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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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밤새 공부하고도 아침에 커피 한잔을 마시며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던 지난날과 달리, 요즘엔 저녁에 늦게 잠자리에 들면 아침에 맹한 기분에 모니터를 바라볼 수 없는 일이 잦다. 떨어진 체력 탓일까, 최근 들어 자주 마시던 술도 끊고 운동을 다시 시작해 보았지만, 그리 효과가 있는 느낌은 아니다.
이런 와중에 같이 KAIST에 진학한 다른 동기들은 하나둘씩 성과를 내기 시작하였다. 조급함에,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밤잠을 줄여가면서 책상 위에 앉아있으려 했다. 하지만, 그렇다 할 뚜렷한 성과는 나지 않았다. 오히려 늦게까지 남아있으니, 졸려서 집중하지 못해 휴게실에서 오전을 통으로 날린 경우도 부지기수다.
지금 내가 하는 업무는 절대적으로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소위 말하는 “노가다”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일이다. 연구라는 것은 투자한 절대적인 시간 보다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 그 성과가 달리니 말이다.
- 효율적으로 일하기 - 휴식
“4시간 넘게 일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 G.H Hardy
유명한 철학가 베드런트 러셀은 하루 4시간 이상 업무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달리 말하면, 역사에 기록된 천재들도 하루 4시간 이상 몰입하기 힘들었다는 의미이다. 뇌 과학에 따르면 집중할 때는 뇌의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다만, 이런 상태는 많은 에너지 소비가 따르기에, 우리는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여 이를 적절히 조절하게 된다. 즉, 몰입함에 따라 스트레스가 축적되게 되고, 이를 적절히 해소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뇌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스트레스를 회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혼동하고 있다. 많은 사람은 게임을 하거나 술을 먹으면서 노는 것을 휴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인지적 행동을 휴식을 취하는 동안 한다면 그 효율은 급감한다. 인지적 행동 또한 위에서 말한 몰입이라는 과정이 필요하기에, 우리의 집중력과 주의력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나의 지난날을 한번 돌이켜 본다. 졸업이라는 눈앞의 있는 간단한 목표를 넘어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나는 지난 2년 동안 휴식 없이 앞으로만 달려왔었다. 이는 학창 시절부터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달려왔던 나의 좋지 않은 습관이다. 방학 때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장에 들어가서 일을 하였다. 지금 내가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교에 와서 이렇게 좋은 연구를 함에도, 내 마음 한쪽에서 계속 우울감과 불안감이 남아있는 건, 어쩌면 이런 스트레스와 강박관념을 적절한 휴식을 통해 털어내지 못해서인 듯 하다.
- 휴식과 명상, 다시 타오르기 위해
책 안에서는 간단한 문답 형식을 통해 어떻게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털어버릴 수 있는지 소개하고 있다. 휴식하는 방법을 모르고, 오히려 휴식을 취하면 불안해했다. 즉, 나는 지금까지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했음에도,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다.
이번 개천절이 껴 있는 황금연휴에, 나는 연구실에 나가지 않았다. 일과 관련된 모든 연락을 하지 않고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가을비가 내려온 산을 간단히 등반하며 빗 내음과 함께 하늘을 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가을 하늘은 누구보다도 높고 맑았다.
정상에 올라오게 앉아 눈을 감아보았다. 도시에서 들리지 않던 수많은 소리가 내 귀를 스쳐 갔다.
하산하는 동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산에 오르며 내 주위를 다시 한번 돌이켜 보는 것이, 나에게는 명상이자 휴식이었나 보다.
“말하자면 이건 마음의 스트레칭이야. 한 방향으로만 관절을 쓰면 몸이 뻣뻣해지고 굳어지듯, 인간의 뇌도 내버려 두면 그렇게 된단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도 지난주 보다 이 많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내가 등산하며 휴식을 취했듯이, 사람마다 알맞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휴식을 뇌 스트레칭이라고 한다.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려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것과 같이, 명상과 휴식을 통해 뇌의 생각 범위를 늘려 좀 더 집중 있는 몰입을 해 보는건 어떨까?
오늘도 하루에 지쳐 있는 당신을 위해, 이 책을 감히 읽어보라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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