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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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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훈
댓글 0건 조회 2,644회 작성일 24-02-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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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나날 

- 무라세 다케시의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을 읽고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고통의 연속이다. 언제나 즐거운 순간은 찰나에 불과하고, 삶의 대부분의 순간은 생계를 영위하기 위한 고민과 성공을 위한 투쟁으로 점칠되어 있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과거 어느 한때의 아련했던 추억에 기대어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 시절에는 재밌었지', '그 때는 좋았지', '돌이켜 보면 그때가 내 삶에서 가장 아름다웠지'. 나 또한, 살아가기가 힘들때는 과거의 즐거웠던 추억들을 떠올리곤 한다. 아무 걱정 없이 세상의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던 초등학생의 나, 중학생때 마음에 맞는 친구들을 만나 학교의 매일매일이 즐거웠던 기억, 기나긴 수험생 시절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었던 대학생 생활. 누구든 인생에 돌아가고 싶은 시절은 있을 것이며, 가끔씩은 그 때가 사무치게 그리워질 것이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자. 과연 그 추억속의 내가, 지금 느끼는 것만큼 행복하기만 했을까??


  초등학생의 나는, 학원에 가는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공부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서, 학원 숙제를 안해가거나 억지로 꾸역꾸역 하면서 삶이 고달프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중학생 때는, 모두가 사춘기를 겪을 질풍노도의 시기라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았었다. 별거 아닌 일에도 서로 다투고, 사이가 멀어지고 하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그 시절에는 내 또래들과의 세상이 인생의 전부였으니. 대학교 때는, 막상 자유를 얻고 즐겁게 놀던 것은 좋았으나, 반대로 내가 가야할 길을 알려주던 레일에서 벗어난 느낌이라 항상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며 불안하게 살아갔던 것 같다. 결국 돌이켜보면, 즐거웠다고 생각되는 시절에도, 그 때 나름의 고통은 분명히 있었다. 단지 진부한 그  말처럼, 추억은 미화되어서 아름답던 기억만 남겨진 것일 뿐이다. 과거의 시간들 또한, 언젠가는 우리의 현재였다. 그 시절 우리 또한, 지금과 같이 나름의 고민과, 고통을 느끼며 살아갔을 것이다. 


  무라세 다케시의 소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은 열차 사고로 인해 죽은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상상속의 기차역을 주제로 한 책이다. 이야기 속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연인을 잃은 약혼녀, 아버지를 잃은 아들, 기관사인 남편을 잃은 노부인 까지. 그들은 모두 살아 생전 자신의 소중했던 사람들과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매일 밤 사고로 죽은 사람들이 타고 있다는 열차가 다닌다는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을 찾아간다. 그리고 자신을 남겨두고 떠나가버린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굉장히 소중했던 사람들이었음을 다시금 깨닫고, 슬픔에서 벗어나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자신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작가는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자신이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깨닫는다고. 우리도 항상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다. 자신이 지금 살아가는 현재가, 미래에는 사무치게 그리워 할 과거 한때의 추억이 될 수 있음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 과거의 시절에도 분명히 존재했던 불안과 고통을 기억해 낼 수 있다면, 반대로 고통스럽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현재 또한 충분히 아름다운 시절이 될 수 있다. 지금 주변에 있는 스쳐 지나가는 것만 같은 사람들이, 미래에는 지금 우리의 추억속에 존재하는 것과 같은, 너무나 만나고 싶은 그리운 인연이 될 수 있다. 평생을 고마워할 은인이 될 수 있다. 아니면, 죽을때 까지 함께할 친구가 될 수도 있다. 고통스러운 현실에 치여서, 지금 이 순간 분명히 존재하는 빛나는 것들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이, 과거의 추억과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지금의 순간을 소홀히 하게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주객전도이다.


  자 이제, 지금의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자.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고통스럽다면, 그 속에도 분명히 빛나는 순간들이 있음을 생각해 내자.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말이 있다면, 용기를 내어서 전해보자. 그리고, 삶이 고달파 과거의 아련함과 미래의 불안함이 나를 잡아먹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땐, 항상 이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하자. 우리는 지금,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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