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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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버지니아 사티어 지음
해마다 연구실에 후배들이 새로 들어오면, 가르칠 것이 많습니다. 때묻지 않은 어린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로서 교육하는 일도 마냥 쉽지 않을텐데 이미 서로 다른 성장배경과 가치관이 거의 확립된 완전한 어른 한 명을 가르치는 일도 충분히 어려운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 달은 자녀교육에 관한 책을 읽으며, 앞으로 후배들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보았습니다. 원래 책의 내용은 건강한 가정을 위하여 부모로서 수행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저자의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읽다보니 제가 앞으로 함께 생활할 동생들을 가르치고 그들을 마주하는 법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온을 비는 기도>
"주여, 우리에게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 라인홀트 니부어 Reinhold Niehubr
여러분들은 이미 인격과 주관이 훌륭하게 잘 성장한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각자 다른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오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원래 알고 있었던 내용과 전혀 다른 낯선 무언가를 마주했을 때, 상황에 따라서는 납득하기 어려워서 몹시 화가 나거나 모순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분명 생길 겁니다. 그럴 때는 주변 선배에게 정중하게 질문하고 그들의 이야기부터 쭉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신이 운이 좋다면 더 빠르고 쉬운 길을 자세히 알게 될 수도 있지만, 연구실 내에서 이거는 정말 아무도 몰라서 원하는 답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며, 간혹 사실과 전혀 다른 오답을 들을 수도 있기에 저는 최대한 다양한 분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우선 ‘많이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판단은 나중에 하되, 우선 앞서나간 여러 형들의 말씀을 쭉 한번 들어보고 그들로부터 진정 도움을 얻게 되었다면 진심 어린 감사의 표현을 전달하고 전수 받은 비법에 본인만의 노하우를 첨가하여 더 발전시키셔서 또 그대의 동생들에게 잘 전수해주실 수만 있다면 개인적으로 저는 여기서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틀린 내용을 알려주셨다면, 선배라는 이유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마시고, 분노와 원망을 표출하기에 앞서 저 선배는 어째서 틀린 결말에 도달하게 되었는지 한번 이해해보시고 본인은 더 나은 길을 찾아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주님, 저에게는 이제 새로운 배움을 얻고자 자세를 낮추고 무엇이든 배우고 따를 준비가 되어있는 제자가 생겼나이다.
주께서 지혜로써 어린 양들을 이끌어 드넓은 푸른 초원으로 인도하여 풍요를 누리게 해주셨듯 저도 그들에게 온 힘을 다해 헌신하여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부모의 외투란 부모의 역할을 수행하는 성인의 한 부분을 가리키는 것으로, 자녀가 뭔가를 스스로 할 수 없어서 부모의 지도를 원할 때만 쓸모가 있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외투가 자녀에게 덮어씌워져 꿈쩍도 하지 않고 평생 남아 있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당신이 입고 있는 부모의 외투는 어떤 종류이고, 그걸 항상 입어야 한다고 느끼는가 아닌가는 가족 청사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부모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 때는 외투를 벗어둘 수 있는가?
인생은 한 편의 연극이라고 했던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저는 마치 배우처럼 시나리오에 맞게 행동하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가 5층에 도착해 515호 문턱을 넘어 이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저는 여러분들의 사소한 부분까지 관찰하고 잘못되었다고 판단이 서면, 기꺼이 저의 시간을 들여 여러분들이 하던 일에 관여할 생각입니다. 필요하면 의도적으로 자극적이고 거친 표현을 휘둘러 여러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여러분들이 도움이 필요하여 제 발로 저를 찾아오신다면 외면하지 않고 경험에 기반한 쓸모있는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이 공간을 벗어나게 되면 저는 무거운 책임감이라는 외투를 벗고 가볍게 여러분들을 마주할 생각입니다.
세상에는 여러 유형의 부모가 있다. 첫 번째는 권력을 휘두르고, 모든 걸 알고 있으며 만인의 모범 행세를 하는 폭군이다. 이런 부모는 의사소통 유형 중 비난형으로 볼 수 있으며 공포를 통해 통제한다. (“내가 곧 권력이니까 넌 무조건 내 말대로 해.”)
두 번째는 타인을 위해 희생 이외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순교자다. 순교자는 회유형으로 볼 수 있으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무가치한 사람으로 비치려 애를 쓴다. 이런 부모는 죄책감을 통해 통제한다. (“나는 신경 쓰지 말고, 그저 너만 행복하면 된다.”)
세 번째는 무표정한 얼굴로 온갖 ‘옳은’ 것에 대해 쉴 새 없이 설교하는 유형이다. 이런 부모는 계산형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의 박학다식함을 내세우면서 자녀가 멍청하다는 암시를 통해 통제한다. (“그것도 모르니? 이게 옳은 방법이야”).
네 번째는 비서 같은 부모다. 이 유형은 결과가 어떻든 늘 응석을 받아주고 잘못을 용서해준다. (“너도 어쩔 수가 없었겠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잖아”).
마지막으로, 지도자이자 안내자 같은 리더 유형이 있다. 권력을 부정적으로 휘두르는 대신 현실을 기반으로 사랑이 깃든 조언을 하며, 자녀를 믿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이해심 많은 부모가 되라는 뜻이다.
저는 앞으로 다섯 가지 부모 유형 모두를 연기해볼 생각입니다. 첫 번째는 여러분들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위험한 행동에 뛰어들려 할 때는 단호하게 폭군이 되어 제압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여러분들이 저를 어려워하지 않고 언제든지 도움을 부를 수 있도록 대가없이 희생하려 합니다. 세 번째는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회의 중에 위기상황을 넘기기 위해 가끔 여러분들을 이용하여 비난할 생각입니다. 네 번째는 이곳에서 힘든 일을 겪었을 때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는 마땅히 여러분들이 저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한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과정 속에서 필요한 현실적인 조언이 있다면 반드시 이야기할 생각입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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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신건희님의 댓글
신건희 작성일>_<

김승훈님의 댓글
김승훈 작성일반가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