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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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병헌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2022년 12월 21일, Google 본사에는 ‘Code Red’가 발령했다. 전 세계 검색 엔진의 92%를 점유하고 있는 구글이 한 달 전 공개된 ‘이것’ 때문에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다. 또한, ‘이것’이 공개되자 영국의 신문사 ‘INDEPENDENT’는 “Google is Done” 제목과 함께 IT 업계의 대격변을 예고했고, 일론 머스크도 ‘이것’을 사용한 뒤 무서울 정도로 훌륭하다며 미래를 위협할 강력한 기술이라고 호평했다. 페이스북은 300일, 유튜브는 241일 걸렸던 1 Million 사용자를 공개한 지 단 5일 만에 돌파한 ‘이것’은 바로 AI 산업계 신흥강자로 부상한 OpenAI 사의 인공지능 ‘ChatGPT’이다.
Chat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인간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방대한 데이터들을 신속하고 정교하게 제공해주는 지능형 챗봇이다. 때문에, 우리는 챗봇과 채팅하듯 질문을 문장으로 작성하면 별도의 탐색 과정 없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단 몇 초 만에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고, 이는 현존하는 검색엔진을 월등히 뛰어넘는 편의성을 제공한다. 기존의 우리는 구글에 어떤 키워드를 검색하면 광고도 뜨고, 필요한 정보가 맞는지, 적절한지 여부를 직접 찾아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ChatGPT는 마치 세상의 모든 정답을 알고 있는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듯한 질문 형태로 원하는 정보를 입력하면 단숨에 정교한 답안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즉, 대화가 가지는 편의성을 정보 검색에도 파워풀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챗봇은 이미 Apple의 Siri, 네이버 클로바, 갤럭시 빅스비와 같이 과거에도 존재했던 기술이다. 하지만, ChatGPT가 특별한 이유는 사람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강화학습 기술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챗봇은 답이 정해져있는 데이터를 사람들이 입력해서 AI를 학습시키는 방식이었다면 GPT는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훈련하여 최적의 결과를 찾는 강화학습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언어를 모사하는데 사용되는 언어모델 매개변수는 ChatGPT-3.5 기준 1750억 개로, 현존하는 챗봇보다 1000 배 이상의 압도적인 수행능력 차이를 지니고 있고, 앞으로 나올 ChatGPT-4는 1조 단위의 매개변수를 활용할 정도로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매개변수가 많아질수록, 기계 같은 대화에서 벗어나 훨씬 자연스러운 대화를 모방할 수준에 가까워지는 것이고, ChatGPT의 정교함은 이미 검증된 수준에 이르렀다. 실제로, 제이크 오친클로스 미국 하원의원이 읽은 인공지능 센터법 관련 연설문은 ChatGPT에 법안의 중요성을 소개하는 연설문을 100단어로 작성하라고 입력해 뽑아낸 것이었다. 연설문 문장이 워낙 자연스러워 AI가 쓴 걸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인간의 대화방식을 구현해내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 로스쿨 에세이 시험에 합격하면서 무료 법률 자문기구로 활용되고 있고, 의사면허도 취득할 수준의 방대하고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갖추고 있어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서민들 사이에서 엄청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토록 정교하고 활용도가 높은 AI인만큼, 이를 악용할 우려도 굉장히 높다. 미국 뉴욕시는 표절 방지를 위해 모든 공립학교에서 ChatGPT 접속을 금지시켰고, 몇몇 대학들도 ChatGPT로 작성한 에세이를 판별하는 또 다른 AI 기술을 활용하여 표절 여부를 탐색하고 있다. 부정행위에 대한 우려는 교육계만 있는 것이 아니다. 2022년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1등을 수상한 작품이 AI 그림인 것이 밝혀지면서 많은 논란이 불거졌고, AI 수준이 올라가면서 점차 소설, 시, 시나리오와 같은 문학 작품에도 인간을 뛰어넘는 수준을 드러낸다면 우리들의 고유성마저 빼앗기는 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ChatGPT의 또 다른 문제점은 일방적인 주입식 대화방식이라는 점이다. 구글 검색엔진을 활용할 때는 수많은 글 중에서 적절한 답안을 탐색하는 비판적인 사고능력이 길러졌지만, 질문을 통해 답변을 얻는 ChatGPT의 경우는 마치 그것이 정답인 것처럼 쉽게 받아들이게 되고, 손쉽게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보탐색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될 우려도 생길 수 있다. 또한, ChatGPT 자체가 갖는 객관성 저하 문제도 존재한다. GPT의 해결 과제 중 하나인 할루시네이션은 AI가 존재하지 않는 답변 또는 틀린 답변을 마치 존재하지 않는 환각을 보는 것처럼 내놓는 이슈를 말하는데, 이는 GPT가 편향적이거나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답변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ChatGPT에 의존하게 되면 자칫 자신만의 객관성을 잃고 편향된 사고방식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늘 인류의 삶을 이롭게 하기 위한 방향으로 개발되어왔지만, 다방면에서 인간의 한계를 월등히 뛰어넘는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들에게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끼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하지만, 그것이 옳든 옳지 않든 인공지능은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이 되는 것은 막을 수 없기에, 무작정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과 규제를 확립하고 인류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게 해주는 활용 방법에 대해 다같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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