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이윤희
댓글 0건 조회 2,895회 작성일 22-07-07 02:00

본문

편의점 인간


- 보통의 삶에 대해

‘보통이다’, ‘정상적이다’, ’평범하다’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아침에 7시에 일어나서 대중교통 혹은 자가용타고 출근하는 것. 회사에서 저녁이 될 때까지 일을 하고, 퇴근을 하는 것, 그리고 남들처럼 결혼을 하고, 집을 사고, 아이를 낳는 것이 보통의 삶일까? 내가 이렇게 ‘보통’이라는 단어 하나에 줄줄이 늘여놓을 수 있는 것 보면 세상이 정한 보통의 삶이라는 것은 존재하고 우리는 이를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상은 자로 잰 듯이 평범한 것과 평범하지 않은 것을 구분 지어 놓았다. 너무 빨라서도 느려서도 안되고, 그 중심에서 너무 멀어져도 가까이 가서도 안된다. 그 중간에 딱 들어맞아야만 가장 행복한 것 마냥 말을 한다. 그리고 사회가 정해진 보통의 삶을 살지 않은 이들을 이방인으로 낙인 찍고, 철저하게 사회에서 배제시킨다. 그들에게 너무나 쉽게 강제를 휘두르고, 그들의 이야기를 멋대로 이야기를 해석해버린다.

“보통 사람은 보통이 아닌 인간을 재판하는 게 취미예요. 

현대사회니 개인주의니 하면서 무리에 소속되지 않은 인간은 간섭받고 강요당하고, 최종적으로는 무리에서 추방당해요”

 

‘이쪽’ 세계 사람들은 ‘저쪽’ 사람들에게 매뉴얼대로 살아가라고 야단친다. 그들이 말하는 정답에는 명확하거나 논리적인 근거도 없다. 그렇다면 그들이 그렇게 옳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모순적이게도 그들이 정답이 되길 원해서 정답이라고 주장한다. 즉, 그들이 선택한 길이 옳기 위해서는 ‘군중’이 필요하다. 그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크기가 커질수록 그들이 일컫는 ‘평범함’의 항목들이 비로소 ‘평범해진다’. 그들은 자신의 비속함을 망각하기 위한 위인거리를 찾아나설 뿐이다,

 

에버릿 딘 마틴 《군중행동》에 따르면 때로는 군중은 개인의 개성을 배제하고 맹목적을 집단화된 의식을 공유하며, 탁월한 정신을 똑같이 평범하게 만들기도 한다. 심리학적으로 집단 최면에 걸린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들은 주인공, 후루쿠라와 같은 존재를 혐오스러운 대상이라고 지칭하고 호기심으로 관심을 보이다가 놀려댄다. 그러다가 이 농담은 모욕으로 바뀌고, 누군가가 폭력을 행사하게 되면 집단 폭행이 되기 시작한다. 


마틴은 후루쿠라에게 그랬듯 개인성을 사멸하고 왕따, 마녀사냥과 같은 사회적 폭력을 휘두르는 군중에 대해서 지적한다. 이 감정적이고, 비합리적며, 책임성이 결여된 군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인들이 냉철한 이성과 논리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적어도 ‘다름’으로 남아있는 개인에게 강요를 해서는 안된다. 그들의 있기에 세상의 좀 더 다채롭고 확장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이들은 자유롭고 용감한 개인들에게 손가락질 하지 않길 바라고, 나 또한 이 사회에게 좀먹게 하는 생각들을 하지 않으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그리고 우리는 현명하고, 자유로운 개인으로 남아야 한다.

정상 세계는 대단히 강제적이라서 이물질은 조용히 삭제된다. 정통을 따르지 않은 인간은 처리된다.

 

- 사회라는 구조물에 대해


몸 속에 편의점의 ‘목소리’가 흘러와서 멈추지 않아요. 나는 이 목소리를 듣기 위해 태어났어요. 이제 깨달았어요. 나는 인간이 것 이상으로 편의점 점원이에요. 인간으로서는 비뚤어져 있어도, 먹고살 수 없어서 결국 길가에 쓰러져 죽어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내 모든 세포가 편의점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고요.

 

나는 문득, 아까 나온 편의점의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 손과 발도 편의점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자, 유리창 속의 내가 비로소 의미 있는 생물로 여겨졌다.

