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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월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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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영근
댓글 0건 조회 2,883회 작성일 22-12-08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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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바람으로 손이 시려운 출퇴근길, 화려하게 꾸며진 건물과 거리를 보면 올 한해도 마무리가 되어가는구나 싶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올 한해의 유종의 미를 매듭을 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만남을 미루어왔던 주변 지인들과 그동안 있었던 일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며 다가올 내년을 기약하며 또 다른 계획을 세우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 속에서 나는 주로 올 한해 있었던 일을 곱씹어보며 천천히 걸어온 발걸음을 되돌아보았던 것 같다.

 

 

“평범함은 특별하다.

우리가 그 속에서 숨은 모과를 발견하기만 한다면 평범이 특별함이다.

매일 뜨는 달이 밤의 특별함이듯”

 

 왜 지나간 2022년을 되짚어 보았을까? 라고 물어보았을 때, 나는 올 한해 속에서 나만의 특별함을 찾고 싶어 무의식적으로 행동했던 것 같다. 특별함. 특별함이라는 단어는 한 글자(特) 한 글자(別에)서 피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듯, 군계일학으로 보통의 남들보다 구분되게 뛰어나야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높은 나무일수록 수 많은 나무들이 군집해있는 숲 속에서 여타 다른 나무들보다 햇볕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더 많이 받은 햇볕으로부터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365일 속에서 내가 찾고자 했던 특별함은 이와 다르지 않았다.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목표를 성취한 것이든지 지나간 올 한해에 쏟아부은 노력에 대해 보상이 될만한 것으로 나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어떻게든 찾으려고 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하루하루 바쁘게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름을 찾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1년을 허송세월 보냈다라는 생각에 우울감에 사로잡힐 때가 부지기수였다.

 

 

 나는 내가 세운 기준이든 타인이 세운 기준이든지에 상관없이 뛰어난 소수에 속하지 못하고 다수에 포함이 된다는 것에 대해 뒤처진다고 생각해왔다. 평범함이라 함을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여 뒤처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었기에 특별함이 없는 1년임을 알게 될 때 나는 올 한해를 의미없다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렇게 의미 없는 올 해를 행복하지 않았다라는 결정을 내리려는 나에게 이 글을 나에게 무람하게도 올해는 행복으로 메워져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행복이라는 것은 자그마한 것들이었다. 마치 항아리를 채울 때 큰 돌만으로는 채우기 어려운 부분을 부드러운 모래알로 채울 수 있듯 말이다.

 

 

 지성과 명성을 누리는 것은 달갑지 않으며 세속적인 영광은 그 크기만큼 영적인 영광을 손상 시키기 때문에 바라는게 없다는 시인 블레이크의 말처럼, 그리고 내가 행복하지 않다고 결정을 내리려고 했던 것은 지나온 일들에서 바라는게 있었기 때문인 것처럼. 행복은 ‘바라는게 없는 상태’, ‘평범함 속에서 다가오는 것’이가 아닌가 싶다. 행복은 결격사유를 따져가면서 찾는 것이 아니다. 모과에서 은은한 향기가 나를 차분하게 해주었다면 그것이 행복이고, 좋은 사람과 맛있는 것을 먹으며 오순도순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으면 그게 행복인 것이다.

 

 

“삶이 1퍼센트의 찬란과 99퍼센트의 평범으로 이루어진 거라면,나는 99퍼센트의 평범을 사랑하기로 했다.”


 벌써 24절기가 스치듯 지나갔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눈에 보이는 만족을 찾아내기 위해 애면글면하고 거창하고 특별한 순간을 찾으려 고군분투하는게 아니라. 일상에서 준비 없이 소박하게 나에게 스며든 일들을 천천히 음미하며 보내보려 한다. 그리고 오랜만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남은 20여일을 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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