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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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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창연
댓글 0건 조회 2,969회 작성일 22-11-07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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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릇

- 이즈미 마사토 -

 

자본주의 사회에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돈은 너무나 중요한 요소이다.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대부분 불행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나 또한 그 말에 크게 동감하는 바이다. 돈에서 기인하는 문제들을 많이 봐왔기에 나는 학창시절부터 막연히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그러한 마음은 더 커졌다.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밥을 먹고, 같은 시간동안 모두 함께 지내던 학창시절과는 달리 이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속에서도 무얼 사든, 무얼 먹든, 어딜 가든 그 모든 결정이 돈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걸 체감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나는 돈만 많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언제나 아르바이트나 과외를 병행하고, 공모전을 나가고, 학부 공지사항에서 금전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은게 있으면 득달같이 달려가서 신청했다. 돌이켜보면 사실 학부 때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은 학문에 대한 관심 혹은 훗날 취업을 위해서라기 보단 당장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가 컸던 것 같기도 하다.


 졸업 후 취업을 하고 나서 금전적인 여유가 더 생기긴 했지만, 시공간적인 제약은 비교못할 만큼 더 커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서 나도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라는 걸 조금 깨달았지만, 동시에 금전적 여유가 주는 든든함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조금 생긴 돈으로 남들처럼 주식도 조금 사보고, 코인도 조금 사보면서 잃고 벌기 반복하다보니 어느 순간 돈이라는 게 그냥 숫자놀음처럼 다가오고 시시해보이기까지 했다. 힘들게 하는 회사생활이 단지 그 숫자 자릿수를 하나 늘리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니 다 부질없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때의 나는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비로소 깨달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돈이 가지는 의미를 전혀 모르는 것에 가까웠다. 그런 나에게 이 책 ‘부자의 그릇’은 얼어붙은 사고를 깨주는 도끼와 같은 책이었다. 이 책은 주먹밥 사업을 하다가 도산한 주인공이 한 노인을 만나 돈에 관한 대화나누는 형식의 소설이다. 나는 지금까지 재테크에 관한 실용서 위주로 돈을 공부해왔다. 그래서 얄팍한 금융지식은 쌓았을지 모르겠지만, 정작 돈의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이 책은 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고, 덕분에 돈의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돈이란 신용을 가시화한 것이다.”

 돈은 어디서부터 생겨나는가? 신사임당이 그려진 지폐. 계좌에 어지러히 찍혀있는 숫자들. 그 자체가 돈이 될 수는 없다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것을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온 사회가 합의를 하고서야 비로소 한낱 종이 한장이, 통장 안의 숫자가 효력을 갖기 시작한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하루가 달리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도, 그것의 가치가 아직 불분명하고 사회가 합의를 하는 과정 중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사회 합의로부터 많은 금융상품들도 생겨나고, 그에 맞는 가치가 책정된다. 그리고 그러한 합의는 재화, 서비스를 넘어 사람한테까지 적용되며 사람마다 신용점수라는 지표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능력이 수치화된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 합의는 신용을 말하며, 즉 어떤 물건, 서비스, 사람이 어느 정도 가치 있다는 믿음을 의미한다.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야.”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신용은 앞서말한 것과는 의미가 사뭇 달랐다. 책에서의 신용은 바로 사람의 인격적인 부분까지도 포괄하는 신용이다. 책에서는 신용을 한 사람의 지난 행동들의 결과라고 말한다. 다만 여기서 지난 행동이란 단지 경제적 활동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의 사고가 행동을 만들고, 그 행동이 신용을 만들며, 그 신용이 결과적으로 돈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하는 사소한 약속을 지키고, 직장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건 모두 신용을 얻기 위한 행동이라 말한다. 그렇게 생긴 신용이 곧 돈이 되며, 돈은 그 사람을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신용은 앞서 말한 금융업계에서의 신용과는 결이 달라 사실 나에 대한 남들의 평가, 즉 ‘평판’에 가깝다. 이러한 평판이 어떻게 돈이 될 수 있을까?

 

“자네에게 돈을 가져오는 건 반드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야."

  돈, 권력, 명예. 보통 사람들의 동기가 되는 단어들이다. 여기서 권력과 명예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그만한 권력을 가질만한 카리스마와 능력이 있을 때, 비로소 사람들이 그를 리더로 인정하고 그에게 권력이 생긴다. 명예도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에게 그만한 학식, 업적, 성과가 있을 때, 사람들이 존경을 표함으로서 생긴다. 그럼 돈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오는 것일까? 아니면 자기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일까?


  나는 지금까지 후자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우리의 그릇을 판단하는 건 언제나 바로 주변의 사람들이다. 친구, 가족, 동료, 상사, 후임 등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의 그릇은 어떤지를 판단한다. 입 밖으로 티는 안낼 수 있어도 나의 행동과 말이 믿음직스러운지 능력은 어떤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다 결정적인 순간에 돈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기회라는 이름으로 그걸 담을 수 있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즉, 그릇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는 그 그릇보다 큰 기회가 굴러오지 않는다. 역으로 해석하면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돈은 우리의 그릇을 나타낸다. 돈이 많다는 것은 그만한 돈, 기회를 가질 능력이 된다는 걸 주위 사람들이 인정하고 믿어준다는 것이다.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만한 그릇을 가진 사람에게 돈은 몰려든다. 돈은 개인이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없으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온다. 그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돈, 명예, 권력은 하나로 묶여있다고도 볼 수 있고, 실제로 저 중에 하나를 가진 사람은 다른 것들도 손쉽게 가지기 마련인 것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있거든”

  그릇이 크더라도 돈이 없는 경우는 있지만, 결국은 돈은 제자리를 찾아 그릇이 큰 사람에게로 가기 마련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복권 당첨된 사람이 파산했다는 사례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남을 시샘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라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 찾아보면 적지 않은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그릇을 넘어서는 돈은 화를 불러온다. 사람들은 그 사람의 그릇을 대번에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신용을 얻지 못한 사람의 돈은 결국 갖가지 방법으로 회수당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나의 그릇은 얼마만 한가?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인가? 결국 다른 사람이 보는 나의 그릇이기에 나는 정확히 알 수 없겠지만, 부자의 그릇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내가 부족한 점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지만 무엇보다 내가 했던 결정을 믿고 스스로 책임지는 것을 어려워하는 모습은 다른 사람들에게 신용을 주기가 힘들어 보인다. 내가 누군가에게 투자를 해야한다면 나 역시도 절대 그런 사람에게 투자하지는 않을 듯하다.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니까라고 변명을 해보려해도 내 삶을 돌이켜보면 한 두번 그랬던 게 아니기도 하다. 한 때 주식으로 코인으로 일확천금을 꿈꿨던 때가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정도 그릇을 가지고 요행으로 운 좋게 돈을 조금 벌었다고 한들, 금새 다시 잃거나 현상유지였을 뿐이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서 신용은 지난 행동들의 결과이고, 지난 행동은 내가 하루하루 사고해온 결과라는 걸 되뇌이면서 사람들로부터 신용을 얻을 수 있는 부자의 그릇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었다. 지금껏 살아온 관성이 있어 단번에 바뀌긴 어렵겠지만, 고민한 내용들을 차근차근 실천하다 보면 언젠가 나도 모르게 커진 그릇을 발견하게 될 날이 올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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