 

이 책을 중간까지는 나와 후루쿠라를 완벽한 타인으로 분리하였으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서는 내가 ‘편의점 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회사에서, 누군가는 학교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편의점 인간’처럼 살아간다. 이 신체가 그 일을 위해 존재했던 것 마냥 살아간다. 우리의 일터가, 학교가, 사회가 우리에게 ‘편의점’으로 통하여, 세계의 톱니바퀴가 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우리는 그 공간에서 다채로움과는 먼 상태로 획일화된 기계장치처럼 끊임없이 일한다. 심지어 몸이 그 장소와 멀어졌을 때에도 우리의 인간다움은 공격받는다. 후루쿠라의 몸은 편의점을 위해 계속 건강해야했던 것처럼 일 하는 동안의 최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자기관리를 한다. 이 모든 것의 목적지는 단지 ‘편의점’이다. 우리는 모두 우리의 실존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는 듯하다.

 

괴이하면서 공감을 주었던 이 책은 나에게 여러가지 물음을 던져주었다. 나는 정말 인간다웠을까. 나의 존재라는 것은 과연 있었는지 그리고 그걸 편의점이라는 공간에게서 빼앗긴 것은 아닌지. 나의 삶에서 ‘편의점’을 뺐을 때는 무엇이 남는가. 인간다움을 삭제한 채 사회가 만든 구조물에 부품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이 책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짧은 구절에 심장이 쿵하는 느낌을 받았다.

 

18년동안 그만두는 사람을 몇 명이나 보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그 빈틈은 메워져버린다. 

내가 없어진 자리도 눈 깜짝할 사이에 충원되고, 편의점은 내일부터 전과 똑같이 굴러갈 것이다.


사실 편의점은. 그니까 우리 사회는 사실 내가 사라져도 굴러가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사회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 중심에는 인간이 서있고, 끊임없이 새롭고 편리한 기계를 만들어냈다. 그 기계는 산업화의 발판이 되었고, 오늘날에는 산업화의 최고조에 치달았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삶의 수단으로 만들어놓은 것에 주인이 아닌 노예로 전락되며 ‘인간소외’를 겪고 있다. 인간소외란 인간의 물질적, 정신적 활동으로써 만들어진 피조물에 의하여 도리어 인간이 지배당하거나 인간의 본질이 상실되는 과정을 말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산물 예를 들면, 노동, 사회, 경제, 이데올로기 같은 것들이 인간 아래에 속하지 않고 역지배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넋을 잃고 물질적 가치만을 쫓아가서는 안된다. 인간의 가치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이는 우리의 의식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관찰자가 아닌 참여자가 되어 개인의 자아를 실현하여 이러한 기이한 현상에서 벗어나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나 자신에 있어서도 인생에 하나하나의 점을 찍어내면서 살아가야 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나 자신에 대해서 한번씩 두드려보며 내가 살아있음을 자각하면서 살아가야겠다. 

 

-       편의점 인간 (후루쿠라의 선택에 대하여)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도 있는 결론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 편의점은 처음에는 성별도 나이도 국적도 관계없이, 같은 제복을 몸에 걸치면 모두 ‘점원’이라는 균등한 존재일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무리에서 쫓겨나지도 않고, 방해자로 취급당하지 않기 위해서 들어갔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연애도 섹스도 해본 적이 없도 취직도 한 적이 없이 18년간 매일같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으로 남아있는 주인공에게 결국에는 평범하지 않은 인간으로 야단을 맞게 되는 헛점이 되어 버렸다.

 

 평범하다고 여기는 ‘이쪽’ 사람들은 주인공에게 ‘저쪽’ 인간인 후루쿠라에게 한패가 되자고, 이쪽으로 오라고 말을 한다. 그리고 저쪽의 것들은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뜯어 고쳐야하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녀에게도 ‘이쪽’시계로 발 디딜 수 있는 첫 면접이라는 기회가 오게 된다. 동거인이 생기고, 평범하게 파견직 업무를 갖게 되면 모두 해결되는 일이다. 그럼에도 결국 면접장을 가던 길에 들른 편의점에서 본능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의식하지도 못한 채 그 공간에게 사로잡히게 된다.

 

그녀는 살아온 인생의 질타를 받고, 온갖 참견과 편견을 듣는다. 때로는 혼이 나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도 그들의 입맛대로 자신을 개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택의 기로에서 남들이 정답이라고 외치는 길에 귀를 막고 자신의 공간으로 들어가 ‘편의점 인간’을 선택하게 된다. 편의점은 그녀에게 비로소 의미 있는 생물로 여길 수 있게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삶의 이유를 본인이 납득하게 되고, 등을 곧게 펴고, 타인을 똑바로 마주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해피엔딩이 아닐까 싶다. 호통을 치는 이들에게 당당히 비정상임을 내비칠 수 있는 것, 그들의 잣대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에 과거의 나를 뉘우치게 된다.

 

-       독후감을 다 쓰면서

이 책은 함축적으로 쓰여져 있어서 내 입맛대로 해석할 수 있어서, 그리고 내가 원하는 대로 깨달을 수 있어서 재밌었던 것 같다. 조금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 깊게 들여다볼 수 있어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문제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