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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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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준홍
댓글 0건 조회 2,547회 작성일 23-10-0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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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언젠가부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MBTI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총 16개로 나누는 성격 유형은 이제 서로를 알아가는 것에 있어 필수적인 질문이 되었다. MBTI를 알게 되면 E(외향적)인지 I(내향적)인지 T(이성적)인지 F(감성적)인지 등을 바로 알 수 있어 처음보는 사람을 알아가는 데 있어 도움이 된다. 

   MBTI와 관련해서 가장 유행한 밈(meme) 중 하나가 “너 T야?” 이다. 상대방의 상황에 대해 공감보다는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이성적으로 조언할 때, ‘너 너무 이성적이야’라는 뜻으로 쓰인다. 문제를 풀고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수학과 현상을 관찰하고 인과관계를 밝히는 과학을 좋아했던 나로서는 자연스럽게 T가 될 수밖에 없었고, 많은 이공대생들 또한 T로 살아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너 T야? 라는 질문은 사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 사회화된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다는 가정이 숨겨져 있다. 또한 이것은 모든 사람이 선천적으로 같은 상황에 대해 같은 감정 반응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기저에 깔려있다. 슬픈 영화를 보거나 딱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보면 눈물을 흘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한 사람들과 어울리면 웃음이 나고, 공포영화를 보면 놀라는 표정을 짓는 것. 이러한 감정과 표정이 선천적으로 타고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주장을 이 책에서는 감정에 대한 고전적 견해라고 부른다. 이를 뒷받침하는 실험들은 정말 많이 수행되어 왔다. 아직 인격이 형성되기 전인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들과, 문명과 거리가 먼 오지의 소수민족에 대해서도 감정의 보편성에 대한 실험을 하였고 이를 검증하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그 반대이다. 고전적 견해에 반하는 수백 가지 이상의 실험 결과들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내린 결론은 감정은 보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감정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감정은 촉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감정을 만들어낸다. 이를 구성된 감정이론(Theory of constructed emotion)이라 부른다. 즉 감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에 의해 학습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상황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반응 역시 다르다. 



   다시 MBTI 얘기로 되돌아가 보면, 너 T야? 라는 질문은 꽤나 이기적이며 폭력적이다. 자신의 문화와 경험에 대한 강요이기 때문이다. 왜 내 감정에 공감을 못해? 라는 질문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른 삶을 살았던 타인이 그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저 경험을 통해 쌓아온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통해 비슷한 감정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여기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행동을 덧붙일 뿐. 감정에 있어서는 다양성이 표준이다. 상대방의 감정이 내 감정과 같다고 기대하기보단 감정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감정 교류의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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