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물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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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물의 길
감독 : 제임스 카메론
"나는 당신을 봅니다."
이 대사를 다시 마주하며, 한켠에 묻어놨던 오래된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푸른 형광빛이 감도는 판도라 행성의 식생과, 원시적이고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대자연을 보며, 황홀함과 신비로움 그리고 오래된 옛 친구를 보는 듯한 반가움마저 느꼈다.
동시에, 3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을 가득 메운 CG를 구현해내기 위해 이 영화에 얼마나 많은 인력과 자본이 투입되었을지 가늠이 되질 않았다.
그만큼 나비족의 움직임과 자연 환경이 매우 자연스럽고 생생하게 표현되어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인물들의 감정선과 스토리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아바타: 물의 길은 크게 2가지 내용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번째는 가족간의 끈끈한 결합과 사랑이다.
쿼리치 대령은 숲의 부족 족장 제이크 설리를 향한 복수를 위해 사랑하는 그의 가족들을 납치하고 위협에 빠뜨린다.
설리는 부족 구성원들을 보호하고 아이들을 구출해내기 위해 망설임 없이 적진을 뚫고 전장으로 향한다.
개인적으로 아버지인 제이크 설리보다 그의 나비족 아내인 네이티리가 인상 깊었다.
적의 면전에 화살을 명중시키고, 살벌한 표정으로 날이 선 칼을 적의 목에 단번에 대면서 나비족 특유의 원시적인 야수성과 강렬한 모성애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설리의 목숨을 노리고 부족민들을 향해 학살을 자행하는 인간들을 피하기 위해 결국 설리는 그의 가족과 함께 물의 부족 마을로 피난을 가게 되지만,
그곳에서도 그의 혼혈 아이들은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환영받지 못한다.
그런 차별이 있을 때마다 설리는 언제나 '설리 가족은 하나'(The Sullys stick together)임을 아이들에게 강조하며 어려움은 가족이 함께 뭉쳐 이겨내야 한다고 말한다.
두번째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자연 파괴에 대한 증오이다.
아바타의 초기 설정에는 자원이 고갈되고 황폐화된 지구를 떠나 제 2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해 떠돌다 판도라 행성을 발견하고 이곳에 정착하기 위한 과정이 담겨있다.
제이크 설리처럼 판도라 행성의 원주민인 나비족들의 언어와 삶의 방식을 따라 배우며 그들을 존중하는 무리도 있었지만, 희귀한 자원을 손에 넣어 막대한 부를 쌓기 위해 파괴를 마다하지 않는 부류도 많았다. 본편에서는 범고래를 닮은 해양 생물인 툴쿤이 등장하는데, 인간은 음파를 이용해 몰이 사냥을 하여 툴쿤을 죽인 다음, 이들의 뇌에 구멍을 뚫고 파이프를 꽂아 '암리타'라는 약을 추출한다. 단순히 불태우고 폭파시켰던 전편과 달리, 앞서 말한 적나라한 장면 묘사를 통해 인간의 잔혹성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관객들이 눈살을 자연스럽게 찌푸리도록 만들고, 문제의식을 느끼게끔 유도한 감독의 의도적인 연출이 본편에서는 더더욱 돋보였다.
예외도 있겠지만,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게 하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존재는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만이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삶의 방향키가 고장나고, 스스로가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산다고 자각하는데, 주위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면, 그는 결국 고립되고, 극심한 우울감에 빠진다.
나의 경우, 홀로 남겨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방황하다가 의미 없이 고민의 시간만 길어지면, 결국 적절한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나지 않았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준 이 작품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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