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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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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대현
댓글 0건 조회 2,371회 작성일 23-07-13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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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 허먼 멜빌 -


포경선 피쿼드 호의 선장 '에이해브'는 과거 '모비딕' 이라는 이름의 커다란 고래에 의해 다리 한쪽을 잃었다. 모비딕을 향한 광기어린 에이해브는 복수심에 불타고 모비딕을 죽여 자신의 원한을 풀고 싶어한다. 선장의 삶은 모비딕에 의해 트라우마와 고통으로 휩싸였다. 그럼에도 저항하고 극복하려는 처절한 집념을 가진다.

사흘 밤낮을 추격한 끝에 모비 딕과 조우하지만 높은 지능과 넘을 수 없는 힘을 가진 모비 딕에 의해 피쿼드 호는 파괴된다. 


죄수가 벽을 부수지 않고 어떻게 밖으로 나갈 수 있겠나? 내겐 저 모비딕이 바로 벽이지, 그놈 가까이로 날 마구 밀어붙이고 있지. 그놈은 내가 풀어야할 숙제고 또 내가 내려놓아야 할 짐이야.


우리 모두는 각자 나름의 트라우마가 있다. 한 평생 털어낼 수 없을 것 같은 트라우마는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각자의 고통은 아파 본 본인들만 안다.

비슷한 상황의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올라 나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한다. 누군가는 잊고 싶어 회피하고, 누군가는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의 머리는 각자의 심리적 방어기제를 발휘하며 본능적으로 상황을 대처하려 한다.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정복되지 않는 고래여! 그럴지라도 그대를 향해 나는 돌진한다. 


선장 에이해브의 트라우마 근원은 모비딕이다. 광기어린 에이해브는 결국 비극으로 끝났지만 트라우마에 정복당하지 않고 저항했다. 삶을 지배하는 고통의 원인에 저항하고, 목숨까지 내걸며 극복하고자 했다. 에이해브에게 모비딕은 엄청난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포경선 선장으로서 매일매일 맞이해야만 한다. 두려움에 휩싸여 항해를 그만두고 모비딕을 마주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선장이라고 부를 수 없다. 트라우마는 나를 갉아먹지만 결국 나의 존재 일부이다. 트라우마를 제외하면 그 존재를 '나' 라고 부를 수 없다. 두려움의 근원으로부터 벗어나고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꽤나 가혹한 숙제지만 필연적이다. 완벽한 트라우마 극복은 없을 것라고 생각하기에 트라우마의 존재만으로 인간은 태초부터 불안한 존재일 것이다. 다만 완전한 존재에 끊임없이 다가가려 노력하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끝나지 않을 숙제에 솔직해져보자. 회피하지말고 마주해보자.


우리 모두 마음 속 깊고 어두운 곳에 헤엄치는 모비딕에 부끄러워 말고 두려워 말자. 모비딕이 일으키는 끊임 없는 물결에 떠내려가지 않기를,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모비딕에 계속해서 돌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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