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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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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의중
댓글 0건 조회 2,738회 작성일 22-08-0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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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안성은

 

 소비에서 브랜드는 떼어놓을 수 없다. 그리고 이 소비는 돈을 지불하여 구매하는 물건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여가 시간에 무언가를 시청할거라면, Netflix을 볼 것인가 Youtube를 볼 것인가? 또는, 어느 곳에 가서 어떤 종류의 취미를 즐길 것인가? 도시나 취미도 브랜드가 되는 요즘이다. 차를 하나 사려고 해도 Hyundai, Tesla, Volvo 등 여러 브랜드가 많다. 이렇듯 한정된 시간과 비용 안에서 어떤 것들을 선택하며 살아갈 지 결정하는 일은 우리를 복잡하게 한다. 하루 현대인들이 접하는 광고 수만 300개를 넘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말 그대로 브랜드들의 전쟁터인 셈이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가지의 브랜드가 탄생되고 죽어나가는 상황에 초일류 브랜드는 어떻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잘 팔리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초일류 브랜드들의 저력은 어디에 있는지 소개한다. 몇 개의 에피소드 중 인상깊은 두 가지 브랜드를 가져와보았다.


1. 업의 본질 – NBA

 농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마이클 조던은 들어봤을 것이다. 농구 프로리그 NBA도 마이클 조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1984년 마이클 조던이 NBA에 데뷔하면서 전세계 농구 팬은 급증했다.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NBA 유니폼을 입고 다녔다. 나이키에서 에어 조던을 출시하면서 스니커즈 문화가 태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마이클 조던의 은퇴 이후, NBA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수비 위주의 팀들이 리그를 압도하는 일이 잦아졌고 재밌는 볼거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과 같은 스타들이 나왔지만 다시 NBA를 부흥시키기는 역부족이었다. 침체기를 겪던 NBA가 반등에 성공한 것은 2010년대의 일이다. 물론, NBA의 부흥에는 다시 공격적인 농구가 유행하고,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와 같은 슈퍼스타들이 대거 나오게 된 것도 있다. 하지만, NBA 가 부흥한 것은 그들이 본인들의 업의 본질을 더 잘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에 있다.

“호텔 사업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1980년대 후반 이건희 회장이 신라호텔의 한 임원에게 넌지시 물었다. 그 임원은 서비스업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에 수긍하지 않았다. “다시 제대로 한 번 잘 생각해보세요”라고 말할 뿐이었다. 이 회장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은 경영진 스스로가 연구하고 찾아내기를 원했다. 그것이 바로 자율 경영의 실체이기도 했다.

 

그 임원은 해답을 얻기 위해 일본 등지로 출장을 나가서 해외 유명 호텔을 벤치마킹 하면서 호텔 사업의 본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돌아와 이 회장에게 호텔사업은 ‘장치 산업과 부동산업’에 가깝다는 보고를 했다. 입점지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리고, 새로운 시설로 손님을 끌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제서야 이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장치산업이자 부동산업으로서 호텔의 발전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전략을 논의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       조선일보 기사 발췌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 산업은 수천 명에 달하는 인력이 300여개의 공정을 작업하는, 어느 하나의 실수도 없어야 하며, 책임도 떠넘기지 않아야 하는 ‘양심산업’이며, 경쟁사보다 조기생산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간산업’이라고 업을 정의한 것은 매우 유명한 이야기다. 마찬가지로 브랜드를 하고싶다면, 또는 브랜드를 이끌고 부흥시키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업을 명확히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업에 따른 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NBA 총재의 말을 한번 보자.

“저는 NBA 경기를 보는 시청자가 몇 분 동안 경기를 보며, 경기의 어느 부분을 즐겨보는지 항상 확인합니다.”

 이 말은 NBA 총재가 할 말 이라기 보단 방송국 피디가 할 법한 말이다. 즉, NBA는 자신의 업의 본질을 스포츠 자체가 아닌 ‘쇼’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업의 재정의로부터 NBA 는 비단 다른 스포츠 산업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모든 것들과 경쟁한다. 그리고 이러한 산업에서 ‘스타’는 빼놓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NBA는 선수들의 SNS 활동, 스포츠 외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도 한다. 케빈 듀란트는 NBA 활동을 하며 힙합 앨범을 내기도 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영화에도 출연했다. NBA 선수들도 역시 자신들의 업이 단지 스포츠가 아님을 알고있는 듯 하다. NBA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하루 평균 10-15개의 포스팅을 바이럴하며 지금까지 게재된 포스팅 숫자는 잡지사들이 포스팅하는 수준에 이른다.

