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e 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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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e dog
Phil Knight
나이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여타 브랜드와는 다른 점이 있다. 분명 스포츠웨어를 판매하는 회사이지만, 광고에서는 단 한 번도 상품에 대해서 언급되지 않는다. 그 대신 위대한 운동선수의 땀방울과 그 결과로 펼쳐지는 운동경기에 대한 경의, 그리고 나이키의 슬로건만이 담겨있다. 그리고 광고 마지막 즈음에 나오는 ‘Just do it’ 이라는 슬로건은 우리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당장 신발을 신고 어디론가 가야할 것 같은 마음을 들게 한다. 이러한 나이키의 정체성은 어디서 온 것일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그 답을 이 책 ‘Shoe dog’에서 찾을 수 있었다.
‘Shoe Dog’은 나이키의 창업자 필 나이트의 자서전으로, 그가 처음 창업을 시작한 1962년부터 1980년까지의 좌충우돌 창업비화를 생생하게 담은 책이다. ‘Shoe dog’ 이라는 단어는 신발 연구에 미쳐버린 사람을 뜻하는데, 신발에 모든 것을 건 나이키 초기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은 저자가 말하는 ‘미친 생각’을 처음 떠올리고, 그것을 맨땅에서 실현시키기 위한 모든 과정들을 세세하게 담아냈다. 여타 자서전과는 다르게 일본 무역, 세금, 대출, 환율, 인건비, 독점 금지, 해외 공장 등등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마주쳐 고뇌하는 과정과 해결 과정들이 적나라하게 적혀있다. 현금 줄이 막혀 몇번이나 도산할 뻔하고, 다른 기업에 배신당하기를 반복하지만 결국은 아디다스를 꺾고, 세계 최고의 스포츠웨어 회사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나이키의 슬로건인 ‘Just do it’ 정신을 그대로 담고 있다.
책의 목차는 1962년부터 1980년까지 각 연도별로 한 챕터씩 구성되어 있다. 굵직한 사건별로 목차를 만들 법도 한데 이렇게 연도별로 구성한 것은 그렇게 해도 다 담지 못할 만큼 매해 사건이 터졌음을 의미한다. 수 많은 일화가 있지만 걔 중에서도 ‘오니쓰카’라는 일본 기업과 얽힌 2가지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는 오니쓰카를 만날 때, 그리고 오니쓰카와 결별할 때이다.
책은 ‘미친 생각’이라는 챕터로 시작된다. 필나이트는 MBA과정 중 기업가정신 과목 수업시간에 신발 시장에 대한 레포트를 작성하게 되면서 일본의 운동화 업체 오니쓰카(현재 ASICS의 전신)를 알게 된다. 도서관에서 신발과 관련된 수입, 수출, 창업과 관련된 정보를 모두 뒤져 일본의 러닝화가 세계를 점령할 것이라는 결론을 낸다. 이를 스스로 미친 생각이라고 부르고, 이를 실행할 계획을 세운다. MBA 졸업 직후 그는 미친생각을 실행하기 위해 일본으로 날아간다. 다짜고자 오니쓰카 본사에 전화를 해서 약속을 잡고, 공장을 방문한다. 그리고 중역들을 만난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블루리본’이라는 방금 지어낸 자기 회사를 통해 오니쓰카의 제품을 미국에 판매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리하여 운동화 샘플을 받게 되고, 이후 미국 판매권을 가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회사가 성장하게 된다. 오리건대학교를 졸업하고, 스탠포드 MBA, 회계사 자격증까지 보유한 필나이트에게 이러한 도전에은 많은 안정적인 것들을 포기한 결정이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정말 미쳤다고 밖에는 할 수 밖에 없는 결정과 행동들이었다. ‘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장 아니면 죽음이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라는 필나이트의 신념에서 느낄 수 있듯 그는 안주하지 않는 인생관을 가지고, 본인의 소명을 찾아 타인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물론 개개인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에 모두가 필나이트처럼 자리를 박차고, 주위 통념에 반하는 행동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누구나 살면서 본인의 소명을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오고, 때에 따라 자기가 가진 커다란 것을 포기해야할 순간이 온다. 나 또한 그런 때가 있었고, 앞으로도 분명 그런 일이 종종 있을텐데 그럴 때마다 필나이트가 되뇌었던 아래 문장은 큰 힘이 될 듯하다.
“세상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하더라도 신경 쓰지 말자. 멈추지 않고 계속 가자.
그곳에 도달할 때까지는 멈추는 것을 생각하지도 말자.
그리고 그곳이 어디인지에 관해서도 깊이 생각하지 말자.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멈추지 말자.”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오니쓰카와의 결별이다. 정확히는 필나이트가 그 과정을 견뎌낸 방법이 인상적이었다. 제조업체인 오니쓰카와 유통업체인 블루리본은 서로 윈윈하는 듯 했으나, 오니쓰카는 언제든 블루리본을 버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윽고 오니쓰카가 필나이트의 블루리본을 배신하고 공격적으로 합병 시도를 하자, 블루리본은 나이키(Nike)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지금의 나이키가 탄생하게 된다. 오니쓰카는 계약 위반으로 나이키에 소송을 걸고, 결국 회사의 명운을 건 재판까지 가게 된다. 법정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맹공하는 변호사들을 상대하며 괴롭힘,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필 나이트를 지탱했던 것은 가족과 달리기였다. 힘든 재판이 끝날 때까지 그는 매일 밤 10 킬로미터를 달리고 돌아와서 아내와 아들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을 가졌다. 치열하게 싸우는 중에도 본인만의 루틴을 고수했고, 그것이 본인의 생명을 지켜주었다는 말은 내게 루틴의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또한 달리기라는 키워드로 인생철학을 정립하며 위기 상황에서 버텨나갈 수 있었던 그의 생각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자신의 고통과 과거를 잊어야 한다.
우리는 ‘한 발짝도 못 뛰겠어’라는 내면의 외침, 애원을 무시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잊어버리거나 떨쳐버리거나 무시하지 못하면, 우리는 세상과 타협해야한다.
육상 경기 도중에 내 마음이 원하는 것과 내 몸이 원하는 것이 서로 일치하지 않을 때 나는 내 몸에 이런 말을 하곤 했다.
‘그래, 너 참 좋은 의견을 내놓았구나. 하지만 그래도 계속 달려보자.’”
비단 창업을 하지 않더라도 삶에서 도전하고 위기를 겪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되는 영상이나 음악을 듣거나, 명언들을 보며 힘을 내곤 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것들이 너무 상투적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며 효력이 떨어졌다. 반면 생생한 사례를 통한 깨달음을 주는 필나이트의 ‘Shoe dog’을 통해 새롭게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책 ‘Shoe dog’은 내게 앞으로 두고두고 힘들 때 종종 꺼내 펼쳐 볼 수 있는 책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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