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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 티 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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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동빈
댓글 0건 조회 2,342회 작성일 23-08-1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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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이 티 나는 사회 ”

- 김승섭 외 5인 著 「우리의 상처가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을 읽고 -

 

군계일학 (群鷄一鶴)

 

닭의 무리 안에 한 마리의 학이 있다면, 당연히 그 고고한 자태에 눈길이 가게 된다.

그리고 그 이유를 한 단계 더 파고들면 닭만 있어야 할 닭장에 한 마리 학이 있었기 때문에 티가 날 수밖에 없다.

다시, 똑같이 닭의 무리 안에 한 마리의 학이 있다. 당연히 티가 난다.

하지만 그 무리가 원래 학의 무리였어야 했고, 문제가 생겨 온통 닭만 가득하다면 앞선 ‘군계일학’과 완전히 동일한 상황이지만 다른 의미를 가진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일련의 비정상적인 사건들로 뒤숭숭하고, 심지어는 절망스럽기까지 하다. 그리고 이들의 가장 큰 원인은 이 책의 저자들이 꼬집듯 2020년부터 얼마 전까지 지속된 ‘팬데믹’이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의 상처가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약 3년간 이어진 팬데믹의 시간이 인간의 육체를 병들게 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을 병들게, 특히 사회적 약자 (이주민, 장애인, 노동자, 노인, 여자 그리고 아동)들의 보호망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말한다. 일반의 사회도 질병으로 인해 고립되는 동안 그들은 사실상 방치된 것과 다르지 않았는데 심지어 오랫동안 알아차려지지도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곯아버린 상처는 팬데믹이 끝남과 동시에 피어오르던 희망을 짓밟고 하나 둘 씩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학부모는 “무릎 꿇고 빌어라” ... 학생은 “쌤 하는 일이 뭐예요?” - 뉴스1 23.07.25.

“내가 당신 자를 수 있다” ... 학부모 갑질에 멍드는 교사들 – 금강일보 23.08.03.

‘내 자식은 왕의 DNA’ ... 교육부 사무관, 담임교사에 갑질 논란 – 이데일리 23.08.11.

 

대낮 신림역 인근서 칼부림 ... 1명 사망 , 3명 부성 – 동아일보 23.07.21.

서현역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발생 ... 용의자 긴급 체포 – 매일경제 23.08.03.

‘살인예고’ 범죄 급증 ... 검거 피의자 절반이 미성년자 – UPI뉴스 23.08.13.

 

최근 한 달 동안 쏟아진 기사의 제목들이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현실은 고립에 의한 비이성과 약자에 대한 방치가 빚어낸 처참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폭염으로 인한 취약계층과 노동자의 희생, 폭우로 인한 가슴 아픈 인재(人災)와 지지부진한 수사, 세계 잼버리대회의 국제적 망신 등. 범인류적 질병이라는 커다란 재난에 가려 우리가 그동안 챙기지 못한 규율과 신념이 무너진 결과가 이러한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원래 학의 무리였고 한두 마리의 닭만 보였어야 할 사회가 점점 닭장이 되어가다 보니, 이제는 몇 안되는 (정상인) 학들이 티가 나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정상적인 사고, 정상적인 행동 그리고 정상적인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을 오히려 찾아다녀야 하는 현실이 요즘은 부쩍 가까이 느껴진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기 자신부터 변화해야 한다. 이웃과 동료에 더 친절해야 하며, 사회적 약자와 아이들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고, 공동체가 이룬 안전망을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하며 부정과 부패에 더 명백히 분노해야 한다. 그리고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되새겨야 한다.


우리의 상처는 미래를 바꾸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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