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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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부중리 불여불언, 말이 도리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아니함과 못한다.’라는 격언이 있다. 입 밖으로 말을 함부로 내뱉지 않을 것을 조언하는 문장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같은 말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 말의 무게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게 당연하고도 당연한 것임을 우리는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깨우치고 행동에 옮기기까지에는 수많은 수양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간과히 여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히려 평화롭게 좋은 말을 하고 싶은 우리에게 삶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는 이유로 세속적인 사회, 조직 속에서 우리는 무심결에 헐뜯고 야유하고 이유 없는 미움을 주며 서로 상처를 입기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건져 올린 감정과 생각을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순간, 표현의 미숙함으로 나의 진심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한다면, 그만큼 억울한 일도 없지 않을까?
“종종 가슴에 손을 얹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 말과 글과 숨결이 지나간 흔적을,
그리고 솔직함과 무례함을 구분하지 못한 채 사는건 아닌지를.
말이라는 악기를 아름답게 연주하지 않고 오로지 뾰족한 무기로만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를”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동안 여러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대접받는지는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대접받는 방법은 나의 언품과 행동으로부터 비치는 가치관과 신념을 통해서 결정 된다고 볼 수 있는데, 언어는 우리가 사회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중요 수단 중 하나로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게 해준다. 어떤 언어를 선택하고 사용하는지는 우리가 어떻게 대접받을지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공손하고 존중하는 언어는 듣는 이에게 나의 성품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함께 가치관은 우리의 인생과 태도를 결정하며, 이러한 가치관은 우리의 행동과 말을 통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평가받게 된다. 우리의 가치관이 그들에게 올바르게 전달되면 우리는 무한한 신뢰와 높은 존중을 그리고 대접을 받게 된다. 그렇다. 내가 어떻게 대접받을지는 나의 언어, 그리고 이로부터 드러나는 가치관을 통해 정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어의 힘을 인식하고,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며 대화하는 것이 중요함을 인지하는 것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말은 마음의 소리다. 수준이나 등급을 의마하는 품(品)의 구조가 흥미롭다
말이 ᄊᆞᇂ이고 쌓여 한사람의 품성이 된다는 것이다.
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분명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먹으로 한지 위에 수 놓아지듯 쓰여지는 서예는 한올 한올 체를 통해 고르게 골라진 털로 만들어진 붓을 통해 완성이 된다. 수 많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골라진 붓은 모양을 잡기 위해 풀을 먹게 되고, 그 풀을 말리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후에야 비로소 먹을 품고 글씨를 써 내려갈 수 있게 된다. 단지 서면 위에 글씨를 쓰기 위한 과정과 절차가 고생과 고생 끝에 그리고 기나긴 시간을 지낸 후에서야 완성이 될 수 있는데, 우리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통해서야 완성될 수 있을지는 감히 가늠조차 할 수 없다. 12월에 접어들면서 추워진 날씨 속에서, 한껏 여민 옷깃을 파고드는 한기는 우리의 몸을 애워싸게 만든다. 그럼에도 코 끝을 뚫고 들어온 냉기는 코끝이 찡하게 만들기도 하면서 때론 눈물이 나오게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눈물이 핑돌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한마디 말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그 말 한마디가 우리 마음 속 계절을 바꿔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연말이 다가온 지금 지난 한 해 내가 내뱉어온 말들을 되돌아보면, 그렇게 남을 배려하거나 누군가가 나를 마음의 안식처로 느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다소 부족했었던 것 같다. 이런 나에게 다가올 내년에는 지친 몸을 침대에 누이듯, 지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말의 품격을 지니기 위해 고막을 찌르는 소음이 아닌 마음에 스며들 수 있는 소리를 낼 수 있는 인품이 생기기를 바래본다.
“말에 담긴 기운은 말속에 씨앗의 형태로 숨어 있다가
훗날 무럭무럭 자라 나름의 결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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