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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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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훈
댓글 0건 조회 292회 작성일 26-06-2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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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고 -



 1942년에 발표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의 산물이, 인간 삶의 부조리를 겨냥한 책이다. 카뮈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이 마주하는 부조리를 시각화한다.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으며, 장례식장 앞에서도 밀크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운다.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 날에는 여자친구와 해수욕을 즐기고 코미디 영화를 본다. 이후 그는 친구 레몽의 치정 싸움에 휘말려 해변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뜨거운 태양 볕 아래 아랍인과 대치하다 권총으로 그를 사살한다. 살인의 직접적인 계기는 어떤 거창한 원한이나 계획이 아닌, 단지 "태양빛이 너무 강렬했다"는 물리적인 자극 때문이었다.

 

 소설의 진짜 핵심은 2부에서 진행되는 재판 과정에 있다. 법정과 검사, 그리고 대중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시스템은 살인 사건 자체의 인과관계나 그 과정에는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대신 "왜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는가?", "왜 장례식 다음 날 데이트를 즐겼는가?"와 같은 도덕적 불성실함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사법 시스템은 뫼르소의 범죄 사실이 아니라, 그가 사회가 요구하는 관습적 감정 연기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죄목으로 삼아 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결국 뫼르소는 살인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의 규칙에 동화되지 않은 '이방인'이었기에 시스템의 오류 유발 인자로 판정되어 사형당하게 된다.

 

 소설에서도 그렇고 현실에서도 그렇고, 인간 집단이 원활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솔직한 날것의 감정보다 시스템이 요구하는 합의된 연기와 도덕성이 우선시될 때가 많다. 사회적 사법 시스템은 왠만하면 인간 내면의 복잡성과 솔직함을 인정하지 않는다. 소설에 따르면 시스템은 규격화된 슬픔, 규격화된 뉘우침만을 정답으로 규정해 두고, 그 틀에서 벗어나는 개인을 용납하지 않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과연 나쁜 일일까?? 현재 세상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해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 관의 이해관계 충동을 예전보다 더 복잡해지고,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인간 개개인의 복잡성과 솔직함을 인정하여, 사회를 유지하던 규칙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어 버린다면 과연 이 사회가 유지될지는 의문이다.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면 불편한 진실이라 하여도 애써 무시하지 말고 인정해야 하듯,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 역시 일종의 거대한 규칙 아래에서 통념의 룰에 의해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뫼르소처럼 완전히 규칙을 무시하고 날것의 진실만을 고집하는 것은, 사회적 기득권과 통념의 벽 앞에서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가는 무모한 방식일 수 있다. 사회적 관습이나 합의된 태도는 결국 이 거대한 지반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고 굴러가게 만드는 최소한의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규칙과 시스템을 마음대로 규정하고 휘두르는 사람들에 의해 고통받는 이들이 존재하지만, 그 시스템 위에서 과거 우리들의 선조들과 비할 바 없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 또한 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사회의 시스템에 완벽하게 동화되어 나 자신을 죽이고 살아가야 하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내 삶의 주권을 타인에게 통째로 넘겨주는 꼴이며, 영혼 없이 굴러가는 기계의 부속품이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사회적 시스템 속에 살아가는 하나의 주체이자 약자임을 객관화하여 인지하되, 시스템의 생리를 명확히 읽어내고 대응하는 영리함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듯이, 알고 순응하는 것과, 모르고 부품처럼 소모되는 것은 결과는 같을지라도 많은 차이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사형 직전에서야 세상의 냉혹한 무관심을 인정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었던 뫼르소지만, 우리는 꼭 그렇게 극단적으로 살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한다. 사회라는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인지하고, 그 규칙을 따르면서도 생각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세상에 매몰되지 않고 그 구조를 읽어내는 시야를 갖추는 것이, 이 복잡한 사회에서 나 와 내 주변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올바른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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