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김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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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이것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혹은 '당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라는 말들을 많이 하곤 한다.
일례로 나는 코로나에 걸려본 적이 없어서 실제로 어느 정도로 아픈지 주변 사람들이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일주일 내내 외출도 하지 못하고, 후각과 미각을 느끼지 못해 음식을 먹어도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아 답답했다는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을 때마다
'으음, 그랬구나' 내지는 '와, 정말 많이 힘드셨겠어요'라며 기계적으로 반응을 하지만, 실제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일이기에 타인의 아픔을 완전히 이해하고 진심으로 헤아려줄 수는 없는 것이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에 공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같은 인종, 같은 성별, 같은 직종인 사람들에게는 쉽게 공감을 느낍니다.
우리는 머릿속에서 쉽게 지구 반대편에서 내전으로 힘들어하는 난민의 어려움을 떠올리지 못합니다.
나와 상대의 입장이 다르고 누구도 상대의 편에서 생각하는 수고를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상대가 나에게 무리한 답을 요구하며 선을 넘어올 때, 우리는 '전략적 공감'의 좋은 방법으로 '반영'을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핵심은 그 사람의 입장에서 감정에 머물러보는 것입니다. 마음 속으로 '그럴만하겠다'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이해해보세요.
그리고 그 마음을 담아 말로 전달해보세요.
- 본문 내용 중에서 발췌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는 뜻으로 흔히 사람들 사이의 갈등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솔루션으로 자주 언급되는 표현이다.
인간관계나 처세술에 관한 대부분의 책에서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공감의 언어로 반응해야 원만하게 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다라고 쓰여있다.
그러나 저자는 역지사지가 잘못 인용된 경우로 '나때는 말이야'를 언급한다. 한 개인이 직접 경험하면서 새겨진 '과거'라는 입력 값은 개인마다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힘든 부대에서 훈련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훈련을 했지만, 결과가 좋아 성과를 인정받고 동료들끼리 돈독해졌다면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나 '트라우마 후 성장'과 같은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 힘든 과정을 겪더라도 결과가 좋아야 우리 기억에 '성공담'으로 남을 수 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똑같지 않다. 함께 받은 훈련에서 나만 크게 부상을 당했다면, 혹은 동료들과의 관계가 크게 갈라지고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무리되었다면 그 훈련 경험은 평생을 따라다니며 힘든 경험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렇듯 개개인의 기억은 '그 상황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경험했느냐, 마지막에 잘 마무리가 되었느냐'의 여부에 따라 굉장히 다르게 각인된다.
부모님을 포함한 내 주변 친척들은 유독 교육자 출신들이 많다. 오랫동안 학교에 몸담고 계시다 이제 은퇴를 바라보고 계시거나 이미 은퇴하신 분들이 대다수이다. 그들은 교단에 설 자격을 얻기까지 부단히 노력했고 젊은 날을 바쳐 평생 책을 읽고 공부에 매진한 사람들이다. 가끔 그들에게서 어려웠던 본인 학생 시절을 회상하며 고독하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나는 끝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나는 그들을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하고 존경한다. 왜냐면 적어도 나는 생활고를 겪으며 그들처럼 밥을 굶어가면서 공부하고 있지는 않으니 말이다. 따라서 그들 앞에서 힘듦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면 항상 냉정하고 엄하게 나를 다그친다.
그러나 십수 년간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공부하는 방법은, 사회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을 요즘 절실히 깨닫고 있다. 나는 가끔 과거 일에 대해서 어려움을 토로할 때, 혹은 어느 날 누군가와 부닥쳐 불편한 감정을 겪고 났을 때 어른들에게 그때는 어떻게 대처하면 좋았을지 조언을 얻고자 대화를 몇 번 시도한 적이 있었다. 모든 질문에 논리적으로 하나의 답만을 척척 내놓았었던 그들도 이런 인간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저마다 해결하는 방식이 제각각이었다. 상황이 복잡해지면 괜히 머리만 아프니 '무조건 회피'하라고 조언하시는 분들도 있는 반면에, 깨져서 박살이 나도 좋으니 그냥 갖다 들이박으라는 극단적인 분들도 계셨다. 가만히 듣고 생각해보면 여기에는 정답이 있는 것 같지가 않다.
무엇이든지 처음 해보는 낯선 일에 대해서 숙달이 되려면 그 일을 반복적으로 해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대인관계를 현명하게 풀어가는 법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많이 부딪혀봐야 할 것이다.
혼자서 절대로 풀릴 것 같지 않을 일이 있었는데, 신기하게 말 몇 마디로 쉽게 해결되었다던 어느 선배의 경험담이 기억난다.
사회를 현명하게 살아감에 있어 사람을 잘 대하는 능력이 책 속 지식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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