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 - 장신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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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
장신웨
이 도시를 벗어나고 싶다. 오늘만 벌써 11번째 드는 생각이다.
올해 들어서만 7번이나 사표를 쓰고 싶었다.
26번째 회사 문을 닫을까 고민했다.
33번째 이혼을 떠올렸다
- 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 중에서-
천석꾼에 천가지 걱정, 만석꾼에 만 가지 걱정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부자라서 걱정 없이 살 것처럼 보여도 오히려 부자이기에 챙기고 살펴야 하는 걱정들이 많은 거죠. 자도 걱정 먹어도 걱정이라는 말도 있죠. 지금 잠자리를 준비하면서도 자는 것을 걱정하고, 먹는 것을 준비하면서도 먹는 것을 준비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눈 뜨고 있는 동안 근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네 모습을 비유한 말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그 누구도 예외 없이 근심과 걱정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하지만 이 불안과 걱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죠. 적당한 불안은 문제의 예방과 해결에 도움을 주기도 하니까요. 문제는 이것이 과했을 때 생기게 됩니다. 이 시대의 키워드로 떠오른 이 '불안'의 정체는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이 불안감을 덜 느끼며 살 수 있을까요.
'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의 저자 장신웨는 베이징 사범대학에서 교육 심리학을 공부했고, 공기업에서 인력 교육과 대기업 컨설팅을 진행해왔습니다. 지금은 경영 컨설턴트와 심리 자문가로, 또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사회는 그 변화의 속도가 엄청 빠를뿐더러 경쟁도 치열합니다. 인간관계는 조각조각 나고 가족끼리도 서로 얼굴 보며 얘기할 기회가 많지 않죠. 그리고 인터넷과 SNS, 스마트폰 등 뉴미디어 환경 속에서 남들의 화려함에 치이고 자신의 초라함에 괴로워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저마다의 불안과 걱정을 안고 살지요. 이 책에서는 괜찮다 싶으면 다시 나타나서 우리를 괴롭히는 이 '불안'이 어디서 생겨나고 또 왜 그렇게 다스리기가 힘든지를 심리학 관점에서 자세히 소개하고, 또 이러한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하도록 구체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중국의 구인·구직 사이트 레핀왕의 조사에 따르면, 펜데믹 이전에는 50% 이상이 도시 생활을 원했지만, 팬데믹 이후에는 35%의 직장인이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고향과 가까운 곳으로 직장을 옮기려 한다고 합니다. 현재 망설이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28%나 되었습니다. 이러한 응답 결과가 나온 원인은 거주 지역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부담과 압박이 원인이라고 합니다. 지금 머무는 공간 안에서는 다른 대안이 없으니 자기 나름의 해결방안을 찾은 것이죠.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봅시다. 이곳을 벗어난다고 해서 정말 좋아질까요? 지금 가고 싶어 하는 곳이 내가 진짜 원하던 미래일까요? 마음이 편치 않다면 그 어느 곳이라도 천국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끝없는 걱정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 문제로 '불안'을 품고 두려움과 초조함에 떱니다. 이 불안은 어디를 가나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걱정은 밤잠을 못 이루게 만듭니다. 과학의 발전과 요동치는 환경은 미래학자조차 단언하지 못하는 현실을 펼쳐 보입니다. 주식, 부동산, 고용, 팬데믹 등 미래는 예측 불가한 미궁에 빠진 모습입니다. 전문가나 정부, 기관이나 기업의 통제력을 잃은 불안이 대중에게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는 끊임없이 걱정과 불안에 잠식되어 버렸습니다.
첨단과학은 새로운 사물, 새로운 업종, 새로운 생활 방식을 재촉합니다. 몇 번의 동작으로 끝나는 주문의 편리함은 사회와 산업의 흐름을 바꾸고 있습니다. 통신의 발단은 비대면 사회를 이끌며 소통의 기회를 넓혀주었으나, 형식적이고 표면적인 관계에 그치도록 만듭니다. 이처럼 변모를 거듭하는 신선한 자극은 스멀스멀 보이지 않는 검은 기운을 내뿜습니다. 하지만 살기 위해, 혹은 살아내기 위해 변화되는 세상에 적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잠시만 멈춰도 세상은 적응 불가 지대로 나아가므로 적응의 속도를 계속 높여야 합니다.
