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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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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영근
댓글 0건 조회 2,325회 작성일 23-09-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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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껏 높이 비상하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하루를 마주하는 아침에 조차 일어나기 버거운 순간들이 있다. 삶은 본래 통제할 수 없는 것. 그렇기에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의도치 않게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휴한기를 보내게 된다. 이러한 비자발적인 상황을 맞닥뜨리지 않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라는 자책과 후회 원망과 같은 무거운 마음이 나를 억누르지만, 이 책은 ‘수용’을 하고 ‘지금’을 살아가라고 말을 한다. 그렇다. 우리나라에는 뚜렷한 사계절이 있는 것처럼, 지난 이십여 년간 나의 삶에도 사계가 있었으며 이를 미루어 보았을 때, 나 역시 이러한 자연의 법칙에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낀다.

 

 

“식물과 동물은 겨울과 싸우지 않는다.

겨울이 오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며 여름에 살아온 방식 그대로 삶을 영위하려 들지 않는다. 그들은 준비하고 순응한다. ”


 눈이 녹아 따스한 햇살이 다시 비치기 전까지 앙상해 보이는 겨울의 나무는 마치 죽은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지만 가지 끝을 유심히 보고 있으면 자그마한 잎눈이 있다. 곧 다가올 따뜻한 봄을 그리고 신록의 여름을 나무들은 인내하고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황량하고 앙상해 보이던 나무는 죽은 것이 아니었으며 갑자기 터뜨린 듯한 새싹은 겨울 내내 부단히 준비 한 새로운 옷을 입고 세상을 마주한 것이다.

 


“겨울은 한 발 뒤로 물러나 조용히 단절되었을 때 나를 휴식과 충전으로 이끄는 계절이다.” 


 겨울은 한 걸음을 나아가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으로 인지되곤 했지만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조용히 단절됨에 따라 나를 되돌아보고 보듬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계절이라고 한다. 피부를 간지럼 피는 선선한 가을과 달리 겨울의 건조한 공기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할 것 같지만 우리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포근한 이불 속을 파고들게 하고, 연인과 손을 잡게 하고 가족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다. 하지만 손, 발에서 부터 깊은 뼛속까지 사무치는 찬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나는 쉬어갈 수 있는 경계 공간을 제공하는 겨울을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발버둥 쳐 왔다. 코 끝이 시린 그 느낌이 싫어 숨을 참았다. 꽃이 피기까지 숨을 참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숨을 참았다. 그렇게 숨을 잃었다. 나는 겨울을 나기 위한 동절기에 맞는 호흡법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겨울이 오는 것을 선택할 수 없지만, 그 계절을 어떻게 지낼지는 선택할 수 있다. 발버둥 치던 공간을 어떻게 환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배움을 기반으로 들판 위로 지나가는 계절을 견디듯 우리의 마음속에 지나가는 계절 역시 견딜 수 있다. 매서운 추위로 나를 움츠리게 만든다고 느꼈던 겨울 동안 봄, 여름 그리고 가을 동안 놓친 감정들을 차근히 정리하고 그동안 돌아보지 못했던 내면을 어루만지며 지내기. 그렇게 겨우살이를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나면, 언제나 그러했듯 내가 좋아하던 계절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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