 기업들은 D램에 집착했고, 삼성에게 패배하며 살아남지 못했다. 자만했던 일본 반도체 산업의 쇠락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 무렵 인텔은 PC시대가 올 것이라 예상하며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집중했다. 인텔은 다시 정상의 위치를 차지했고, 다시 미국의 시대가 돌아왔다.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미국 반도체 산업의 침체기로부터 꺼내 주었다.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며 자만했던 그들은 무너졌고, 반도체 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모리스 창이 대만 정부의 무조건적인 지원을 받아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리츠 창은 반도체가 당시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분야의 제품에서 사용될 것을 예측했고, 그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반도체 생산까지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봤다. 그의 선구안은 정확했고, TSMC는 승승장구했다. 그렇게 반도체 산업의 지정학은 급격하게 변화했다. 1990년대 이후 반도체 생산량은 미국과 일본 중심이었지만, 일본이 무너지고 대만, 한국, 싱가포르 등이 떠올랐다. 세계와 미국 사이의 격차가 그렇게 줄어들었다.

 

   마오쩌둥의 지배 하에 있던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덩샤오핑이 정권을 잡은 이후 중국은 개혁 개방 정책을 시행했다. 제조업 중심이었던 중국 역시 반도체가 미래라는 사실을 알았고, 이에 막대한 투자를 강행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10년 이상의 격차가 존재한다고 평가받던 중국은 급속도로 발전하였고, 이제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반도체 패권 전쟁에 들어섰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규제는 연일 화제가 되고 있으며, 이 전쟁에서 한국의 위치는 어디이며 생존 전략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갑론을박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라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두 기업을 가지고 있다. 가파르게 성장해왔던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은 최근 위기를 맞은 듯하다. 예상보다 길어지는 다운 사이클은 임직원들의 사기를 꺾었고, 우수한 인재들은 워라밸 혹은 고소득을 찾아 다른 분야로 흘러갔다. 미국의 중국 견제는 알게 모르게 우리나라에 대한 견제로도 작용하고 있다. 또한 반도체 제조 기술 유출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다양한 생존전략이 제시되고 있지만, 가장 강력한 것은 결국 기술 격차를 벌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많은 석학들이 대학, 대학원에서, 연구소에서 그리고 회사에서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끝이 안보이는 전쟁 속에서 분투하고 있는 이들이 짊어진 책임감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모두가 그들의 책임의 무게에 대해 이해하고 지원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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