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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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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준홍
댓글 0건 조회 2,472회 작성일 23-12-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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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들



   고독이 나를 짓누른다. 친구가 그립다. 진실한 친구가…



   소설은 전쟁에 참전하여 부상을 입고, 상이군인 연금으로 생활하는 가난하고 외로운 빅토르 바통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빅토르 바통이 친구라고 생각하는 혹은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 관한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식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빅토르 바통은 외롭다. 고독하다. 소설의 제목은 '나의 친구들'이지만 등장하는 모든 인물 중 그를 친구로 생각하는 이는 단 한명도 없다. 그저 그를 이용하기 위해 친한 척을 한다거나, 동정심으로 선의를 베푸는 사람만이 있다. 그가 느끼는 소외감과 고독, 우정과 사랑을 향한 갈망은 집착에 가깝다. 그는 진정한 친구에게는 모든 것을 줄 각오가 되어있다. 그가 받는 유일한 소득인 연금도 줄 수 있다.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원하는 바를 전부 들어준다고 한다. 그 사람이 농담하면 웃고, 슬프면 같이 눈물을 흘리고, 강아지처럼 어디든 따라다닐 것이라고 말한다. 안타깝지만 그를 이해해주는 이는 없다. 여느 다른 사람들처럼 친구를 얻기 위해 술을 사고, 얘기를 들어주고, 애정을 보냈지만 그가 원하는 친구가 되지 않았다.


   소설의 초반 부는 그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 등장인물들에게 원인을 찾게 만든다. 말끔한 외모와 옷차림을 유지하며,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갖춘다. 그런 그를 천대하는 이들이 원망스러울 정도다. 소설이 진행되며, 그 원인이 빅토르 바통에게 있음을 깨닫는다. 그는 우정과 사랑만을 원한 것이 아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그를 동정하기를 원한다. 그는 관심 받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그는 슬픔에 잠겨있기 위해 노력한다. 심지어 그는 이기적이고, 소심하고,  속이 좁으며, 속된 말로 찌질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가 마냥 밉고 싫지만은 않다. 안타깝고 연민의 마음도 든다. 이러한 감정이 드는 것은 빅토르 바통이라는 인물의 노력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의 부족한 부분들 때문에 진정한 친구가 되지 못했지만 그는 친구를 사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또한 그의 캐릭터가 소설이 쓰여지고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딘가 결핍되어있으며, 우정과 사랑을 바라고, 관심과 동정을 그리워하며, 초연결 사회임에도 외로움과 사투하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고독이나 빈곤은 이제 지긋지긋합니다. 저는 친구를 갖고 싶습니다. 일도 하고 싶고요. 한마디로, 저는 살고싶습니다.”


   앞서서도 말했지만 지금은 초연결 사회이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환경은 현대인의 외로움을 증폭시켰다. SNS에서는 연예인들과 셀럽의 화려한 삶들은 더욱 밝게 빛났고, 그만큼 어두운 그늘에 사는 사람들의 심연은 깊어졌다. 양극화가 심화되며 공동체 의식은 사라졌고, 이제는 어느새 개인만이 남은 사회처럼 보인다. 개인은 고립되기 쉽고 원자화되었다. 원자화된 개인은 외로움에 취약하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외로움이 많다. 고독을 즐기는 사람은 없다. 소설 속 표현을 빌려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스스로 선택한 고독은 더할 나위 없이 숭고하지만, 내 뜻과 상관없는 오랜 세월의 고독은 한없이 서글프다. 그런 면에서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므로 나약하다. 친구가 없으면 살 수 없는. 





   내가 바라는 건, 누군가에게 사랑받으며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뿐이다. 이것이 당치 않는 소망은 아닐 것이다. 


   인간은 인간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간다. 그 속에서 희노애락을 느끼며 성장한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이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고 어렵지 않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친구들과의 우정을 나누는 일에 큰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빅토르 바통처럼 평범한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그들에게 사랑과 우정은 쟁취해야 하는 것이며, 그것들을 얻기 위해 무한한 노력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 그러한 노력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며, 더욱 고립된다. 빅토르 바통이 그러했다. 그의 노력과 헌신은 배신으로 돌아왔으며 그는 결국 아파트에서 쫓겨나고 만다. 스스로를 빅토르 바통처럼 외롭고 한심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주변에 수많은 빅토르 바통을 보았으며, 우리도 그처럼 될 수 있다. 우리 모두 외로움 가득한 나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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