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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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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희태
댓글 0건 조회 3,210회 작성일 23-02-06 14:34

본문

은하철도의 밤

-미야자키 겐지-

 

あかいめだまの さそり

붉은 눈의 전갈

ひろげた鷲の  つばさ

펼쳐진 매의 날개

 

あをいめだまの 小いぬ、

푸른 눈의 강아지

ひかりのへびの とぐろ。

빛나는 뱀의 똬리.

 

オリオンは高く うたひ

오리온은 드높혀 노래하고

つゆとしもとを おとす、

이슬과 서리를 떨구네,

 

アンドロメダの くもは

안드로메다의 구름은

さかなのくちの かたち。

물고기의 입 모양.

 

大ぐまのあしを きたに

큰 곰의 발에서 북쪽으로

五つのばした  ところ。

다섯 걸음한 곳.

 

小熊のひたいの うへは

작은 곰의 이마 위는

そらのめぐりの めあて。

하늘이 순환하는 기준.

 

-미야자키 겐지, 순환하는 별의 노래 (星めぐりの歌)-

 

1.별들이 빛나는 밤


봄이 오기 전 마지막 시샘일까, 입춘이 지났음에도 찬 바람이 매섭게 불어오는 밤이다. 

추운 날 밤하늘은 유독 별이 잘 보인다. 늦은 저녁 연구를 끝내고 집으로 가는 길에 하늘을 보면 수많은 별이 집으로 가는 가로등이 되어 준다. 

수 억 년 전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별들은 그 자체로 이정표일 뿐만 아니라, 하나의 등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사실, 별들은 영원하지 않다. 별 내부에는 수소와 헬륨 같은 원소들이 있으며, 이러한 원소들은 강한 중력에 의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며 빛과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때, 헬륨보다 더 무거운 원소들이 생성되게 된다.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탄소, 숨을 쉬게 할 수 있는 산소, 반도체에 사용되는 규소, 모두 별들로부터 온 것이다. 

즉, 그들은 자신을 희생하면서 빛을 내고 있고, 그렇기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밤하늘의 별들은 더욱 아름답다.


2. 은하철도의 밤


우리에게 유명한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원작인 “은하철도의 밤”은, 이러한 별들을 기차를 타고 여행한다면 어떨까, 라는 상상에서 시작된다. 

소설은 주인공인 조반니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생활하는 조반니는, 친구들에게 놀림과 따돌림을 당한다. 

그런 조반니를 이해해주는 유일한 친구인 캄파넬라는, 조반니가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도와주고 안타깝게 생각하면서도, 저 멀리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마을의 성대한 축제인 은하수 축제가 있던 날, 조반니는 우연히 은하철도 기관사의 음성을 듣게 된다. 

밝은 빛에 감싸여 어디론가 이동한 조반니는, 그가 상상으로만 전해지던 은하철도에 탑승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조반니는 은하철도를 타고 여러 가지 사람들과 행성을 만난다.

열차의 마지막 종점, 남십자성 역에 도착할 때쯤, 조반니는 캄파넬레이게 철도를 타고 여행하며 느낀 점을 말한다.

 

<<옛날에 전갈 한 마리가 발드라 들판에서 작은 벌레들을 잡아먹으며 살았대.
그러던 어느 날, 족제비 눈에 띄어서 잡아먹히게 되었다지 뭐야?
그런데 갑자기 앞에 우물이 나타나서, 그 안에 떨어져버렸어.
아무리 발버둥쳐도 올라오지 못하고 우물 속으로 빠지기 시작했지.
그때 전갈은 이렇게 소원을 빌며 기도했대.
'아아,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생명들을 앗아갔던가? 그러던 내가 족제비에게 잡히게 되자 그토록
죽을힘을 다해서 도망치다니! 결국에는 이런 꼴이 되고 말았네. 아아, 이제는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다.
어째서 내 몸을 잠자코 족제비에게 내주지 않았을까? 내 몸을 주었더라면 족제비도 오늘 하루를 더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
 신이시여, 제 마음을 헤아려주십시오. 다음 생애는 헛되이 목숨을 버리지 않고, 모든 이들의 참된 행복을 위해서 제 몸을 사용하게 해주십시오.'
그렇게 기도한 순간, 자신의 몸이 아름답게 타오르는 새빨간 불이 되어 어둠을 밝혀주고 있는 것을 보았대.

<중략>

캄파네라, 이제 우리 둘만 남았어. 우리는 이 세상 끝까지 함께 가자.
아까 그 전갈처럼, 나는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내 몸을 백 번이라도 태울 수 있어. >>

 - 은하철도의 밤 중에서 -

 

 

 

이 말을 하며, 조반니는 캄파넬라를 보았다. 

그러나 캄파넬라는 어느샌가 사라졌었다. 

남십자성을 향해 점점 밝아지는 창문을 보며, 조반니는 종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후, 조반니는 처음 안내 방송을 들었던 그 자리에서 정신을 차린다. 

캄파넬라에게 자신의 여행을 말하려고 부리나케 마을로 뛰어 들어갔지만, 캄파넬라는 이미 다른 친구를 구하고 물에 빠져 죽어 있었다. 

덤덤하게 말하는 캄파넬라의 아버지를 보는 조반니의 시선을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3. 전갈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내 몸을 백번이라도 태울 수 있다는 문장으로부터, 작가가 우리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지, 직접적으로 묘사된다. 

이야기 속에서, 족제비로부터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고 먹혀버리는 전갈은 매우 하찮은 존재이다. 

그러한 전갈이 자신의 희생을 감내하자마자, 그는 아름다운 불꽃으로 승화된다. 자신의 희생을 통해, 다른 사람이 구원받음으로써 그는 하나의 신념이 된다.


“조금 나아가사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여 이르시되, 내 아버지에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마태복음 26:39-


예수님도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매우 깊은 고민의 시간을 가지셨다. 

누구보다 훌륭하고 선인이었던 예수님조차 말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결국 인간의 모든 죄악을 자신의 잔에 담아 십자가에 매달림으로써, 우리의 원죄를 사해주시고 회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다.


우리가 당장 남을 위해 희생하자는 말은 아니다.

그런 결정과 신념을 지니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생각이 필요할 테니.

다만, 그러한 결정을 내린 이들에게, 감사하고도, 미안한 감정을 지녀야 한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기꺼이 자기를 하늘에게 내어 준 이들이기 때문에.

 

밤하늘 저 멀리 남십자성에 있는 누군가를 위해, 오늘도 감사히 기도를 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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