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오승현
댓글 0건 조회 2,778회 작성일 22-10-09 16:42

본문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이 책은 10년 넘게 기분부전장애와 불안장애를 겪어온 저자 본인의 치료 기록을 담은 책이다. 기분부전장애는 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하고, 실제 현대사회에서 생각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앓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병원을 이곳저곳 전전하며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경험, 상담기록 등을 글로 옮긴 책으로, 많은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통한 위로를 건네주었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크고, 외모강박도 심하여 자존감이 남들보다 많이 낮다고 느꼈다. 때문에, 화장을 하지 않으면 밖으로 나가지 못하던 시절도 있었고, 살이 찌면 아무도 자신을 봐주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대인기피증까지 겪은 적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그를 상담해준 전문의는 저자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 

“결국 이것저것 조금씩 시도해보면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어느 정도로 해야 편한지 알아보는 게 중요해요. 내 취향을 알고 불안감을 낮추는 방법도 알게 된다면 만족감이 생겨요. 누가 어떤 지적을 해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게 되지요." 

통쾌한 해답을 원했던 그녀는 답답함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며 깨달은 것은 작은 것 하나하나를 진심으로 되돌아본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심리적인 원인은 자신 내면에 있고, 결코 한 방에 해결되는 해답도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심리적 우울감을 해결하기 위해선 당연히 힘은 들겠지만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도해보면서 자신에 대해 알아나가는 것이 우울한 상황을 벗어나는 해답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를 할 때나 모임에 나갔을 때, 병원에서 상담치료를 받을 때 대화를 녹음한다고 한다. 평소 긴장을 많이 해서 본인이 말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녹음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녹음한 내용을 다시 들어본다고 한다.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CCTV로 찍듯이 감시하는 분은 비단 저자만은 아닐 것 같다. 이 사항에 대해 전문의는 저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지금의 나는 내 삶과 과거를 마치 실패한 것처럼 바라보잖아요. 하지만 어릴 때의 기준으로는 지금의 내가 굉장히 성공한 인생일 수도 있어요.“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보다 더 나은 사람,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과 자꾸 비교를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마주했던 우수한 아이디어와 논문들을 바라보며 스스로가 굉장히 작고 무능력한 사람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내 인생은 남과의 비교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비교할 대상이 필요하다면 그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해서 과거에 비해 지금의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돌아보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어제보다 열심히 하는 나를 목표로 삼아보자.


이 책을 읽어서 좋았던 점은 저자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아픔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큰 회사에서 출판된 것도 아니고 유명한 저자의 책이 아님에도 베스트셀러에 올라가 있는 이유는 자신의 솔직한 경험과 감정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그런 힘겨운 삶을 살지만서도 떡볶이는 먹고 싶다는 솔직한 심경을 느끼는 과정들이 비슷한 고민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크나 큰 공감과 위로가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주 가벼운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이나 자존감이 너무 낮아 삶이 힘겨운 사람들, 차마 병원까지는 못 찾아가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본다면 상담을 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러한 말을 하고 싶다. 당신은 분명 가치 있는 사람이고, 이 세상도 살아가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이 꼭 있다고.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