불안보다 더 무서운 것은 미래에 대한 끔찍한 상상입니다. 불확실성이 불안을 가져옵니다. 하지만 불안을 부풀리는 진짜 주범은 미래에 대한 부정적 예측입니다. 다시 말해 미래에 대한 끔찍한 상상이 더 큰 불안을 부르고 두려움은 몸집을 불리는 악순환을 거듭합니다. 이로 인해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초조해지고, 허무와 위기의식에 빠집니다. 그렇다면 나쁜 상상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요? 호사불출문 악사행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일은 문밖으로 나가지 않고 나쁜 일은 천 리로 널리 퍼진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부정적인 소식에 더 주목하는 이유는 강력한 위험감지 능력이 생존과 직결된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나쁜 소식은 위험한 냄새를 풍기고 불안은 조성하여 민감하게 반응을 끌어냅니다. 자극적인 기사 제목은 이점에 착안하여 붙죠. 많은 기업은 이러한 심리요인을 이용해 마케팅 전략을 짭니다. 근거 없는 루머가 빨리 퍼지는 것 역시 같은 이치입니다. 불안을 껴안고 있는 사람은 자석처럼 쉴 새 없이 불안한 정보를 끌어당깁니다. 또 그들은 자신의 불안과 초조를 배설하는데도 거침이 없습니다. 그들은 인터넷 댓글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착한 상대를 붙잡고 트집을 잡아 쏟아냅니다. 불안이 깔린 대화에서 말이 부드럽게 나올 리 없습니다. 자신의 불안을 전가하는데 열을 올릴 뿐입니다.
이들은 쉽게 장사꾼의 표적이 됩니다. 반짝 세일은 놓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은 살살 자극해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출발선에서부터 뒤지지 마세요라는 말은 아직 출발하지도 않았는데 졌다는 불안감을 조성합니다. 부정적인 정보는 반복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자극해 불안을 내면 깊은 곳에 뿌리 깊게 심어 놓습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마음은 편협한 사고를 만듭니다. 인지, 감정, 인식을 한쪽으로 치우치게 만들어 생각의 범위를 좁히는 것입니다. 점점 고집스럽게 행동하고 스스로 제한된 틀에 가둡니다. 마치 세일 기회를 놓칠까 봐 판매정보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물건을 사야만 자신의 이익이 극대화된다고 집착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세일 제품을 구매하면 승리했다는 기쁨을 얻습니다. 빅세일이 다가오면 지름신이 강림하는 이유입니다.
부정적인 사고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자기 사고의 바탕에 일시 정지 버튼을 달아야 합니다. 일시 정지는 외부에서 자극이 올 때 생각과 행동 사이에 휴지 타임을 두어 일정한 공간을 남겨두는 것입니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 시장을 거닐며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고르거나,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꽃향기를 맡거나, 아름드리나무를 껴안고 고개를 들어 흰 구름을 바라봅시다. 이게 어려우면 길게 심호흡하며 신체 각 기관을 이완시켜봅시다. 현재 만끽할 수 있는 세계를 보며 미래에 대한 끔찍한 상상을 털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면 안 됩니다. 두려움에 떠밀리는 대표적인 증상이 미루기입니다. 미루고 미루다 정점에 다다르면 해야한다와 하고 싶지 않다 사이에서 충돌합니다. 마치 나무와 덩굴처럼 얽히고설키기만 결국 불안감이 승리하므로 어쩔 수 없이 하게 됩니다.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자신의 무능력함과 적응 능력 부족을 깨닫고 우울한 감정이 돋습니다. 일을 미루거나 도피하는 연장은 스스로 일시 정지 상태를 강제하는 것입니다. 이때의 일시 정지는 부정적 결과를 낳습니다. 능동적이며 적극적이고 광적인 분주함에도 일시 정지가 필요합니다. 불안감에 이끌려 노력의 의미와 만족감을 상실하게 바쁘지만 즐겁지 않습니다. 이는 결국 자기 소진으로 귀결됩니다.
끔찍한 상상에 쫓기며 질주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일시 정지를 강요당하는 날이 옵니다. 치명적인 건강상의 문제일 수도 있고, 실패와 좌절이라는 예기치 않은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일시 정지를 강요당한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일시 정지를 당한 사람들을 흔히 번아웃 증후군에 걸렸다고 말합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사람의 업무 효율을 극단적으로 낮추고, 심리적인 불안으로 인해 무기력과 우울증을 유발하며, 신체적으로는 체력 저하를 일으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립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증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자기만의 일시 정지 버튼을 개발하고 잠시 걱정에서 벗어나 기분을 환기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공연히 긁어서 부스럼 만든다.' 가만둬도 될 일을 잘 안되면 어쩌지하는 걱정이 조바심을 불러일으키고 자꾸 손을 타게 해 오히려 일을 망치게 되는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죠. 다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걱정은 기우입니다. 지금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고, 내일은 또 어떤 실패와 고난이 닥칠지 걱정돼 잠을 못 이루고 있나요? 만약 당신이 오늘 최선을 다했다면, 이제는 그냥 순리에 맡기고 비틀즈의 'Let it be' 나 바비 맥 팔린의 'Don't worry be happy'를 들으면서 좋은 결과를 기다려봐도 좋을 듯합니다. 아무리 인생이 힘들어도, 잠 만큼은 푹 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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