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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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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희태
댓글 0건 조회 2,934회 작성일 22-08-0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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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론(論) : 쾌락을 실컷 즐기다 조건만 따져 사랑 없는 결혼을 하는 사회 현상.


    “퐁퐁”이라는 단어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다. 사랑보다는 남자의 경제적 능력, 사회적 위치를 바라보고 결혼한 사람들을 그릇, 연애 경험이 전무하고, 소위 말하는 숙맥인 사람들을 설거지 세제인 “퐁퐁”에 비유하여, 사랑 없는 결혼 생활을 이어 나가는 사람들을 자조하는 단어이다.

 

   설거지와 퐁퐁으로 비유되는 이 관계에서, 상대방에 대한 호감은 한 방향으로만 존재한다. 설거지에서 “그릇”으로 비유되는 사람들은, 젊은 시절엔 이성적 끌림이 느껴지는 사람과자유분방한 연애를 해 왔기 때문에 나의 배우자가 아무리 높은 사회적 지위와 수입을 가지고 있더라도 연애 감정을 느끼기는 어렵다. 다만 결혼을 통해 나의 사회적, 경제적 위치를 올리기 위해 감정을 연기할 따름이다. 따라서 결혼이라는 계약을 통해 서로 간의 관계가 정의되고 난 후, 사랑한다는 연기를 하지 않아도 되므로 상대방에 대한 태도가 냉담해진다. “퐁퐁”으로 비유되는 사람들의 경우, 연애 시절 때 느꼈던 상대방에 대한 호감을 바탕으로 결혼을 결심하지만, 결혼 이후 달라진 배우자의 태도에 대해 서운함을 느낀다.


성공적인 부부 생활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항상 전제된다. 그러나 “설거지 결혼”을 통해 성사된 부부의 관계는 대부분 불평등하다. 사랑이 아닌 계산이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설거지론은 돈의 가치가 우선시 되며 다른 철학들이 배제된, 심지어 결혼마저도 하나의 계산이 되어버린, 현재 대한민국의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린 왕자의 작은 별 안에는 장미꽃 한 송이가 피어 있다. 맨 처음 장미를 만난 어린 왕자는 그녀를 위해 손수 물을 주고, 그녀가 추워하는 모습에 손수 유리 덮개를 구해와 씌워준다. 장미도 어린 왕제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 어린 왕자가 자신을 만나러 올 동안, 잎사귀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몸단장하여 자신을 돋보이게 했다. 장미는, 자신의 외견을 꾸미는 것으로 어린 왕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장미는 어린 왕자를 사랑하였다. 어린 왕자도 장미를 사랑하였다. 그 둘의 관계는 작디작은 어린 왕자의 소행성에서 가장 특별한 관계였으니까. 그러나 그들은 사랑에 서툴렀다. 자신의 허점을 감추기 위해 장미가 어린 왕자에게 내뱉은 말들은 어린 왕자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다.


“이곳은 대단히 춥군요. 설비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니, 전에 내가 있던 곳은…”


장미는 솔직하지 않았고, 어린 왕자는 그런 장미를 버거워했다.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점차 삐기 댁 대기 시작하였다. 그런 관계 속에서, 어린 왕자가 내린 최후의 선택은 장미를 두고 행성을 떠나는 것이었다. 떠난 어린 왕자를 보며, 장미는 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었다. 그들은, 그렇게 이별을 경험하였다.


정신 분석학자 에히리 프롬에 따르면, 인간은 두 가지 인생 중 하나를 선택해서 산다고 한다. 하나는 “존재”이며, 다른 하나는 “소유”이다. 나의 존재를 위해 인생을 살아간다고 하는 것은 많은 내면적 고민이 필요하기에, 보통 사람들은 “소유”를 위해 인생을 살아간다. 소유 인생에서, 성공의 기준은 그 사람이 가진 재산의 가치가 얼마 인지에 따라 정해진다. 그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가치는 수치화 되어 점수로 계산된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돈”이라는 아주 간단한 도구가 있기에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그 점수를 보고 타인을 평가하며, 나 자신을 비교하여 위, 아래로 나누게 된다.


덕분에 소유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목표가 명확하고 단순하다.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더욱더 많은 재산을 소유하는 것이다. 여기서, 소유 모드에서 자신의 가치를 두 배 이상 높일 방법이 있다. 바로 높은 점수를 가진 사람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소유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널리 통용되는 방법은 바로 결혼하여 부부의 연을 맺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결혼 상대의 점수를 자신의 점수와 비교하며 손익을 따지기 시작한다. 100점의 점수를 가진 내가 80점의 사람과 만나는 순간, 20점의 손해를 보니까 말이다.


앞서 말했던 설거지 결혼의 시작도 이러한 관념에서 시작된다. 결혼 시장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사람들은 결혼 적령기가 되기 전, 자신에게 부족한 조건들 (경제력, 사회적 지위)'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학업을 비롯하여, 자기 계발에 젊은 날들을 투자하여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고, 안정적인 수입을 갖추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이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 한다. 그것이 자신의 점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내 별에는 꽃 한 송이가 있었지. 그 꽃은 언제나 먼저 말을 걸곤 했는데…”

 

어린 왕자는 행성을 떠나고 난 뒤, 그제야 장미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그에게 장미는 특별하고도 유일한 존재였다. 화산과 나무밖에 없는 삭막한 행성에서 단 하나의 아름다운 존재였으니. 어린 왕자는 여러 행성을 여행하다, 장미가 만발한 정원에 도착하게 된다. 수많은 장미가 아리운 정원 안에서, 어린 왕자는 내가 가진 장미가 “평범”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난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꽃을 가진 부자인 줄 만 알고 있었지.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가진 꽃은 겨우 평범한 장미꽃이군”.



여행을 계속하며, 어린 왕자는 여우를 만난다.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장미”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전한다.

 

“장미꽃들을 다시 가서 봐. 너의 장미꽃이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꽃이란 걸 알게 될 거야”.


어린 왕자는 여우의 말을 통해, 장미의 “존재”에 대해서 깨닫는다. 그녀의 아름다움과 외면에 가치를 매기지 않고, 그녀가 나에게 있어서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생각한다. 그제야, 어린 왕자는 비로소 장미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랑과 감정은 점수로 매길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사실, 점수라는 것도 우리가 만들어 낸 일종의 허상이라. 내가 서울 강남에 집이 10채가 있든, 100채가 있는 “나”라는 존재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렇다고 믿을 뿐이다. 이는 상대방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결혼하는 여자의 집안, 재산,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일 것이다. 잠시 눈을 감고, 내가 그녀에게 느끼는 감정들을 하나씩 떠올려 본다. 그녀를 처음 만날 때의 설렘, 처음으로 데이트를 나갈 때의 떨리던 감정, 같이 여행을 가며 보낸 즐거웠던 시간. 그녀가 나에게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생각해본다. 그제야, 나는 느낄 수 있다. 내가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지금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장미와 어린 왕자들이 있다. 서로에게 값을 매기며, 사랑 없는 관계를 지속해 나가는 슬픈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감히 조언해 주고 싶다. 연애, 혹은 결혼할 때 상대방의 “소유물”을사랑하기보다는,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나도 너와 보냈던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너라는 존재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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