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듯 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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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듯 너를 본다
언제부터인가 문학을 등한시하게 됐다. 싫다기보다는 성장에만 눈이 멀어 마음에 자기 계발 서적에 손이 갔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했을 때 시는 문학의 종점이라고 생각한다. 단 몇 글자로 시인의 마음과 독자의 마음을 함축해버리며, 그리고 그 글이 누구한테 닿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색으로 빛나기 때문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읽기를 미루기만 했던 시집을 꺼내 읽었다. 글자는 몇 자 안되지만 한 구절 읽고 내 경험과 감정들을 소중하게 정리하여 펼쳐보는 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 시인이 ‘시’를 묘사하는 아주 짧은 구절을 소개해보겠다.
시
그냥 줍는 것이다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
찬란하게 빛났던 감정들, 먹구름이 잔뜩 끼어 숨막히는 감정들까지 모두 참으로 귀중한 보석들이다. 하지만 이런 보석들은 우리가 갈고 닦아서 어딘가에 새겨넣지 않으면 흩어져 잃어버린 채 그냥 살아간다. 그런 마음들을 고이 간직해주는 것이 ‘시’라고 생각한다. 그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단어, 그리고 그 때 우리의 생생한 호흡까지 담아주는 간격과 줄바꿈까지도 이렇게 우리의 경험들을 소중히 여겨주는 글이 또 있을까. 그래서인지 마음이 어지러울 때 읽었던 시는 오래도록 기억되고 자주 생각난다. 내 모습과 목소리를 녹화하지는 못해도 나의 속마음을 촬영해놓은 듯하다.
별
너무 일찍 왔거나 너무 늦게 왔거나
둘 중에 하나다
너무 빨리 떠났거나 너무 오래 남았거나
또 그 둘 중에 하나다
누군가 서둘러 떠나간 뒤
오래 남아 빛나는 반짝임이다
손이 시려 손조차 맞잡아 줄 수가 없는
애달픔
너무 멀다 너무 짧다
아무리 손을 뻗쳐도 잡히지 않는다
오래오래 살면서 부디 나
잊지 말아다오.
친구든 연인이든 누굴 만나 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왜 이렇게 우리가 만난 타이밍에 푸념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너무나 소중했지만 지금은 연락도 잘 할 수 없는 사람을 너무 빨리 만났다고 생각했다. 아직 생각이 어렸을 때 만난 것은 아닌지 한탄스러웠다. 혹은 나랑 너무나 잘 맞는 사람에게는 왜 이제서야 나타났는지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애석했다. 그리고 오래도록 알고 지냈지만 그리워하는 이에게는 너무 흔적이 짙게 남아서 원망도 해봤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만났던 이들은 내 하늘에 하나씩 별로 박힌다. 이 모든 이들은 별처럼 손을 뻗어도 붙잡을 수가 없지만 그렇게 빛나는 채로 남겨둘 뿐이다. 어느 날에는 구름에 가려져 그 반짝임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너무 날이 맑을 땐 그 빛이 너무 눈이 부셔 눈물을 흐르게 할 때도 있다. 제일 애달플 때는 옆에서 손잡고 걷던 이들이 떠나가 언제부터인가 손 뻗어도 닿을 수 없는 저 하늘로 박혀있다는 걸 알아차릴 때다. 그래도 그들의 하늘에도 내가 별로 박혀 있음에 안도감을 느낀다. 그렇게 이 고요하고 적막한 이 밤에 혼자 길을 걸을 때도 이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우리는 어두운 밤하늘에 서로의 반딧불이가 되어 길을 헤매지 않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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