 이들은 다양한 방면으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자처한다. 코로나로 인해 중단되었던 리그를 안전하게, 조속히 진행하기 위해 NBA는 독립된 공간을 통째로 빌려 선수들을 초대한다. 3개월간 이곳에서 외부와 단절되어 175경기를 치르는 동안 코로나 확진자는 없었다. 또한 NBA는 2018년 농구게임리그를 만들었는데, 이는 전통 스포츠리그가 e스포츠리그를 만든 최초의 시도였다. 그들은 이슈가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블록체인 산업에도 일찍이 뛰어들어 NBA 하이라이트를 NFT 토큰화하여 거래하기도 한다.

 이처럼 NBA는 스포츠 브랜드로서 패션, 문화의 경계를 허무는 멋진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트렌드에 밝으며 항상 소비자 위주로 생각한다. 때문에 미래의 소비자인 MZ 세대는 앞선 세대들보다 스포츠 분야에는 관심이 적어졌지만 NBA와 e스포츠만큼은 앞선세대보다 좋아한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2.  집요함과 자유 – Supreme

 옷을 입는 것은 이미지를 입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미지는 우리의 행동과 생각까지 알게 모르게 통제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파타고니아를 입은 친구는 뭔가 환경보호에 진심인 의식 있는 사람 같아 보인다. 나이키를 입는다면, 운동을 잘하고 좋아해 보이며, 랄프 로렌을 즐겨 입는 친구는 멋지고 공부를 잘 할 것 같아 보인다. 슈프림을 좋아하는 친구는 어떨까? 자신의 세상에서 살며, 스케이트 보드를 즐겨 타는 자유로운 영혼 같아보인다.

 스트리트 신(scene) 은 변방의 문화다. 명품 브랜드는 한 때 이 문화에서 쏟아지는 의류를 근본 없는 허접한 옷으로 여겼고, 언론사들은 대놓고 이 문화를 무시했다. 래퍼들이 입은 스트리트 패션을 미디어에서 워스트 드레서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슈프림의 창립자였던 제비아는 이것에 전혀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이너로 ‘대접’ 받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될 수 있도록 했다. 애초부터 이 브랜드는 주류의 요구에 맞춰주는 브랜드가 아니었다. 소수의 힙스터, 스케이트보더들만 만족시키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첫 스토어를 오픈할 당시에는 매장 스태프들을 전부 스케이트보더로 뽑았다. 그들은 거칠고 자기주장이 센 사람들이었다. 고객들은 매장에 진열된 물건들을 만질 수 조차 없었다. 하지만 제비아는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간다고 믿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방식을 몇십년간 꾸준히 지켜왔다. 마이너 컬쳐에서 브랜드의 홍보 역시 마이너스러웠다. 그들은 정제된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는 룩북 같은 것으로 자신들을 홍보하지 않았다. 그 대신 1990년대 케이트 모스의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광고에 슈프림 스티커를 붙여 온 동네에 뿌리고 다녔다. 캘빈 클라인 측은 슈프림을 고소했다. 웃긴 사실은 정확히 10년 뒤, 케이트 모스는 슈프림의 정식 모델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2000년에는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로고를 자신들의 스케이트보드에 새겨 팔기도 했다. 루이비통의 항의로 제품 생산은 중단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2017년 루이비통과 진짜 협업을 한다. 그들은 마이너 문화를 지지하며 집요하게 끌고 와서 결국 사람들이 열광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아직도 슈프림의 로고는 전세계 유스들의 열망을 자극한다. 어떤 제품이라도 좋으니 사겠다 라는 슈프림 신도들은 전세계에 넘치고, 신상품이 나오는 목요일 매장 앞에는 매주 안전 요원과 긴 줄이 늘어선다.

 그동안 슈프림이 위대했던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남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매장을 더 세울 수 있었고, 공급을 늘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았고, 돈을 버는 일엔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색깔을 지키는데 만큼은 무서울 만큼 집요했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자유롭게 그들의 신념을 지키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인정해주게 되었다. 자유를 얻기 위해 자유를 남발하지 않은 채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역설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어느 부분에선 이해된다. 자유가 있다고 남발하다가 더이상 자유롭지 않은 내 자신을 마주할 때가 있었던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러한 브랜드 철학은 각자의 삶에 있어서도 적용시켜볼 만 하다.


 

 사람들이 어디에 열광하는지, 그 중 나는 무엇에 열광하는지, 세계의 돈과 관심이 쏠리는 현상들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은 꽤 흥미롭다. 조금 더 첨가하여 '왜' 사람들이 왜 열광하는지 시류와 브랜드 철학을 함께 놓고 본다면 그 흥미를 배로 느끼게 해준다. 어떤 브랜드가 이유없이 좋아졌다면, 그 브랜드에 대해 공부를 해보는 걸 추천한다. 그러면 자신과 그 브랜드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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