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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아버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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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승현
댓글 0건 조회 2,486회 작성일 24-01-1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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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아버지'를 읽고  


 김정현


'아버지'는 누구에게는 포근한 존재, 누구에게는 엄하고 무서운 존재로 느껴질 수 있지만, 본질은 우리와 같은 자식들을 길러주신 은인이시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우리 때보다도 훨씬 열악한 환경 속에서 결혼을 결심하고, 새 생명을 낳아 기르는 그 책임감이 너무나도 멋지고 대단한 것인데 우리는 왜 그것을 당연시 여겼을까.


김정현 작가의 소설 '아버지'는 1996년 출판으로, 경제위기와 개족해체 등 당시의 어려운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그 시대의 아버지들의 모습에 공감을 자아냈다.

IMF 구제요청이 되면서 그 시대의 아버지들은 구조조정과 부도로 거리로 내몰렸었고, 가장이라는 명목으로 그 누구에게 의지할 수 없고 고독과 무능함을 느끼며 자괴감에 빠져들던 존재였던 것이다.

이 소설 주인공의 아버지도 그러했다. 몇 십년 동안 몸 담았던 회사에서 명예퇴직의 칼날 아래 쫓겨나고, 그 사실조차도 가족들에게 알리지 못한 채... 얼마나 암담하고 고통스러웠을까. 밤늦게 들어오면 가족들의 냉랭한 시선밖에는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가족들에게서 어쩌면 주인공 아버지는 더더욱 괴로운 현실을 겪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지옥의 시간들을 보내는 와중, 아버지는 언제부턴가 몸이 안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지난 몇 개월 동안은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만, 진찰 결과 췌장암 말기라는 죽음의 선고가 찾아왔다. 갑작스레 찾아온 시한부 인생에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사망하기 며칠 전까지도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수 백만원의 치료비를 지불하는 대신, 자신이 모았돈 돈들로 그의 가족들이 장사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헤맸다. 하지만 유일하게 이 소식을 알고 있던 그의 친구는 가족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만다. 아내는 원망과 슬픔의 눈물을 왈칵 쏟아냈었고, 지금껏 소홀히 대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후회했다. 그렇게 그녀는 그에게 치료를 권했고, 설득 끝에 입원을 하게 되었지만 결국 아내에게 줄 선물을 손에 꼭 쥔 채 희미한 미소만을 띄우며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라는 책을 읽고, 그 이름으로 세상을 살아가시는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가장으로서 '돈'을 벌어온다는 그 중압감을 수도 없이 느꼈을 아버지 인생을 상상해보니 실로 대단하고 감사한 마음 뿐이 안든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에게 학창 시절의 나는 어땠는가. 성인이 되서 단 한번이라도 사랑한다는 말을 제대로 표현이나 해본 적은 있던가.

올해 나의 아버지는 33년의 길었던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신다. 결코 만만치 않은 사회생활을 묵묵히 견디며 가정을 지켜온 그의 헌신과 노고에 진심 어린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이번만큼은 꼭 용기를 내보자. 소중한 아버지를 잃지 않기 위해. 

아버지,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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