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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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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훈
댓글 0건 조회 2,875회 작성일 23-03-02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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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와 인간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 -



​  코스모스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집필하여 1980년 10월 12일에 출판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우주 관련 대중 과학서적 중 하나이다. '코스모스' 라는 이름답게, 칼 세이건은 본 책에 우주의 구조와 그 우주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해 놓았다. 나 또한 어렸을 때 천문학과 진학을 생각했었을 정도로 우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해당 책이 출판된 연도가 1980년이라 시간이 꽤 지났고, 나름 천문학에는 관심이 많았던 지라 평소부터 우주 관련 책들을 많이 찾아봤었기 때문에 '코스모스'에 집필된 내용들이 모두 신기하고, 또 새롭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지식들 사이에 존재하던 '코스모스'만의 독특한 이야기들은 내 뇌리에 강한 인상으로 남게 되었다. 화성에 탐사선을 처음으로 보내 착륙시킬때까지의 과정과 시행착오들, 왜 우리가 어쩌면 존재할 외계인들과 만나지 못하는지를 설명해 주는 드레이크 방정식,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행성들에서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어떤 형태를 이루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들 등등의 다채로운 내용들은 내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광활한 우주에 대한 설명으로 가득한 '코스모스'에서 내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것은 우리들, 즉 '인간'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주와 인간. 얼핏 생각하면 인간과 우주는 매우 동떨어진 존재같아 보인다. 우리 행성의 대기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주선이라는 흔치 않은 운송수단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생동안 지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우주를 어둡고 광활한 공간속 빛나는 천체들로 가득한 미지의 영역으로 여기며 과학자들이 탐구할 곳이지 자신들과 그들이 사는 지구와는 딱히 관련없는 것으로 치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 인간들과 지구 또한 우주의 일부이다.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물질들은 우주에서 왔다. 가장 기본적인 원자 수소를 비롯하여, 태양보다 무거운 항성에서 만들어지는 철, 초신성 폭발로 만들어지는 그 이상의 원자들은 지금 이곳에 모여 지구와 우리들 인간을 구성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생각하면, 저 지구 바깥에 존재하는 천체들과 우리 인간들은 구성 원자와 물질구조만 다를 뿐이지 모두 우주에서 태어난 자식들이라 할 수 있다. 천체와 인간 모두 죽으면 그 구성 요소들이 우주로 흩어진다는 것까지 똑 닮았다. 그렇다면 우주의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인간 또한 저 우주에 널려있는 천체들, 그리고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사물들과 다를 것 없는 원자의 집합체에 불과하단 말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천체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물질들은 똑같이 원자로 구성되어 있지만, 나는 인간이 지금까지 우주에서 관측된 모든 것들중 가장 특별한 존재들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것들은 원자로 이루어져있다. 그런데,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들, 특히 인간이라 명명된 원자의 집합체들은 뭔가 특이하다. 일단, 그 기원부터 심상치 않다. 처음에는 단순한 분자 덩어리였던 것이 오랜 세월동안 점점 진화하고 복잡해지더니 결국엔 약 10^28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복잡한 존재가 되었다. 또 '자아'라는 것을 지니고 있어 그 자아에 기반한 '행동' 이라는 특이한 움직임을 보인다. 그리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 아니면 단순한 호기심 충족을 위해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이 생각을 고도화시키고 개념화시켜 '학문'이라는 우주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 냈다. 거기다 인간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문자와 책 그리고 도서관까지 만들어 냈다. 그저 뇌에서 생성되고 사라져가던 생각이라는 이름의 전기반응들은 문자라는 형태로 세상에 실체를 드러낼 수 있게 되었으며, 그러한 생각들의 집합체인 책이 도서관에 보관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의 생각을 반 영구적으로 엿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사람의 뇌로는 보관하는게 한정적일수밖에 없던 거대한 양의 지식이 책과 도서관을 통해 후대에 길이길이 전해질 수 있게 되었고 비로소, 생물학적 진화를 인간의 진보가 뛰어넘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정보의 저장과 공유를 통해 인간들은 학문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고, 그렇게 생물적 한계마저 뛰어넘어가며 계속 나아가던 인간들은, 지구 밖 우주공간으로의 진출마저 이뤄내며 자신들의 고향을 탐험할 수 있게 되었다.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천체들을 비롯한 다른 형제들과 같이 우주에서 태어난 원자의 집합체일 뿐인 인간들이, 묵묵히 우주의 법칙에 따라 '운동'하고 있을뿐인 형제들과 달리 자신들의 생물적 한계마저 뛰어넘는 진보를 거듭해 온 끝에 이리도 복잡한 사회와 기술들을 이뤄내고, 자신들의 고향인 우주의 기원에 대해 탐구하는 '행동'을 하고있는 것을 보면 어찌 특별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칼 세이건이 드레이크 방정식으로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은하에 존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등 문명의 수는 약 10개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칼 세이건이 인간 외의 고등생명체의 존재가능성에 낙관적인 시선을 가졌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코스모스' 가 출판된지 40년이 지난 지금도 인류는 고등 생명체는 커녕 생물 그 자체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인간이 관측된 우주에서 가장 특별한 지위 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들 사이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자신과 남을 비롯한 인간들의 존재가 너무나 당연하지만, 우주 전체를 놓고 보면 인간은 기적에 기적이 겹쳐서 만들어진 존재다. 지금 우리 옆에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먼 나라에 있는 이름 모를 어떤 사람도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존재할 가능성이 0에 가까운 기적의 산물이다. 우주를 이루는 10^82개의 원자들 중에 단 10^28개의 원자들만이 인간이라는 집합체가 되어 '의지를 갖고 행동' 한다. 인간 전체를 합하면 7*10^37개의 원자들이지만, 우주 전체로 보면 없는것이나 마찬가지인 수다.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 에서 이런 기적을 통해 태어난 인간들이, 서로를 소중히 여기지 않고 상처입히는 현실에 한탄한다. 지금도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으로 우주에서 가장 특별한 원자의 집합체들이 스러져가고 있다. 또한 자신이 기적의 산물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집합체들은, 스스로 다시 고향인 우주로 돌아가는것을 선택하고 있다. 우주의 나이인 137억년에 비하면 인간의 수명 100년은 찰나와도 같다. 하지만, 그런 짧은 시간동안만 존재하는 기적이 바로 우리들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 시간동안은 이 우주에서 0에 수렴하는 확률을 뚫고 기적적으로 주어진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또 스스로를 포함한 모든 인간들이 특별한 기적의 산물인 만큼, 자신과 남들을 상처입히지 않고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광활한 우주 전체를 놓고 보면 티끌보다 못한 하찮은 존재다"라고.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기적은 흔하지 않기에 특별한 법이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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