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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없음, 그렇기에 정하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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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훈
댓글 0건 조회 2,628회 작성일 23-12-1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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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없음, 그렇기에 정하기 나름  

- Kurzgesagt의 '낙관적 허무주의'를 보고 -




  과거 인간은, 세상의 중심이었다. 오직 인간만이 생각하는 동물이었으며, 오직 인간만이 감정을 갖고 있었다. 신은 자신의 모습을 본 따 인간을 창조했으며, 자연의 모든것들은 세상이 인간을 위해 내려준 안배였고, 자연의 분노는 신이 인간에게 내리는 벌이자 꾸짖음이었다. 그 속에서, 인간들은 본인들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며 의미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는 모든 인간이 알게되어 버렸다. 인간은, 유일하게 사색하는 동물이 아니다. 감정은 고지능 생명체라면 모두 갖고있는 것이다. 자연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하게 뻗어졌던 가지 중 일부가 살아남아 그렇게 형성된 것 뿐이고, 반대로 인간이란 존재가 자연의 일부이다. 그리고, 인간은 세상의 중심이 아니다. 반대로, 이 드넓은 우주에 존재하는 작디 작은 크기의, 티끌보다 못한 덧없는 존재일 뿐이다. 과학의 발전과 함께 사람들의 지식이 늘어날수록, 인간의 위상은 세계의 중심에서 점점 변두리로 밀려나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인간은 어떤 의미가 있어서 태어난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 우주 전체로 놓고 보면 먼지조차 되지 못하는 유전자에 의한 생식활동으로 만들어진 원자와 분자 덩어리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의 삶에는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세상의 중심도 아니요, 누군가의 목적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도 아니다. 인간에게 축복과도 같았던 과학의 발전은, 어떤 자들에겐 지식의 저주가 되어 삶의 의미를 없애버리는데 일조하였다. 그렇게 인간의 존재의 덧없음을 느끼고, 더 이상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허무주의, 더 나아가서 비관주의 혹은 염세주의에 빠져들고 말았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자. 모든 인간이 날때부터 부여된 삶의 목적이 없다면, 그렇기에 원래 인생은 의미없는 것이라면 반대로 어떤 것이든 삶의 목적이 될 수 있고, 본인이 선택한 것이 인생의 의미가 될 수 있는것 아닌가? 목적도, 의미도 없이 태어난 인간들이기 때문에 비로소 그 무엇이든 목적으로 삼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정하는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이것이 바로 낙관적 허무주의이다. 어차피 모든 것에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반대로 어떤것에도 목적과 뜻을 부여할 수 있고, 무슨 일에서든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낙관적 허무주의는, 어떻게 보면 과거부터 존재했던 낙관주의, '컵에 물이 반이나 담겨있네'와 비슷한 형태의 철학관일 수 있다. 그러나, 염세주의와 비관주의, 그리고 패배주의가 팽배해진 현대 사회에서 낙관적 허무주의 라는 말은 우리에게 어둠 속의 빛처럼 일견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만 같다. 현대의 한국 사회는 금수저, 흙수저로 개인의 급을 나눠 넘을수 없는 벽을 세우고, 개인의 모든 성취를 노력이 결여된 재능과 유전자의 산물로 치부해 버리면서 돈과 재능, 외모로 사람들을 구분하고 있다. 그야말로, 현대식 신분제도나 다름없다. 물론, 집안, 재능, 외모에서 비롯된 태생적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요즈음은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 돈이 되지 않으면 모두 무의미하고, 재능이 없으면 노력하는것조차 사치다. 또한, 잘생기고 예쁜것은 항상 옳은것이고, 못생긴것은 틀린것이 된다. 하지만, 이런것들이 과연 태초부터 정해져 있는 것인가? 이 모든것은 우리 인간들이,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 뿐이지 근본적으로는, 시간이 지나면 우주 역사의 한 점으로조차 남지 못할 사소한 가치들일 뿐이다. 돈많고, 재능있고, 잘생긴 사람들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돈을 벌고 지키는것에,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는것에, 그리고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것에 인생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가 자신이 아닌 남이, 사회가 부여한 그러한 가치들에 인생의, 삶의 목적을 둘 필요는 없다. 그것들은 모두, 원래는 우주의 찰나와도 같은 시간속에 존재하는 덧없는 가치들에 지나지 않을 뿐이기에.


 돈보다 가족,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을 중요시 여긴다면 거기에 삶의 의미를 두면 된다. 재능이 없어도, 노력해서 점점 나아지는 자신의 모습이 좋다면 그것도 좋다. 예쁘고 잘생긴것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달랐으며,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다. 어차피 우리는 돈없고, 재능없고, 잘생기고 예쁘지도 않으니 포기하자는 패배주의에 대해서 말하는것이 아니다. 단지, 모든 인생의 가치가 돈, 성공, 재능, 외모에 달려있지는 않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이 가치들에 삶의 목적을 두고 있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으면서도 사회에서 부여한 의미에 자신을 끼워맞추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사람들이 있을것이다. 그러다 결국, 자신의 한계를 실감하고 허무주의, 더 정확히 말하면 비관주의, 염세주의에 빠져버리게 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 인생, 우리 사회는 모두 우주의 먼지에 불과한 덧없는 것들일진데, 짧게 살다가는 인생 남이 만들어둔 틀에 자신을 맞추려고 낑낑거릴 필요가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이 지향하는 바와 같든, 아니면 일반적이지 않은 길이든, 자신의 삶의 의미는 스스로 부여해야 한다. 남들과 다른길을 가는것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모든것은 무의미했기 때문에 우리가 정한 그 어떤 방향도 나아가면 길이 되는것이고, 그 과정에서 만족과 즐거움을 느꼈다면 그것이야말로 삶의 의미이자 목적이다.

그야말로 의미 없는 것이기에, 정하기 나름인 것이 우리 삶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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