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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솔직 담백 군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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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대현
댓글 0건 조회 2,665회 작성일 23-10-0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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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솔직 담백 군대 이야기)

-주호민 지음-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큰 화제를 이끌었던 것은 롤러스케이트 계주 종목이었다. 마지막 주자인 정철원 선수의 섣부른 환호에 0.01초 차이로 역전당했고 이로 인해 은메달 시상대에서 죄인처럼 서있었다.


많은 대중들을 정철원 선수를 비판했지만 어째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 아니라 팀원이 병역 특례를 받지 못한 것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마치 아시안게임의 최종 목표가 군 면제인 듯 말이다. 병역 특례 제도는 50년 전, ‘국가 이익’을 이유로 만들어졌다. 그 이후로 무엇이 국가 이익이고, 국위 선양인지에 대한 논의가 많이 오가지 않았다. 지난해 빌보드 차트 1위 등 BTS의 업적을 병역특례 기준에 추가하려 했지만 여러 논란을 만들며 결국 없던 일이 되었다.


과거 2002년 4강 월드컵 신화에서 병역특례의 원칙이 흔들리고 말았다. 당시 16강 이탈리아전이 열리기 전날, 월드컵 16위 이상의 성적도 특례 대상에 포함되기로 결정되었다. 월드컵 16강과 빌보드 차트 1위, 모두 훌륭한 업적이라는 것엔 이견이 없다. 그런데 왜 전자는 병역특례 대상이고 후자는 아닌가? 누가 감히 이 업적에 경중을 논할 수 있을까. 수많은 병역특례자가 쏟아져 나오는 아시안게임을 보며 BTS가 약간은 억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병역특례제도는 스포츠를 중심으로 편중된 평가를 하고 있다. 예술, 과학, 사회 공헌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뛰어난 업적도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에 대한 병역특례제도가 미비한 것은 다른 분야에서의 성취나 기여도가 낮게 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스포츠에서의 병역특례 논란이 불거진 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다. 당시 야구 국가대표팀 24명중 13명을 군 미필자로 채웠고 군 미필자 우대규정이 있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실업팀으로 구성된 일본과 일부 프로선수만 포함된 대만 등 약팀을 이기고 금메달을 땄다. 심지어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어떤 미필자 선수가 부상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 뽑혔다고 고백하여 질타를 받았다.


병역특례제도는 원래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나라의 명예를 높이는 스포츠 선수들에게 감사의 표시와 격려의 의미로 도입된 것이지만, 현재의 제도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과거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인 무대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선진국들은 올림픽 및 엘리트체육에 목숨 걸지 않는다. 병역의무는 모든 대한민국 남성에게 동등하게 주어진 의무고 이를 공평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모두에게 제공해야 한다. 병역특례제도의 전반적인 재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앞선 이 모든 내용을 작성하며 이를 관철하는, 근본적 질문이 기저에 깔린다.

병역은 신성한 의무인가, 형벌인가.


주호민 작가가 쓴 책 '짬'에서는 작가의 군대 경험을 솔직하게 다루며 실제 그 시절 군대에 대한 부조리를 사실적으로 볼 수 있다. 권력 남용, 폭력, 스트레스, 인권 문제 등등 2000년 초 군대의 개선과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나 역시도 여전히 군대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솔직하게 말해 신성한 의무라기 보단 형벌에 가까운 곳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대통령은 '제복을 입은 영웅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그에 걸맞는 현역 병사 월급 200만원을 반드시 실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병역은 신성한 의무가 아닌 형벌로 인식되는 것 같다. 금메달의 대가로 영웅이 될 기회를 박탈하는 ‘혜택’을 준다는 것 자체가 매우 역설적이다. 최근 커피숍에서 음료를 산 말년병장에게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뚜껑에 응원 메시지를 전한 사례가 화제다. 국가보훈부 장관까지 고마움을 표하며 해당 알바생을 찾아나섰다. 이처럼 국방의 의무를 신성시하는 나라가 정말 맞다면, 병역특례제도 역시 다시 검토해야 한다. 외진 군부대 곳곳에서 묵묵히 나라를 지키는 청년이 병역특례를 받는 이들을 부러워하는 시대는 끝낼 때가 됐다.


군대가 남성들에게만 주어진 부당한 형벌로 느껴지지 않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병역을 신성한 의무라고 인정하는 그러한 사회가 도래했으면 한다. 병역특례 제도는 군대가 형벌로 느끼게끔 만드는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신성한 의무에 예외적 조항을 두는 병역특례에 관한 큰 개선과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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