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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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간적'인 모습
-영화 '더 문'을 보고-
세계제일 청정에너지 기업 '루나'의 직원 '샘 벨'은 달 표면에 존재하는 헬륨 자원을 추출하기 위해 그를 도와주는 인공지능 로봇 '거티'와 달 기지에서 근무한다. 주인공 샘은 3년동안의 근무를 끝으로 2주 뒤 지구로 귀환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헬륨 채취 도중 차량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게 되고, 인공지능 거티에 의해 다시 침대에서 깨어나며 영화가 다시 시작된다. 그러나 침대에서 깨어난 샘 벨의 모습은 멀쩡하였고, 통신위성이 고장나 지구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과 달리 거티가 본부와 통신하는 것을 보게된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샘 벨은 몇 일 동안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거티의 조언을 무시하고 밖으로 나가게 된다. 그리고 사고가 난 차량을 발견하고 그 안에 쓰러져있는 '샘 벨'을 구하며 혼란에 빠진다. 이 두 명의 '샘 벨'은 상황을 인지하기 위해 협동하게 되고, '거티'의 도움을 받으며 차근차근 실태를 하나씩 알아간다. 그들은 기존 '샘 벨'이 사망하면 복제인간 창고에서 새로운 '샘 벨'로 보충되는 클론이고, 자신들의 기억조차 조작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정체성에 혼란을 가지게 된다. 이후 새로운 '샘 벨'은 지구로 귀환하는 희망을 가진 기존 '샘 벨'을 지구로 보내려 했으나, 기존의 '샘 벨'이 클론의 수명을 다 해 사망하게 되고, 자신이 직접 기업의 감시망을 피해 지구로 도착한 후 기업을 고발하며 영화를 마무리한다.
자본주의 시장에 있는 대기업들은 영리단체라는 이름에 맞게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둔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각자 다양한 방법의 효율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윤리적인 문제와 충돌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영화에서는 이 문제를 극단적으로 표현하며 여러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우리 주변에도 동물실험, 생체실험을 하며 논란이 된 기업들이 많이 존재하였다. 이들에게는 항상 윤리적 문제들이 따르지만, 그들은 소수의 희생을 통해 좀 더 많은 사회에 이득이 된다면, 그것은 오히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물론 이 말도 맞다. 그들이 만든 제품, 그들이 발견한 결과를 통해 병을 고치고, 약을 개발한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행동이 정당화되는가? 이는 절대 아니다. 윤리적이라는 말 자체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만든 주관적인 기준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인간 사회에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주제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는 끊임없이 다뤄야 할 주제이며, 결코 무시해서는 안된다.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등장인물은 인공지능 '거티'이다. 영화에 나오는 기업 '루나'의 직원들은 클론들의 생활을 억제하고, 그들이 열심히 일하게끔 만들기 위해 희망고문을 하는 등 온갖 비윤리적인 행동을 저지른다. 기존 클론이 사망하며 작업에 차질이 생기자 새로운 클론을 빨리 생산하라고 재촉하는 장면은 압권. 그에 반해, 거티는 기업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샘 벨'을 도와주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샘 벨'이 무리한 부탁을 하며 반항적인 모습을 보여도 이를 수용하며 도와주고, 다쳤을 때 진심으로 걱정해주면서 치유해주는 모습을 보며 감명을 받은 그를 향해 자신은 '샘 벨'을 도와주라는 명령을 수행했을 뿐이라고 얘기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간적'이라는 말은 사람과의 정(情)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동양권에서만 표현되는 이 '정'은, 감정뿐만 아니라 기분, 취향, 본능 등의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인간의 성질과 이치에는 물질의 이치와는 다른, 인간만의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따뜻함, 손해를 감수하면서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 이는 '이치'라는 말보다는 '정'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하지만, 이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합리주의, 자본주의 환경 속에서 '인간적'인 모습은 보다 '물질적'으로 바뀌고 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들듯이, 자본주의 사회의 환경에 많이 노출이 되고 이곳에서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람들은 보다 차가워졌다. 점점 우리 사회에서 정은 사라지고, 자신들의 이득만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이런 사회 속에서 윤리적인 문제들이 재기되며 인간다운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상기시키고 있지만, 이 '윤리'라는 기준마저 시간이 지나면 합리주의적인 기준으로 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 나타낸 미래시대 모습과 같이 말이다. 어쩌면 이런 시대속에서 오롯이 달 기지 안에서만 존재하며 때묻지 않은 감정과 자아를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이, 가장 순수하고 인간적인 정(情)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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